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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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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S&P "반도체가 끌고, 나머지는 부진"…내년 한국경제 ‘불균형 반등’ 전망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2026년 완만한 반등 국면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중국발 공급과잉, 고환율 장기화, 국가부채 증가, 취약 업종의 부진 등 구조적 부담은 여전히 상존해 산업·기업 간 양극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NICE신용평가와 S&P 글로벌레이팅스 공동 세미나에서 루이 커쉬 S&P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부담에도 미국 경제는 AI 투자 확대와 완화적인 금융 환경에 힘입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글로벌 경기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S&P는 이날 발표에서 2026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내놓은 2.0% 보다 0.3%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루이 커쉬 이코노미스트는 "환율과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신중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상속세와 환율은 한국 증시와 실물경제의 구조적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SF본부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이라며 "코스피 5000을 위해서는 상속세에 대한 전향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의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과 관련해서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 해외투자 확대,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증가 등으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고 있다"며 "내년에도 원화 약세 압력이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 전망에서는 AI를 축으로 한 업종 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송기종 NICE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장은 "빅테크 간 시장 선점 경쟁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반도체와 전력기기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면 중국 공급과잉 영향으로 석유화학, 철강, 2차전지 등은 수익성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라고 진단했다. S&P도 기업 신용도는 바닥을 지나 완만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업종별 차별화는 심화될 것으로 봤다. 박준홍 S&P 아태지역기업신용평가 본부장은 "반도체와 조선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석유화학과 2차전지, 건설 등은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며 "업종 간 신용도 격차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가 신용도와 관련해서는 대미 투자 확대에도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킴엥 탄 S&P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팀 전무는 "미국과 협상에 따른 한국의 연간 투자 부담은 200억달러 수준으로 제한돼 있고, 외환보유액을 감안하면 국가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순부채 비율도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 한국 경제가 AI·반도체를 축으로 한 반등 흐름 속에서도 취약 업종 부진과 환율·재정 부담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동시에 남아 있는 '불균형 회복'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25-12-10 15:15:22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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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값, 사상 첫 온스당 60달러 돌파..."금리 인하 기대에 수급 불안까지"

국제 은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60달러를 돌파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귀금속 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55분 기준 현물 은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5% 오른 온스당 60.77~60.79달러까지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국제 금 가격도 0.5~0.7%가량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은값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다. 시장에서는 9~10일 일정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금리 인하는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은 같은 귀금속 투자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은 가격 랠리를 떠받치는 더 근본적인 요인은 실물 시장의 만성적인 공급 부족이다. 은은 보석·주화 수요뿐 아니라 전자제품,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산업용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대부분 다른 광물의 부산물로 생산돼 공급 확대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은 시장은 구조적인 공급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 수요 급증과 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이 겹치며 런던 귀금속 시장에서 이례적인 공급 압박이 발생했다. 이후 최근 몇 주간 런던 금고로 추가 물량이 유입되며 일부 완화됐지만, 지역별 재고 불균형은 여전히 심각하다. 중국 내 은 재고는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로 전해졌다. 미국 재고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은 재고는 지난 10월 기록한 올해 최고치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이 올해 은을 핵심 광물 목록에 포함시키면서 향후 관세 부과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일부 물량이 미국 내에 묶이며 글로벌 공급 불균형을 더 키웠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장외(OTC) 시장의 일시적인 유동성 경색까지 더해지며 가격 변동성은 더욱 확대됐다. 지역 간 재고 이동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수급 왜곡이 가격 급등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은 가격은 올해 들어 이미 두 배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약 60% 오른 금 가격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내년 통화정책 기조와 함께 지역별 은 재고 흐름, 미국의 핵심 광물 정책 및 관세 이슈가 당분간 은 가격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12-10 09:53:50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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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ROE 12%’ 사활…리테일부터 IB까지 싹 갈아엎었다

NH투자증권이 2026년 경영목표인 'ROE 12%의 지속달성'을 위한 조직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1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우선 리테일 부문에서는 독립적인 '책임 경영체계' 확립 및 AX(AI Transformation) 내재화를 위한 조직체계를 구축했다. 기존의 WM사업부와 디지털사업부를 독립적인 '책임 경영체계'로 전환하여 채널 별 성장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했다. 이에 리테일(Retail)사업총괄부문은 폐지하고 "채널솔루션부문"을 신설해 두 사업부의 상품·컨텐츠 솔루션 제공과 개인·법인 통합 연금사업으로 업무 확장을 추진한다. 특히 디지털사업부는 '미션 기반의 Cross-functional 조직' 중심으로 개편해 AX 내재화와 디지털 자산관리 역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IB부문에서는 핵심 역량에 집중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으로 개편했다. IB1사업부는 기업금융에 전문화된 조직으로서 "IB사업부"로, IB2사업부는 부동산과 인프라금융에 전문성을 둔 "부동산인프라사업부"로 명칭을 변경하여, 각각 핵심역량에 집중토록 하였다. 또한 구조화금융부의 발행어음 및 퇴직ELB 채권 운용 기능을 운용사업부로 이관해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고 이해상충 발생 리스크를 전면 차단하도록 조치했다. 운용사업 부문에서는 고객자금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B사업부에서 이관받은 운용 기능과 대체자산투자 기능을 통합하고 "발행어음운용부"를 신설해 통합 운용조직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고객자금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여 모험자본 및 해외사모대출 등으로 투자 스펙트럼을 확장할 예정이다. 홀세일(Wholesale)사업 부문에서는 프라임 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밸류체인 완결성 확보를 위해 스왑(Swap)팀을 "Swap부"로 개편하고, 홍콩 스왑 데스크(Swap Desk)를 산하로 편입해 스왑 비즈(Swap Biz)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비즈(Prime Brokerage Biz)의 밸류체인 완결성을 확보하여, 고객 다변화 및 수익구조 안정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또한 전사 지원 부문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부문'으로 개편하고,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맞춰 소비자보호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리테일-IB-운용-Wholesale' 핵심사업의 성장 잠재력 극대화와 함께 고객자금을 활용한 선순환 구조 강화에 중점을 두었다"며, "향후 구조적인 수익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이날 조직개편과 함께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능력 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젊은 임원들을 중용했다.

2025-12-10 09:53:42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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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8.8% 수익률의 비밀…퇴직연금 고수의 투자 공식은?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 이후, 수익률 상위 가입자들의 구체적인 운용 전략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른바 '퇴직연금 고수'들의 투자 성과와 자산 운용 방식을 추가로 분석해 공개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3년 이상 DC형 퇴직연금 계좌를 유지하면서 적립금 1000만원 이상을 보유한 가입자 가운데 수익률 상위 1500명입니다. 이들은 연령대별로 100명씩 선발됐습니다. 퇴직연금 고수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평균 38.8%, 최근 3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6.1%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체 가입자 평균 수익률(1년 4.2%, 3년 4.6%)을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금융권역별로는 증권사가 최근 3년 기준 연평균 18.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은행 15.1%, 보험 13.1%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는 40대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은 30대 미만과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 이후 자산 운용에 들어간 60대 이상은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퇴직연금 고수들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적배당형 상품 중심의 공격적인 운용 전략입니다. 이들의 자산 가운데 평균 79.5%가 펀드·ETF·채권 등 실적배당상품에 투자돼 있었으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기성 자금도 8.6%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증권권역 고수들의 실적배당상품 비중은 83.6%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보유 상품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주식형 펀드 비중이 70.1%로 가장 높았으며, 혼합채권형이 9.0%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한도(70%)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투자 지역별로는 국내 펀드 비중이 해외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고수들은 조선·방산·원자력 등 테마형 상품을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 집중 투자했으며, 이는 2025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기대 업종과도 맞물린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해외 펀드의 경우에는 미국 빅테크 관련 상품 중심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자 형태에서는 ETF 선호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전체 집합투자증권 가운데 ETF 비중이 75.1%에 달했으며, 고수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상위 10개 상품 가운데 8개가 ETF였습니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고 시장 대응력이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미만의 경우 미국 지수형 ETF 비중이 높았고, 30대 이상부터는 테마형 ETF와 우량기업 관련 펀드를 중심으로 보다 적극적인 운용이 나타났습니다. 60대 이상은 테마형 ETF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고배당 펀드와 중국 펀드 비중을 확대하는 등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퇴직연금 고수들의 공통점은 시장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실적배당상품을 활용한 적극적인 자산 운용 전략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이처럼 능동적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80% 이상이 여전히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는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을 운용해주는 디폴트옵션이나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정해주는 TDF(타깃데이트펀드) 활용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1년간 TDF 수익률은 7.1%로, 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3.4%)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025-12-08 07:26:41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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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환 비노월드와이드 대표 “이탈리아 와인 문턱 낮춰 대중화 앞장”

"우리의 목표는 소비자들의 이런 선입관을 깨고 언제든지 사기 좋고, 마시기 좋은 와인을 많이 발굴해 시장에 내놓는 것입니다." 박철환 비노월드와이드(Vino Worldwide) 대표는 어렵다는 편견과 오해가 많은 와인을 금세 편안한 대상으로 다가서게 한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된다. '이탈리아 와인 전도사'란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박 대표가 이끄는 와인 수입 전문 기업 비노월드와이드는 2022년 10월 설립돼 이탈리아 와인만을 수입, 유통하며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는 일과 삶 모두에서 '균형'을 강조했다. ◆ 진심을 담은 보첼리 와인… 보첼리1831, 일 팔라지오 바이 스팅, 빈디 세르가르디, 쿠르타쉬, 빅시오, 일 팔라조, 보에리, 반토로쏘… 그는 지금까지 이탈리아산 10개 브랜드에서 130여 종의 와인을 국내 수입·공급하고 있다. 이들 와인은 모두 비노월드와이드를 통해서만 맛볼 수 있다.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매년 7, 8차례 꼴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돌며 와이너리를 보고, 때론 와인 경매 행사에도 참여한다. 그래야 최고의 이탈리아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당초 와인은 그의 '인생 시나리오'에 들어 있지 않았다. 그는 공연 기획자였다. 공연 일도 보람 있지만, 마음 한편은 늘 허전했다. 그의 허전함을 채워준 게 와인이었다. 클래식과 팝을 넘나들며 감미로운 보이스로 감성을 자극하는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의 내한 공연이 계기였다. 박 대표는 그와 공연 계약을 마친 뒤 "공연 외에도 시너지를 낼 비즈니스가 있을까" 고민하며 보첼리를 공부하던 중 그의 가문이 200년 넘게 토스카나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독점 계약을 맺게 됐다고 전했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인간적인 매력도 그를 보첼리 와인에 빠져들게 했다. 맑고 청아한 음색과 서정적 곡 해석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음악에 대한 꿈을 향해 달려온 삶 자체로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음악인이다. 1996년 발표한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며 국제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보첼리는 팝과 클래식을 넘나들며 '팝페라'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장본인이 됐다. 박 대표는 와인과의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의 인생은 그동안 혀와 같았다. 나는 혀처럼 항상 움직이며 부지런히 새로운 것을 갈망해 왔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혀처럼 본능적으로 나 자신을 채울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운명이었던 걸까. 내가 찾은 길은 와인이었다." 와인 얘기를 하는 내내 그의 눈빛은 반짝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늦게 등장했지만, 가장 오래갈 '친구' 이야기니까. ◆와인은 '꿈꿔 왔던 이상적인 삶' 와인은 사람과 음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의 '빛나는 조연'일 뿐이다. 무엇보다 '어렵다' '두렵다'라는 느낌을 버려야 와인과 친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파리의 심판 재대결'. '블라인드 테이스팅(Blind Tasting)'으로 와인 맛을 판정한 결과는 충격이었다. 캘리포니아산이 프랑스산을 누르고 1위부터 5위까지 휩쓸었던 것이다. 박 대표의 해석은 좀 다르다. 와인의 선택 과정에도 명품(名品) 선호와 유사한 사회·문화적 현상이 깔려 있다는 것. 사람들이 값비싼 브랜드 제품을 살 때 품질뿐 아니라 그 브랜드가 지닌 전통과 인지도, 주변의 시선까지 고려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가 이탈리아 와인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성은 이탈리아 와인의 또 다른 매력이다. 토착종만 500여 종에 달한다. 그는 "성격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맛이 들어감을 말하는데 같은 품종 포도의 와인이라도 포도밭 조건에 따라 성격이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햇볕의 조사(照射) 각도, 포도밭의 방향과 고도, 토양, 주변의 미세 기후 등에서 이탈리아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했다. 실제 '세계 1위 와인 생산국'은 이탈리아다. 프랑스가 아니다. 세계 와인의 약 20%가 이탈리아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와인에 대한 애정은 음식과 연결하는 데 있어서 더 확대된다. 프랑스 와인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은 음식과 무난하게 잘 조화시킬 수 있는 점이 매력이란다. 하지만 더 열심히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는 "외식하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많이 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는 하우스 와인이 칠레 와인이다"며 피식 웃음을 짓는다. 그래서 박 대표는 와인을 고를 때 누구보다 깐깐하다. 첫째가 독점이다. 가격으로 승부하면 대기업에 밀리고, 맛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가 검증된 와인이다. 국제 평론가·어워즈에서 일정 수준 이상 성적이 기준이다. 비노월드와이드가 수입하는 블랙라벨 와인 전 품목은 비비노 평점 4.2 이상, 디캔터 평점 4.2 이상, 로버트 파커(RP) 포인트 93점 이상, 제임스 서클링(JS) 포인트 93점 이상 중 최소 한 가지 이상 공식 평가를 받은 와인들이다. 부티크 와이너리 제품만 고집한다. 이탈리아 북부 화이트 와인의 최강자 '쿠르타쉬(KURTATSCH)' 같은 곳이다. 해발 220~900m 급경사 포도밭을 기반으로 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다. 2025년 디켄터 월드 와인 어워즈에서 프라이언펠트 샤도네이로 97점 플래티넘을 받아 '세계 10대 샤도네이'에 이름을 올렸다. 이 라인 역시 비노월드와이드가 국내 독점 수입한다. ◆와인도 사업도 '균형'에서 그는 어떤 와인을 좋아할까. 그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알코올은 12.5도에서 13도 사이, 미디엄 바디 안에서 균형감이 있고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와인이라고 말한다. "나에게 다가오면서도 거리감을 유지하는 와인이 좋아요. 가벼움이 있으면서 무게감도 있고, 산도와 탄닌의 많고 적음은 상관없지만 균형감이 있어야 하죠. 레드 와인으로 말하면 산도, 탄닌, 알코올, 둥근 맛(물을 마실 때와 꿀물을 마실 때 휘감는 느낌의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영어로는 'round'로 표현) 등 네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걸 말해요. 제일 좋은 와인은 세월이 다듬어 준 균형이 아닐까 싶어요. 세월이 정제한 것, 세월 안에 드러나는 것이요. 와인은 단정 지을 수 없어요. 예기치 않은 놀라움을 안겨 주거든요." 박 대표는 사업도 균형을 찾고자 한다. 그가 찾은 답은 '문화''스포츠'다. 비노월드와이드의 독특한 유통 모델도 문화에서 찾았다. 공연·전시 등 문화 콘텐츠와 와인 유통을 결합했다. 세종문화회관·롯데콘서트홀 등과 같은 곳에서 공연 전 시음 팝업을 열고, 공연 관람객이 즉석에서 경험 후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의 실험은 성공했다. 일반 매장에서는 15만~25만원대 상품이 주력이라면 공연장에서는 30만원대 이상의 고가 와인이 박스 단위로 나갔다. 감동의 순간이 와인의 가격·선호까지 바꿨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백화점과 호텔이 채널을 버린 것은 아니다. 스포츠를 통해서도 비노월드와이드의 이탈리아 와인을 알리고 있다. 비노월드와이드는 지난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파트너로 참여해 미식(11종 와인)과 예술(클래식 미니 퍼포먼스), 스포츠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프로 골프선수 김세영의 우승 세리머니에 등장한 샴페인 '샹파뉴 플뢰롱 반토로소 셀렉션'도 바로 박 대표가 독점 수입한 와인이다. 그는 내년 목표로 스포츠 마케팅을 넓히고, 와인 앰배서더 프로그램도 진행할 생각이다. 박 대표의 더 큰 꿈은 드라마 제작이다. 이탈리아 와이너리의 역사·토양·가문의 이야기를 담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와인의 대중화가 느린 데는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가 없어서죠. 이탈리아 와인은 정말 복잡한데 제대로 알려주는 영상이 없어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OTT 드라마를 만들어 볼 겁니다. 그렇게 되면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이탈리아 와인에 스며들게 될 겁니다. " 박 대표의 목표는 명료하지만 확실하다. 소비자가 "이탈리아 와인은 비노월드와이드에서 고르면 실수 없다"고 믿는 것, 그리고 그 뒤에 "와인은 술이 아니라 문화"라는 인식이 함께 자리 잡는 일이다.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을 준비하다가 시작된 그의 여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비노월드와이드의 와인이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 무대가 세종문화회관일지, LPGA 그린일지, 혹은 OTT 화면 속 한 장면일지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이 회사의 와인에는 언제나 음악과 이야기, 그리고 하나의 철학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이다.

2025-12-07 15:33:37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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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환율 상승 범인 = '쿨'한 투자자?!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자 온라인 커뮤니티엔 "집은 포기했고 월급 떼서 미국 우량주 사는 게 유일한 재테크인데, 이제는 환율 올랐다고 서학개미 탓이라니요?"라는 글이 돌았다. 투자자들은 분노했고, 정부는 연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해외투자 쏠림'을 지적했다. 숫자만 보면 틀린 지적은 아니다. 올해 1~3분기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는 245억달러로 92% 늘었고, 개인투자자도 74% 증가했다. 전체 해외 주식 투자에서 국민연금 비중은 34%, 개인은 23%. 10~11월 개인 순매수는 123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쏠림'이라는 표현이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결론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젊은 분들이 해외투자를 '쿨하잖아요'라며 한다"고 말한 뒤 커뮤니티엔 "누가 멋 부리려고 미국 주식 사냐"는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여기에 '가짜 담화문'까지 퍼졌다. 대통령이 해외주식 양도세를 40%로 올리고 보유세를 신설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실과 기재부는 "명백한 허위"라며 진화했지만, 투자자들은 "실제 의중을 흘린 것 아니냐"며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환율이 이런 '행동 요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달러인덱스는 100 아래로 떨어졌는데 원화는 1400원대 중반에 고착돼 있고, 코스피는 9월 이후 40% 넘게 올랐는데도 원화 약세는 이어진다. 엔화 급락, 한·미 금리차, 기업들의 달러 보유 확대, 대미 투자 협상 우려 등 구조적 요인이 훨씬 크다. 해외투자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전문가들도 "달러 수급 요인이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말한다. 국민연금은 이미 외환보유액을 웃도는 해외자산을 쌓았고, 개인은 저성장·박스권 증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외로 향했다. 오랜 불신의 '결과'를 두고 이제 와서 환율의 '원인'이라고 지목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해법은 다시 해외투자자로 향한다. 기재부·한은·복지부·국민연금은 4자 협의체를 가동해 연금의 해외투자 프레임워크를 손보려 하고, 환헤지 전략도 더 유연하게 쓰자는 논의가 나온다. 손대기 쉬운 부분부터 조정하겠다는 접근이다. 하지만 서학개미에게 해외투자는 '쿨함'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저성장·저출산·고령화 속에서 원화 자산만으로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 집값, 임금, 연금 전망을 고려하면 해외 ETF·미국 주식은 몇 안 되는 선택지다. 고환율의 책임을 해외투자자에게 돌리는 건 가장 쉬운 설명이다. 하지만 그 설명이 반복될수록 한국 자본시장의 체력과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환율을 낮추고 싶다면, 해외투자를 탓하기보다 그들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시장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2025-12-01 11:26:59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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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숲이 될 때”…두나무 ‘디지털 치유정원’에 3만5000명 몰렸다

두나무가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운영한 '세컨포레스트 : 디지털 치유정원'이 약 3만5000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디지털 치유정원은 두나무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구현한 도심형 가상 숲으로, 자연 회복과 인간 치유의 선순환을 담은 미래형 정원 콘셉트다. 두나무는 2023년 금천소방서를 시작으로 서울재활병원, 서울서북병원 등 이동이 어려운 환자와 재난 대응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치유정원을 운영해왔다. 2024년 성수동 팝업 스토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이후, 올해는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조성됐다. 5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이어진 6개월간의 박람회 기간 동안 디지털 치유정원 방문객은 하루 평균 300명가량, 총 3만4638명으로 집계됐다. 방문객들은 "도심에서 산림욕을 한 듯 했다", "짧은 시간 안에 숲을 다녀온 기분" 등 긍정적 평가를 내놨으며, 설문 응답자의 92.3%가 실제 치유 효과를 체감했다고 답했다. 또 47.3%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치유공간', 33.1%가 '자연과 기술의 결합'으로 정의하는 등 미래형 정원 모델로서 기술 구현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자연을 재현한 두나무 기술에 주목한 응답도 약 70%에 달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디지털 치유정원은 기술과 자연이 대립한다는 기존 편견을 넘어 기술이 자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술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나무는 산림청, 서울시 등과 협력해 디지털 치유정원 설계 및 기술 기반 정원 문화 고도화를 위한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총상금 2000만원 규모로 산림청장상, 서울시장상, 두나무 대표이사상 등이 수여되며, 오는 12월 3일 최종 심사가 예정돼 있다. 선정 작품은 향후 실제 디지털 치유정원 운영에 적용될 계획이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5-11-30 11:38:56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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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승 “정책은 늦고 시장은 빠르다…금투협을 ‘실행 허브’로 전환할 때”

자본시장 규제 개편과 연금·세제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투자협회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정부 정책을 단순히 해석해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현장의 언어를 정책 설계 단계에 연결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진다. 관·민을 모두 경험한 이현승 전 KB자산운용·SK증권 대표는 "정책과 시장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 협회가 실행 중심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현승 전 KB자산운용·SK증권 대표는 자신을 "시장과 정부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1988년 행정고시를 통해 재정경제부에 입문해 12년간 정책 설계와 집행을 경험했고, 이후 메릴린치증권, GE Energy Korea 대표이사, 국내 증권·운용사 CEO로 16년을 보냈다. 관과 민, 국내와 글로벌, 증권사와 운용사를 모두 거친 이력이다. ◆정책 설계 단계까지 들어가는 협회… "회원사가 첫 번째 고객" 이 전 대표는 현재 자본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시장 변화 속도와 제도 정비 속도 사이의 간극을 지적했다. 그는 "시장과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데 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정책이 뒤늦게 반영되는 구조가 반복되면 어떤 규제 완화도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정책을 해석해 전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책 설계 초기부터 시장의 언어를 정책의 언어로 번역하는 '실행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협회는 정부의 하청기관이 아니라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이라며 "협회의 첫 번째 고객은 정부가 아니라 회원사"라고 강조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고민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이 전 대표는 "대형사는 글로벌 확장·발행어음·IMA 같은 성장 전략이 중요하고, 중소형사는 NCR·준법·IT 비용처럼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더 절박하다"며 "이 간극을 메우는 조정자 역할이 협회가 맡아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즉시 '금융투자 인가지원센터(가칭)'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회원사 CEO들은 new biz를 준비하면서 인가 절차의 지연과 불확실성, 과거 제재 이력과 무관한 사업까지 막히는 연계제재를 가장 큰 애로로 꼽는다"며 "연계제재가 혁신을 막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가지원센터가 인가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앞단에서 정리해 주고, 당국 심사 동향을 수시로 분석해 회원사에 알려주며, 제출 서류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문화된 사전 지원 기능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회원사가 처음부터 제대로 준비하면 당국 심사 기간도 단축되고 예측 가능성도 커진다"며 "이건 임기 초 바로 실행해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왜곡된 연금·세제 구조 바로잡기… "퇴직연금이 국내 시장 체력을 키워야" 이 전 대표가 "가장 먼저 정부·국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힌 영역은 퇴직연금·세제 개편이다. 그는 "퇴직연금은 자본시장·금융업·국민노후를 동시에 움직이는 트리플 엔진이지만 지금은 엔진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원리금 보장형 자산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디폴트옵션도 위험자산 비중이 제한돼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금계좌 내 국내 주식형 상품의 매매차익 과세 문제를 핵심 왜곡 지점으로 꼽았다. 이 전 대표는 "일반 계좌에서는 비과세인 국내 주식형 상품이 연금계좌에서는 과세된다. 이 구조에서는 연금자금이 해외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퇴직연금이 국내 자본시장의 체력을 키우는 장기자금으로 유입되려면 이 제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계좌 내 국내 주식형 상품 과세 합리화, 디폴트옵션 위험자산 비중 상향, 국내 주식 장기투자 확대 방안을 하나로 묶은 '연금혁신 3대 패키지'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제 전반에 대해서도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펀드까지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확대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소액주주까지 넓히며, 청년층을 위한 비과세 청년도약펀드도 도입해야 한다"며 "협회 내 '금융투자 조세지원센터'를 만들어 세제 분석부터 정책 설계까지 직접 수행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의사결정에서 세금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세제를 이해하기 쉽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금투협이 가장 앞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모험자본·내부통제까지 전면 개편 이 전 대표는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모험자본 전주기 설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험자본은 단순한 재무투자가 아니라 국가 성장의 근본 체력"이라며 "조달 단계에서 발행어음·IMA 편중을 벗어나 증권금융·기관투자자·BDC·해외자본 등으로 자금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DC 운용 주체를 증권사까지 확대해 증권사가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 축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이 전 대표는 "공적 자금이 마중물이 되고 민간자본이 본격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선순환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투자 이후에는 비즈니스 모델 분석이 가능한 심사역량, 글로벌 진출·기술·경영 측면의 지원 체계가 같이 갖춰져야 하며, 회수 단계도 IPO·M&A뿐 아니라 세컨더리 펀드·SPAC·기술특례 상장 등 다양한 루트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은 자금이 돌고 다시 미래에 재투자되는 순환을 만들어야 성장한다"며 "이 순환을 완성시키는 것이 모험자본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내부통제 이슈에 대해서도 그는 "제도를 어떻게 고치는지가 아니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규정만 고친다고 내부통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내부통제는 문화"라며 "업계 구성원들이 '이런 행동을 하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감각을 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사고이력관리제 도입을 약속했다. 사고를 낸 인력이 회사를 옮기면 이력이 단절되는 문제를 협회 차원에서 관리·공유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각 회사 HR팀의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며 "징계 정보를 협회가 일정 수준 정리·공유하면 업계 전체의 자정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협회와 회원사, 준법·IT 전문가가 공동으로 만드는 준법 체크리스트 공동화 체계를 도입해 "서류만 쌓이는 내부통제가 아니라 사고를 실제로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임기를 마친 뒤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3년 뒤 회원사들이 '이현승 회장 시절, 협회는 회원사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었다'고 말해준다면 그것이면 충분하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가장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즉시 대응형 회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5-11-30 09:13:08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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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證, 유증으로 '자본 8조 시대·IMA 기반' 성큼…신평사 “자본·레버리지 개선”

메리츠증권이 5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자기자본 8조원 진입을 사실상 눈앞에 두게 됐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발행이 자본적정성과 사업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진단했다. 30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회사는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무의결권 CPS 3875만679주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발행가는 1만2903원으로 총 5000억원 규모다. 신주를 받는 주체는 특수목적법인(SPC) 넥스라이즈제일차이며, 메리츠금융지주가 SPC에 풋옵션을 제공해 신용을 보강하는 구조다. 발행된 CPS는 향후 기관투자자 등에 재매각될 예정이며, 납입일은 12월 11일이다. 보통주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12월 12일부터 2055년 12월 12일까지다. 메리츠증권은 "자본 확충 및 투자재원 확보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증으로 별도 자기자본은 9월 말 7조1917억원에서 약 7조6917억원으로 확대되며, 4분기 순이익을 고려하면 연내 자본 8조원 달성도 가능해진다. 이번 발행은 신용평가사들도 일제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PS는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유상증자 효과가 있다"며 "자본적정성과 우발부채/자기자본 비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CPS 투자자에게 풋옵션을 제공하지만, 기존 메리츠캐피탈 보증 한도를 줄여 총 보증한도를 1조3000억원으로 관리하기로 한 만큼 지주 재무부담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더했다. 한국신용평가사 역시 "자본규모의 약 7%에 달하는 이번 자본확충은 최근 주주환원·성장 전략 병행으로 낮아진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며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46.5%에서 159.2%,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도 164.1%까지 개선된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또 "자본규모는 증권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이며, 발행어음 인가와 향후 IMA 사업 진출에서도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서는 '자본 8조원'이 사업 영역 확장의 분기점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수 있고, 8조원 이상이면 종합금융투자계좌(IMA)까지 가능해진다. 메리츠증권은 이미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추진 중이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모험자본 중심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메리츠증권의 조정레버리지와 자본완충력이 개선되고, 중기적으로는 발행어음·IMA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자기자본 8조원에 근접하면서 삼성증권과의 순위 경쟁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지주 측 부담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지주의 낮지 않은 이중레버리지비율(9월 말 기준 117.3%)과 자회사 지원 구조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지주는 캐피탈 보증 한도를 축소하는 등 재무안정성 관리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자기자본을 활용하는 사업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대형사 중심의 자본 확충 경쟁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메리츠증권의 이번 유상증자는 사업 확장 신호탄이자 향후 IMA 시장 진입의 사전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2025-11-30 07:54:28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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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PwC, K뷰티 산업 가이드북 발간…"수출·회계·세무 한눈에"

삼일PwC는 28일 "K뷰티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담은 'K뷰티 산업 현황 및 회계·세무 가이드북(Guide Book)'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북은 국내 화장품 산업의 시장 현황부터 기업 생애주기별 운영 전략, 회계·세무 이슈, 내부통제 체크포인트, 스타트업을 위한 기초 회계 정보까지 K뷰티 기업이 실무에서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삼일PwC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8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102억달러)에 이어 올해도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이 올해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한국 화장품 수출 1위 국가로 올라섰으며, 일본·EU 등 주요 소비국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이드북은 국내 화장품 밸류체인을 원료·부자재, ODM·OEM, 브랜드, 플랫폼 등으로 구분해 단계별 특징과 주요 기업 동향을 정리했다. 아울러 창업 초기 펀딩부터 M&A, 기업공개(IPO)에 이르기까지 K뷰티 기업의 성장 단계별 전략도 제시했다. 핵심 전략으로는 ▲특화 제품 개발 ▲브랜드 정체성 확립 ▲글로벌 확장 고려 ▲지속가능성 기반 제품 기획 ▲디지털·D2C(직접판매) 전략 등이 언급됐다. 회계·세무 분야에서는 수익인식, 재고평가, 고객충성제도, 사업결합, 손상검토 등 주요 회계 이슈와 판촉·반품·테스터 제품의 세무 처리, 마일리지 관련 법인세·부가세 고려사항 등을 다뤘다. 내부통제 측면에서는 횡령 등 부정 사고 예방, 판매대금 회수 관리 절차 등 리스크 관리 요소가 포함됐다. 김영순 삼일PwC K뷰티 산업 리더는 "최근의 전성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국면"이라며 "삼일PwC는 품질과 산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K뷰티 기업 성장 전 과정에 걸쳐 최적의 통합 자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5-11-29 00:01:16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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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자산운용 “S&P500 Top10, 10년 526%…미 증시 성과 최강”

미국 주요 지수의 최근 10년 성과를 비교한 결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S&P500 Top10' 지수가 수익률과 위험 조정 수익률 모두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반도체 등 초대형 기술 기업 중심의 성장세가 강화되면서 압축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우위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KCGI자산운용은 28일 지난 18일 기준 'S&P 500 Top 10', 'Indxx US Tech Top 10', '나스닥100', '나스닥', 'S&P500', 'S&P500(동일가중)' 등 6개 대표 지수를 비교한 결과, 'S&P500 Top10'의 성과가 1년·3년·5년·10년 전 구간 모두에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S&P500 Top10' 지수의 1년 수익률은 27.1%, 10년 누적 수익률은 526.1%였다. 기술주 상위 10개 기업으로 구성된 'Indxx US Tech Top10'은 같은 기간 24.4%, 486.9%를 기록했다. 반면 'S&P500(동일가중)'의 10년 수익률은 134.7%로 가장 낮았다. 분산 투자 효과가 최근 시장의 '승자독식' 구조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초대형 기술 기업의 실적 급증이 지수 간 성과 차이를 확대했다고 진단한다. AI 인프라, 반도체, 클라우드 분야에서 상위 기업들이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수익이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KCGI자산운용은 "향후에도 시총 상위 기술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AI 모델 경쟁 등을 이어가면서 시장지배력 강화하고 지수 내 영향력을 더 확대할 것"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분산보다 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반영한 집중 포트폴리오의 효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험 대비 성과(샤프지수) 역시 상위 종목 중심 지수가 우위를 보였다. 'S&P500 Top10'의 10년 샤프지수는 0.95로 비교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고, 'Indxx US Tech Top10'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동일한 위험 수준에서 '나스닥'(0.82), 'S&P500'(0.75)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변동성은 'S&P500'이 10년 표준편차 18.6%로 가장 낮았고, 'S&P500 동일가중'(19.2%), '나스닥'(22.5%), '나스닥100'(23.0%) 순이었다. 'S&P500 Top10'의 변동성은 23.5%로 높았지만 10년 526% 수익률이 이를 크게 상회했다는 평가다. KCGI자산운용은 "S&P500 Top10에는 기술주 외에도 버크셔 해서웨이 등 비기술주가 일부 포함돼 Tech Top10보다 변동성이 낮은 구조"라며 "구조적 요인이 지속되는 한 초대형 기술주의 지배력은 당분간 약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5-11-28 23:57:11 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