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품 쓸수록 지구를 위하는 일"…삼성전자, 친환경 혁신 개발 박차
삼성전자가 전력 효율을 기존 제품보다 높이는 혁신기술을 개발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 실현을 노린다. 이를 위해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삼성 제품을 사용하면 친환경 생태계 형성에 이바지한다는 인식을 구축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4대 그룹 중에서는 '친환경 선언'을 마지막으로 발표하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ICT 제조기업인 동시에 친환경 개발이 쉽지 않은 반도체 선도 기업이기에 신중한 행보가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1992년 삼성이 '삼성 환경선언'을 발표한 이례로 30년 만에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잡은 것으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환경경영전략 간담회'를 열고 지구환경 개선에 기여할 혁신기술 소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삼성의 환경경영 전략을 가장 크게 'DS 혁신기술'과 'DX 제품환경전략'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특히 DS 부문에서 추진 중인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 ▲극한의 수자원 재활용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온실가스 직접배출 제로화 등의 노력이 돋보였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환경안전센터장(DS부문) 송두근 부사장, 삼성전자 글로벌CS센터장(DX부문) 김형남 부사장,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김수진 부사장이 참석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은 초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첨단산업 전력 절감 기여하고 차세대 컴퓨팅, 대용량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전력 절감에 나설 방침이다. 송두근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부사장은 "삼성의 프리미엄 저전력 D램인 LPDDR5X의 속도는 이전 세대보다 1.3배 빨라지고 전력 효율은 약 20% 향상됐다"며 "최선단 14나노(nm) 공정과 혁신적인 회로 설계, 업그레이드된 '동적 전압 기술'을 통해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성능은 향상되고, 전력 소모량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최첨단 저전력 SSD 설계를 통해 구동 단계별 저전력 모드가 자동으로 실행되고 동작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성능은 높이고 전력 소비는 낮췄다. 송 부사장은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사용되는 용수도 '재이용시스템'을 활용해 자연으로부터 취수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클린 공정에는 전력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돼 폐수처리가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현재는 일일 기준 30만톤의 용수를 쓰고 있다. 송 부사장은 "지속적인 국내 라인 증설로 하루 취수 필요량이 2030년에는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사내 폐수는 물론 인근 공공 하수처리장의 물도 재처리해 반도체용 용수로 다시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개발을 통해 2040년엔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대기와 물에 배출되는 물질을 '자연상태' 수준으로 처리해 내보낼 뿐만 아니라 공정가스·LNG 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폐열 활용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모바일, 가전제품 등을 담당하는 'DX부문'도 에너지효율형 초절전 제품 개발에 초점을 두고 개발에 나선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며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제품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7대 전자 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스펙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은 화면 주사율을 최적화해 디스플레이 소모 전력을 낮추고, 냉장고는 초고성능 진공 단열재를 적용해 외부의 열기가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한다. 에어컨은 고효율 냉매를 사용해 압축기 운전을 최소화하고, 세탁기는 유로저항이 적은 설계를 통해 소비전력을 줄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전자제품 허브 '스마트싱스'를 통한 실시간 전력 소모량 모니터링 기능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 기능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 이후 2021년까지 누적 31만톤(t)의 재생레진을 플라스틱 부품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가전제품의 내장 부품뿐 아니라 TV 후면커버, 리모컨 케이스 등 외장 부품까지 재생레진 적용을 확대하는 중이며 갤럭시Z폴드4에는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김수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부사장은 "삼성처럼 광범위한 생산·공급망과 많은 사용자를 가진 기업은 2050 탄소 중립 과제가 어렵고 도전적 과제"라면서도 "현재 목표에선 '스코프 1~2' 단계에 대한 계획을 공유했지만, 향후 원료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탄소배출 제로화하는 '스코프 3'까지 감축 목표를 단계적으로 수립하고 최대한 정확하게 목표를 정해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탄소 중립에 도전하는 건 혼자 할 수 없고,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가 함께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