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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영화 v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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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어느 날'vs'시간위의 집'

[영화vs영화] '어느 날'vs'시간위의 집' 영혼을 소재로 한 상반된 매력…관객의 선택은? 봄 향연과 함께 발걸음이 뜸했던 극장가도 활기를 띄고 있다. 그래서 영혼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영화가 기다려진다. 개봉(5일) 전부터 국내 영화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남길 천우희의 따뜻한 감성 판타지 '어느 날'과 월드스타 김윤진이 3년만에 국내 복귀작으로 선택한 미스터리 스릴러 '시간위의 집'이 바로 그것이다. 전혀 다른 매력의 두 영화를 소개한다. ◆따뜻한 봄날같은 영화 '어느 날' 감성 연출의 대가 이윤기 감독의 '어느 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된 채 세상을 마주하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의 만남과 관계 변화에 대해 그린 영화다. 이 감독은 '멋진 하루'(2008)에서는 헤어진 후 다시 만난 연인의 아이러니한 심리를, 지난해 '남과 여'에서는 운명처럼 이끌리는 남녀의 사랑을 진하게 그려내는 등 매 작품마다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와 인물의 심리를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 호평받았다. '어느 날'은 남녀의 사랑에 집중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사람과 영혼으로 만난 두 남녀가 교감하며 서서히 변화해 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상처받고 혼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아내를 떠나보낸 뒤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남자와 가족없이 외로운 삶을 살게 된 남모를 사연을 지닌 미소처럼 각기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캐릭터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게 하는 동시에 그리움, 이별, 위로 등 다양한 감정선을 이끌어낸다. 각각 '판도라'와 '곡성'을 통해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입증한 김남길과 천우희는 '어느 날'을 통해 전작에서의 이미지를 벗고 감성 짙은 눈빛 연기를 펼친다. 복합적인 감정선을 완벽히 표현함과 동시에 남매처럼 훈훈한 케미까지 발산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과격한 액션과 거친 '남자' 영화에 지친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과 감동을 안길 예정이다. 꽃피는 봄, 감정의 위로가 필요한 모든 관객들이 봐야할 추천작이다. ◆스릴러와 모성애 '시간위의 집' '시간위의 집'(임대웅 감독)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월드스타 김윤진이 '국제시장' 이후 선택한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는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기절했던 미희(김윤진)가 본능적으로 아들과 남편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뒤이어 미희의 눈 앞에 칼에 찔린 채 숨져있는 남편과 겁에 질린 아들 효재의 모습이 펼쳐진다.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미희의 눈 앞에서 아들이 벽장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다음날 미희는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25년의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옥살이를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미희는 25년 전 그날처럼 집 안에 자신 이외의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시간위의 집'은 가족의 따뜻한 공간인 집을 미스터리한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설정,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파헤치며 밀도 높은 긴장감으로 관객을 몰아붙인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한 소재와 흥미로운 이야기로 관객을 매료시킬 전망이다. 김윤진은 이번 작품에서 모성이 가득했던 25년 전 '미희'와 수감생활 후 누구도 믿지 않은 채 홀로 사건의 전말과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60대 '미희'까지 상반된 두 모습을 소화한다. 25년의 세월이 묻어나는 주름진 피부 표현을 위해 매 촬영마다 3시간씩 특수분장은 물론, 허리가 굽은 노인의 발걸음, 후두암에 걸린 노인의 거친 숨소리와 목소리 등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연기했다. 여기에 모성애와 분노, 그리고 공포심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선을 그려내 관객과 호흡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아울러 극중 유일하게 미희를 믿어주는 최신부 역의 옥택연과 미희의 남편 역의 조재윤이 한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일 예정. 뿐만 아니라 이한위와 박준면이 합세해 극의 미스터리함을 한층 끌어올린다. 단 한순간의 지루함도 느낄 수 없는 단단한 이야기와 뜨거운 모성애를 그린 '시간위의 집'은 '검은 사제들'로 540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장재현 감독이 각본을 맡고, '스승의 은혜'를 통해 장르 전문가로 떠오른 임대웅 감독이 협업했다.

2017-04-03 13:37:2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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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명품배우들의 대변신 '프리즌'vs'보통사람'

[영화vs영화] 명품배우들의 대변신 '프리즌'vs'보통사람' '절대악' 한석규와 사람냄새 나는 손현주의 맞대결 3월 말 극장가에서 가장 핫한 국내 영화 두 편을 꼽으라면 단연 '프리즌'(나현 감독)과 '보통사람'(김봉한 감독)이다. 영화관에 들어서면 티켓 발권기 앞에서 두 작품을 놓고 갈등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프리즌'의 한석규와 '보통사람'의 손현주. 믿고 보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극과 극 연기 변신을 기대하는 관객들을 위해 각 영화의 매력과 관전포인트를 소개한다. ◆교도소의 절대권력자 한석규의 '프리즌' 나현 감독의 '프리즌'은 이제까지 교도소를 다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르적 공식들을 과감하게 깨부순 작품이다. 영화 속 죄수들은 교도소를 제집 드나들듯 오가며 크고 작은 범죄들을 저지른다. 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교도관들 역시 죄수들과 한패다. 지난해 드라마 '닥터스'와 '낭만닥터 김사부'로 큰 사랑을 받은 김래원과 한석규는 이번 영화를 통해 죄수복을 입었다. 한석규는 교도소 내 절대권력자 익호로 분해 절대 악(惡)을 연기한다. 전작을 비롯해 '뿌리깊은 나무' '파파로티'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서 보여준 젠틀하고 따뜻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래원은 이런 교도소에 입소하게 된 전직 '꼴통 경찰' 송유건으로 분한다. 교도소 입소 후부터 매일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인물로 익호의 범죄 계획에 발을 들이게 된다. 이밖에 신성록, 조재윤, 정웅인, 이경영, 김성균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교도소를 100% 알리바이가 보장되는 완전범죄 구역으로 탈바꿈시킨 감독의 참신한 발상은 관객에서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감독은 디테일한 설명을 과감하게 생략해 다이나믹하고 막힘없는 전개를 이끌어간다. '프리즌'은 25일 하루 동안 전국 1046개 상영관에서 40만3055명이 작품을 관람했다. 23일 개봉 이후 누적 관객수는 87만3980명으로 26일 중 1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 되고있다. 매출액 기준,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흥행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믿고 보는 손현주가 선택한 영화 '보통사람' 또 하나의 3월 기대작 '보통사람'은 손현주, 라미란, 김상호, 장혁의 그동안의 이미지와 180도 다른 모습이 기대되는 작품으로 떠올랐다. 영화 '숨바꼭질' '악의 연대기' '더 폰' 등 스릴러 장르에서 연이은 흥행을 이끌어내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손현주는 '보통사람'을 통해 가슴 따뜻한 우리네 아버지를 연기한다. '보통사람'은 격동의 시기라 불리는 1980년대, 험난했던 시대적 애환 속에서 평범하고 정직한 일상을 꿈꾼 보통의 사람들에게 벌어진 소용돌이 같은 사건을 그린다. 묵묵히 범인을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 성진(손현주)이 국가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 손현주가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사람 냄새 나는 영화적 장치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김봉한 감독의 시나리오를 보고 80년대를 살았던 보통의 아버지를 그려보고 싶었다"며 "특히 라미란 씨가 내 아내가 된다는 것도 출연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 천의 얼굴을 가진 라미란 씨의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유쾌한 에너지를 뽐내온 라미란은 이번 작품에서는 한 마디 대사없이 눈빛으로만 연기한다. 성진이 아끼는 아내 정숙이 벙어리라는 설정은 라미란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마성의 씬스틸러로 대중에게 각인된 김상호는 성진의 절친한 친구이자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기자 추재진으로 분한다. 진정한 언론인으로 변신한 김상호의 연기 또한 관전 포인트다. 한편,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열혈형사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혁은 국가를 위해 물불 안가리는 안기부 실장 최규남을 연기한다. 손현주와 장혁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되며 관객의 기대감을 높인다. '프리즌'과 같은 날 개봉한 손현주·장혁 주연 시대극 '보통사람'은 25일 하루 동안 전국 618개 상영관에서 8만6986명을 불러 들였다. 전날 대비 관객이 100% 이상 증가했지만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8%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배우들의 믿고보는 연기력에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2017-03-26 14:36:16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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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색다른 재미와 개성 '비정규직 특수요원'vs'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

[영화vs영화] 색다른 재미와 개성 '비정규직 특수요원'vs'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 울버린 시리즈의 역대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로건'과 괴수 SF '콩:스컬 아일랜드' 등 초대형 규모를 자랑하는 할리우드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통통 튀는 개성으로 똘똘 뭉친 국내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우리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해 유쾌하게 풀어낸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과 예술의 가치에 대한 아이러니를 풍자와 해학으로 신랄하게 비판하는 블랙코미디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가 그 주인공이다. ◆'비정규직 특수요원' 우먼파워를 보여줘! 16일 개봉하는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적 이슈에 코믹한 상상력을 더한 영화다. 비정규직, 청년실업, 고용불안과 같은 사회적 문제와 정부 고위층의 비리,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들을 영화 기저에 깔아놓고 이를 통쾌하게 뒤집어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 영화는 보이스피싱이 일반인을 넘어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 등 최고 엘리트 집단이 모여있는 대한민국 주요 기관까지 털었다는 설정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사건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 국가안보국 댓글알바 요원 장영실(강예원)과 경찰청 여형사 나정안(한채아)가 잠입수사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비정규직 댓글알바생이 대한민국을 뒤흔든 보이스피싱 조직에 비밀리에 잠입한다는 언더커버 소재에 더해진 코믹한 상상력은 관객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할 예정이다.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배우 강예원과 한채아의 환상적인 코믹 연기다. 강에원은 영화 '해운대' '퀵' 등을 통해 엉뚱하고 코믹한 모습은 물론, '하모니' '날 보러와요' 등에서 어둡고 무거운 역할도 소화해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런 그녀가 이번 작품에서 최대 장기인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를 위해 망가짐도 불사, 곱슬 펌과 복고풍 배바지 의상 등 본인 스스로 디테일 하나하나에 신경썼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각시탈' 등을 통해 조선절세미녀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는 한채아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고 불의를 보면 앞뒤를 재지 않는, 일명 '경찰청 미친X' 나정안으로 분한다.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복싱까지 연마간 한채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 두 주연배우 외에 남궁민, 조재윤, 김민교, 동현배 등 탁월한 연기력으로 중무장한 코믹 군단이 적재적소에 등장, 관객에게 넘치는 웃음을 전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 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영화를 기획한 김덕수 감독의 의도가 관객들에게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 독특한 소재+오감만족 스크린 김경원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는 충무로에서 주목하는 배우 박정민과 류현경의 만남과 신선한 소재가 눈길을 끈다. 김 감독은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진 한 예술가의 이야기는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영화를 기획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영화는 예술작품의 본질 그리고 상업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미술계에서 빈번한 '유작 프리미엄'(작가가 사망한 뒤 작품의 가치가 뛰는 것)에 대해 위트있게 꼬집는다.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는 어느 날 눈을 뜨니 세상을 발칵 뒤집은 아티스트가 되어버린 지젤(류현경)과 또 다른 아티스트 재범(박정민)의 비밀을 그린다. 본인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신념이 강한 지젤과 작품의 상업성을 중요시하는 재범의 팽팽한 밀고당김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연예계에서도 절친한 사이로 소문난 두 배우 류현경과 박정민의 연기호흡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런닝타임 내내 아름다운 색감의 그림들과 객석을 메우는 모차르트 교향곡 등 클래식 음악은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비극적인 순간에 울려퍼지는 흥겨운 음악, 배우들의 재치있는 대사와 흔들림없는 연기는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극대화시킨다. 기존 영화 속 캐릭터와 스토리에 지쳐있는 영화팬에게 영화 '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를 추천한다. 현시대 예술의 가치에 대해 날카로운 물음을 위트있게 던진 감독의 센스에 감탄을 자아낼 것이다. 9일 개봉. [!{IMG::20170309000093.jpg::C::480::아티스트:다시 태어나다/콘텐츠판다}!]

2017-03-09 15:40:3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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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뜨거운 진심 '재심'vs짜릿한 오감만족 '트리플 엑스 리턴즈'

[영화vs영화] 뜨거운 진심 '재심'vs짜릿한 오감만족 '트리플 엑스 리턴즈' 2월 박스오피스를 장악한 상위권 영화 중 최고의 기대작 두 편을 소개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휴머니티 영화 '재심'과 할리우드 액션 배우들이 총집합한 엔터테이닝 영화 '트리플 엑스 리턴즈'가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스크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재심', 세상을 바꾼 뜨거운 진심이 통했다! 먼저, 김태윤 감독의 '재심'은 2000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픽션을 가미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경찰의 강압 수사와 증거 조작으로 억울한 감옥살이를 했던 현우(강하늘)와 돈도 빽도 없는 변호사 준영(정우)이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면서 변화하는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해당 작품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쟁쟁한 경쟁작들을 모두 제치며 15일 오전 7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전체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진심을 담은 실화 소재로 세상을 움직였던 영화 '변호인' '도가니' '부러진 화살'에 이어 관객들이 다시 한번 '재심'을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서 김태윤 감독은 "실화 소재이기 때문에 문제작처럼 비춰지는 영화가 아닌, 관객들이 몰입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구성과 스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사건에 연관된 인물들과 허구의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완성시켰으며, 때문에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목표인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뜨거운 진심을 더욱 강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함께 충무로가 주목하는 두 배우 정우와 강하늘의 열연 또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각각 '히말라야'와 '동주'로 실존인물을 연기한 바 있는 정우와 강하늘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하고 농도 짙은 연기를 선보인다. 실제로 절친한 두 배우는 촬영하는 내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연기 호흡을 맞췄다고 알려졌다. 스크린을 통해 재해석된 약촌오거리 사건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영화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것이다. ◆거침없는 흥행 질주 '트리플 엑스 리턴즈' 2017년, 이보다 더 속 시원하고, 강력한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는 없다! 국내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트리플 엑스 리턴즈'(감독 D.J. 카루소)는 월드 와이드 흥행 수익 2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전설의 스파이 샌더 케이지(빈 디젤)가 전세계에 흩어진 남다른 개성의 최정예 요원들을 소집해 '트리플 엑스' 프로젝트를 재결성,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되는 판도라 박스를 되찾는 미션을 그린 영화다. 박스오피스 모조 통계에 따르면, '트리플 엑스 리턴즈'는 월드 와이드 흥행 수익 약 2억 3000만 달러를 거둬들였다. 국내에서는 개봉 첫주 주말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누적 매출 31억원을 돌파했다. 2002년 개봉당시 익스트림 스포츠와 액션을 결합한 독보적 스타일로 액션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전작 '트리플 엑스'의 2억 달러 돌파 속도보다 빠른 추이를 보이고 있어 그야말로 초특급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트리플 엑스 리턴즈'에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빈 디젤과 견자단, 토니 자 등 각국을 대표하는 액션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전작보다 더욱 특별한 점은 스파이 '팀'들간의 대결이 펼쳐진다는 것. 정체불명의 스파이 집단 '고스트'와 샌더 케이지의 '트리플 엑스' 팀의 화려한 액션은 볼거리와 함께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압도적 스케일의 액션과 지상 최강의 스파이 군단의 팀 플레이는 IMAX, 4DX, 3D로 즐길 수 있게 다양한 포맷으로 개봉, 더욱 짜릿하게 액션을 즐길 수 있어 독보적 외화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와 액션의 결합, 그리고 빠른 속도의 카체이싱, 보고도 믿기 어려운 속도의 치열한 몸싸움은 관객을 열광하게 만든다. [!{IMG::20170215000151.jpg::C::480::'트리플 엑스 리턴즈'포스터/롯데엔터테인먼트}!]

2017-02-15 16:20:5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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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광활하고 거대한 미장센 '패신저스'vs감각적이고 매혹적인 스릴러 '녹터널 애니멀스'

[영화vs영화] 광활하고 거대한 미장센 '패신저스'vs감각적이고 매혹적인 스릴러 '녹터널 애니멀스' 휴머니티와 SF의 조화 '패신저스' 사랑과 관계, 그리고 그 이면 '녹터널 애니멀스' 2017년 1월, 전세계 영화팬들이 사랑하는 영화 감독 모튼 틸덤과 톰 포드의 신작이 일주일을 간격으로 개봉한다. 먼저, 광활한 우주와 첨단시설을 갖춘 화려한 우주선 아발론호를 배경으로 한 모튼 틸덤 감독의 SF블록버스터 '패신저스'가 4일 개봉한다. 이어 그 다음주인 11일, 톰 포드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오감을 얼어붙게 만드는 매혹적인 감성스릴러 '녹터널 애니멀스'가 개봉한다. 놓칠 수 없는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패신저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들의 특징이라 하면, 출연 배우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4일 개봉하는 영화 '패신저스(PASSENGERS)'는 할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 두 사람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이끌고 간다. 후반에 가서야 뒤늦게 우주선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등장하는 정도.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빈틈이 없다. 영화는 5000명의 탑승객을 태운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호에서 시스템 오류로 남들보다 90년이나 일찍 깨어나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120년간의 동면 여행 중 90년이나 일찍 깨어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주인공들의 절박하면서도 공감가는 스토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기존의 SF 영화들과 차별점이라면 또 있다. 우주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주인공들이 재난 상황에 맞써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주였다면, '패신저스'의 주인공들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폐쇄된 공간 안에서 인간이 얼마나 불행할 수 있고, 생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 우주선의 동력을 맡고 있는 원자로가 폭발하고 중력이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스펙타클한 재난 상황에서 전문적인 지식도 없이 생존해야하는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은 상황이 전개됨에 따른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폭넓게 소화함은 물론, 실감나는 무중력 연기를 펼친다. 모튼 틸덤 감독이 설계한 제3의 주인공은 '패신저스'의 배경이 되는 아발론호라고 할 수 있다. 아발론호 내부의 생활 공간, 레스토랑, BAR, 수영장, 쇼핑몰 등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수한 CG시뮬레이션을 통해 완성된 우주 공간도 현실감 있게 연출했다. 관객은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섬세하고 아름다운 미장센에 감탄할 것이며, 그 사이 충만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행복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녹터널 애니멀스 2009년 영화 '싱글 맨'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주목할만한 신세대 거장으로 거듭난 톰 포드 감독이 7년만에 감성스릴러 '녹터널 애니멀스'로 돌아왔다. 작품은 미국 작가 오스틴 라이트의 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제 73회 베니스 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이후 '톰 포드의 역작'이라는 극찬과 함께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새빨간 바탕을 배경으로 나신의 고도비만 여성들이 저마다의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음악에 맞춰 묘한 표정으로 춤을 추는 모습은 흥겹거나 아름답다기 보다 '어울리지 않음'에서 오는 공포를 선사한다. 그리고 화면은 여자주인공 수잔(에이미 아담스)의 초점으로 바뀌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아트디렉터 수잔. 어느 날 그녀 앞으로 전 남편 에드워드(제이크 질렌할)로 부터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제목의 소설이 도착한다. 영화는 총 세 가지 시점에서 전개된다. 소설을 읽으며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충격에 빠지는 현재의 수잔, 폭력적이고 슬픈 소설 속 이야기, 그리고 에드워드와 수잔의 과거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촘촘하게 그려져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감독은 원작이 갖고 있는 인간의 욕망과 야망, 그리고 사랑과 잔인함을 오가는 이야기에 충실하며 시각적 효과를 더했다. 붉은 계열의 소파와 수잔의 미술관 사무실의 붉은 인테리어, 그리고 간간히 등장하는 흑과 백의 대비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대변함과 동시에 긴장감을 자아낸다. 아름답게 미화된 현대적인 도시 LA는 수잔의 불안정한 내면과 고립된 성향, 인간군상을 표현한다. 액자식 구성이라는 독특한 설정탓에 제이크 질렌할은 에드워드, 그리고 소설 속 토니까지 1인 2역을 소화했다. 감독은 에드워드와 토니를 같은 배우가 연기하게 함으로써 수잔에게 현실과 소설이 겹치게 함으로써 이야기를 유려하게 풀어냈다. 폭력적이고 비극적인 내용을 담은 소설의 내용과 달리 영화의 분위기는 차분하고 조용하다. 배우들 역시 커다란 몸짓과 대사없이 눈빛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고도의 심리연기를 선보인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결과적으로 '사랑 앞에서 순간의 선택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매혹적이고 아름답게, 때로는 복수의 핏빛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11일 개봉.

2017-01-03 15:21:4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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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VS시간 여행 판타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영화VS영화] 초대형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VS시간 여행 판타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올해는 유난히 겨울 극장가가 풍성하다. 그 중 성격이 다른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초대형 스케일의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와 감성 멜로 판타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다. ◆재난 속에서 피어오른 인간애 '판도라' 7일 개봉한 국내 최초 원전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감독 박정우)는 아비규환 현실 재난 속에서 뜨거운 가족애를 그려내 가슴 먹먹한 감동과 함께 공감을 일으킨다. 영화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 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원전 소재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 발생한 지진을 비롯해 현실적인 문제와 맞물려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9월 경주 지역에서는 여러 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잠들어 있던 안전 문제와 함께 밀집된 원전 관리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활발해진 가운데 '판도라'는 우리 사회에 원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사상 초유의 재난 앞에서 능력을 상실한채 우왕좌왕하는 컨트롤타워는 어지러운 현 시국과도 맞닿아 있어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화두를 던진다. '연가시'를 통해 재난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박정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4년 간의 기획을 거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만큼 탄탄하고 긴장감 있는 스토리를 선보인다. 재난 영화로서의 현실성과 압도적인 규모감은 물론,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져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남길, 김영애, 문정희, 정진영, 이경영, 강신일, 김대명, 유승목, 김주현 그리고 김명민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최고의 호흡을 선보인다. '판도라'는 개봉 5일째 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놀라운 흥행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영진위 입장권 통합전산망 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판도라'는 11일 오전 0시 10분 기준 누적 관객 수 107만4658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09, CGV 골든에그지수 94% 등 높은 평점을 기록했으며 '재난 영화에 감성을 더한 완성도 있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기욤 뮈소 원작 시간여행 판타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이 생긴다면...'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전세계 30개국 베스트셀러 1위로 신드롬을 일으킨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만약 우리에게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관객들의 공감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의 신뢰를 받는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 김윤석과 변요한이 이번 영화에서 지금껏 보지 못한 역대급 2인1역의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영화는 외과의사 수현(김윤석)이 캄보디아 의료봉사에서 한 소녀의 생명을 구하고 그 답례로 소녀의 할아버지로부터 신비의 알약 10개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반신반의하며 알약을 삼킨 순간 수현은 잠에 빠져들고 다시 눈을 떴을 때 30년 전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스릴러부터 드라마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매번 흡인력있는 연기를 펼쳐온 김윤석은 30년 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의 수현을 연기한다. 30년 후 미래의 자신을 만난 남자 과거의 수현은 변요한이 연기한다. 변요한은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기 위해 미래의 자신과 갈등을 겪는, 복잡한 내면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감동을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인 1역 촬영을 위해 두 배우는 헤어스타일은 물론, 담배를 피우는 손동작이나 전화를 받는 몸짓, 걸음걸이 등 사소한 순간까지도 같은 인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디테일한 노력들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것이다. 감각적인 영상미와 탁월한 연출력을 겸비한 홍지영 감독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시간과 사랑, 그리고 우리의 불안전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감독의 말처럼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아련한 그리움과 간절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 영화 최초로 밥 딜런의 명곡 'Make you feel my love'를 본편 삽입곡으로 수록했다. 밥 딜런의 거친 음색과 어우러진 따뜻한 노래 가사가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와 함께 세대를 불문하고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예정이다. 그밖에 존 레논의 'Love', 김현식의 '당신의 모습'도 수록됐다. 마음을 따뜻하게 만지는 멜로디로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2016-12-12 09:49:0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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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형'과 '미씽:사라진 여자' 상반된 매력으로 대격돌

[영화vs영화] '형'과 '미씽:사라진 여자' 상반된 매력으로 대격돌 조정석·도경수의 브로 코미디VS엄지원·공효진의 감성 미스터리 극과 극의 매력으로 관객의 기대를 받고 있는 두 영화가 있다. 바로 '형(감독 권수경)'과 '미씽: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다. 올 한해 극장가에서는 '검사외전'의 강동원·황정민, '부산행'의 공유·마동석 등 남남 케미스트리의 활약이 돋보였던 영화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분위기를 영화 '형'의 조정석과 도경수가 이어받는다. 그리고 이에 질세라 엄지원과 공효진 주연의 '미씽:사라진 여자'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 주의 텀을 두고 개봉하는 '형'과 '미씽:사라진 여자'는 남자배우의 케미, 여자배우의 케미로 갈림과 동시에 영화 분위기도 상반된다. 먼저, 영화 '형'은 사기 전과 10범 형과 잘나가던 국가대표 동생,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브로 코미디다. 배우 조정석은 '형'에서 미워할 수 없는 형 두식을 연기한다. 두식은 유도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동생을 핑계로 가성방된 뻔뻔한 캐릭터다. 조정석만의 특유의 생활 연기로 완벽하게 두식을 표현했다. 한때 잘 나가던 유도 국가대표 유망주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서 실명하게 된 동생 두영은 도경수가 연기한다. 두 대세배우가 만나 선보이게 될 남남 케미스트리와 대한민국 관객이라면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형제'를 소재로 한 점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형제의 불협화음을 소화한 조정석과 도경수의 연기는 실제 형제를 방불케 한다. 말 다툼, 몸 싸움 등 사소한 다툼은 공감대 가득한 웃음을 선사한다. 영화 내내 웃음만 있는 건 아니다. 코미디 장르 안에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관객들은 극장을 나섬과 동시에 코끝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한편 '형'은 개봉 전 시사회에서 폭발적인 호평을 받아 23일 전야 개봉을 확정했다. 이에 대적하는 감성 미스터리 '미씽:사라진 여자'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표 여배우 공효진과 엄지원을 투톱으로 내건 작품이다. 스릴러, 드라마, 코미디, 공포 등 어떤 장르의 영화도 완벽하게 소화할만큼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엄지원과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으로 또 한번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공효진이 '미씽:사라진 여자'를 통해 아름답고 완벽한 여여 케미스트리를 선사한다. '미씽:사라진 여자'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를 추적하는 5일간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배우 엄지원은 이혼한 워킹맘 지선 역을 맡았다.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와 딸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그녀의 충격적인 진실과 함께 감춰졌던 어두운 과거와 직면하게 된다. 엄지원은 주변 사람들의 외면과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지선의 절박하고 답답한 상황을 현실감있게 표현해냈다. 반면, 공효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관객들은 그동안의 러블리한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까칠한 낯빛과 정돈되지 않은 눈썹과 머리카락, 추레한 차림새의 공효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몸과 마음을 사리지 않은 두 여배우의 열연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관객들의 깊은 몰입을 이끌어 낼 것이다. 영화 분위기는 음산하고 묘하다. 추적 스릴러인만큼 스토리 전개는 스피디하다. 그럼에도 영화가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단순히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언희 감독은 '미씽'을 통해 나와 다른 영화 속 주인공들의 고통이 결국은 우리 자신이 겪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공감을 극대화한다. 충격적인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세련되면서도 서늘한 감성을 더한 웰메이드 감성 미스터리 '미씽:사라진 여자'는 관객들로 하여금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30일 개봉.

2016-11-22 16:13:50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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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영화] 따뜻한 감성 '가려진 시간' VS 제대로 한방 '스플릿'

[영화VS영화] 따뜻한 감성 '가려진 시간' VS 제대로 한방 '스플릿' 보통 극장가 비수기로 잘알려진 11월이 올해만큼은 상황이 다르다. 신선하고 다양한 장르의 외화 개봉은 물론, 관객의 기대를 모으는 국내 영화가 줄을 이어 개봉한다. 그 중 특별한 영화 두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강동원과 신예 신은수 주연의 감성 판타지 '가려진 시간'과 도박 볼링이라는 신선한 소재의 오락 영화 '스플릿'이다. 영화계가 주목하는 엄태화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 '가려진 시간'은 화노도에서 일어난 의문의 실종사건 후 며칠 만에 어른이 되어 나타난 성민(강동원)과 유일하게 그를 믿어준 소녀 수린(신은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고로 엄마를 잃고 새 아빠와 함께 화노도로 전학 온 수린에게 다가온 성민. 둘은 마음을 열고 금새 친구가 된다. 어느 날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산으로 가고 그곳에서 모두가 실종된 가운데 수린만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다. 그리고 며칠 뒤 자신이 성민이라고 주장하는 어른 남자가 나타난다. 이 영화는 논리적으로 이해되거나,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 앞에서 진실을 외면한 세상과 그와는 반대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성민과 수린의 이야기를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색다르게 풀어냈다. 데뷔 후 사형수, 초능력자, 사제, 사기꾼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해온 강동원은 '가려진 시간'을 통해 처음으로 판타지 장르를 선택, 가려진 시간 속에서 어른이 되어 돌아온 성민을 연기한다.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을 때의 낯섦과 두려움, 수린을 통해 치유되는 과정, 경찰에 쫓기는 위태로운 심경까지 매 순간 변화하는 성민의 다양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강동원의 순수하면서도 깊어진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특별한 관람 포인트다. 또한 영화의 배경이 된 가상의 섬 화노도부터 성민과 수린의 아지트, 비밀노트와 비누 조각 등 공간과 소품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새롭고 낯선 세계와 익숙하고 현실적인 공간의 조화는 감성적인 분위기와 따스한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있어 관객의 마음에 오랫동안 여운을 가져다줄 것이다. 오는 16일 개봉. 강동원 신은수 외에 연기파 배우 김희원과 권해효, 엄태구, 이효제가 출연한다. '가려진 시간'은 믿음보다는 의심에 익숙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10일 개봉하는 '스플릿'은 최국희 감독의 첫 장편영화 입봉작이다.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도박볼링'을 소재로 한다. 한국영화 속 단골 소재인 도박은 각종 갬블링부터 바둑까지 갈수록 그 형태가 다양해져왔지만, 볼링을 소재로 한 영화는 전례에 없었다. 그만큼 관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길 예정. 그동안 부드럽고 젠틀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유지태는 이번 영화 '스플릿'에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밑바닥 인생 '철종'으로 분한다. 철종은 전직 볼링 국가대표 선수였지만,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채 트라우마에 갇혀 도박판을 전전하는 인물이다. 우연한 계기로 자폐 성향을 가진 천재 소년 영훈(이다윗)을 만나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다. 전작에서는 볼 수 없는 실없는 모습과 까칠한 매력의 유지태를 만날 수 있다. 자폐 성향을 지녔지만, 볼링만큼은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영훈에는 이다윗이 캐스팅됐다. 영훈과 철종의 뒤에서 엄마처럼 챙겨주는 생계형 브로커 희진은 이정현이, 선수 시절 철종에게 밀려 만년 2인자였던 끈질긴 악연 두꺼비는 정성화가 맡았다. 전직 볼링 국가대표 철종과 생계형 브로커 희진, 순수영혼 영훈, 비열한 승부사 두꺼비까지, 네 인물이 도박볼링판에서 조우하며 벌어지는 대결과 갈등은 올 가을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 쫄깃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영화는 그 어느 스포츠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볼링의 짜릿한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아울러 바삐 움직이는 볼링장의 각종 기계들과 세차게 흩어지며 날아가는 볼링핀, 통쾌한 마찰음 등 볼링장 특유의 비주얼과 사운드가 주는 쾌감 역시 기대할 만하다. 베일에 싸여있던 치열한 도박볼링의 세계를 그린 영화 '스플릿'은 오는 10일 극장가 스트라이크를 예고하고 있다. [!{IMG::20161102000184.jpg::C::480::스플릿/오퍼스픽쳐스}!]

2016-11-02 16:56:04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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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한국 사회 향한 두 감독의 시선, '그물' vs '죽여주는 여자'

서로 다른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어온 두 명의 감독이 사회성 짙은 영화 두 편을 동시에 선보인다. 오는 6일 개봉하는 '그물'(감독 김기덕)과 '죽여주는 여자'(감독 이재용)다. 남북문제, 그리고 노인과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룬 이들 영화가 가을 극장가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 국가라는 '그물'에 갇힌 개인 철우(류승범)는 고기잡이로 가족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다. 북한에서 살고 있는 그는 아내와 어린 딸을 생각하며 매일 같이 강에 나가 고기를 잡는다. 여느 때처럼 강에 나온 그는 배가 그물에 걸리면서 뜻하지 않게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철우는 정보요원들을 만나 간첩으로 추궁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최근 몇 년 동안 김기덕 감독은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풀어내왔다. 자본주의의 폐해를 다룬 '피에타', 그리고 한국 사회 내부의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일대일'이 그러했다. 지난해 만든 미개봉작 '스톱'에서는 일본 후쿠시마를 배경으로 원전과 방사능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도 했다. 신작 '그물'에서 김기덕 감독은 다시금 남북문제로 시선을 돌린다. 그는 '풍산개' '붉은 가족' 등 자신이 제작한 영화를 통해 남북문제를 다룬 바 있다. 그러나 '그물'은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만큼 남북문제에 대한 김기덕 감독의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제목인 '그물'은 개인을 옭아매는 '국가'에 대한 은유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남한에 오게 된 철우는 한국이라는 국가 시스템 안에서 간첩으로 낙인찍히지 않기 위해 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 간첩 사건으로 실적을 올리는데 혈안이 된 정보국 조사관(김영민)의 폭압적인 태도 앞에서 철우는 "가족에게 돌아가게 해달라"고 울부짖을 뿐이다. 물론 영화는 한국 사회만을 비판하지 않는다. 가까스로 북으로 돌아간 뒤에도 국보위의 조사를 받으며 의심 받는 철우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국가에 의해 억압 받는 개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다소 과장된 설정 속에서 주제를 직설적으로 전한다. "자유로운데 왜 힘드냐" "돈이 없어서 사는 게 피곤하다" 등의 대사에서 영화가 전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다만 그 방법이 직설적이다보니 영화가 다소 평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도 없지 않다. ◆ 노인의 性과 죽음을 직시하다 소영(윤여정)은 '박카스 할머니'다. 그녀는 한국전쟁 때 고아가 된 뒤 미군부대 근처에서 양공주로 기구한 삶을 살았다. 21세기인 지금도 탑골공원에서 박카스를 들고 노인을 상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가난하고 고된 삶이지만 마냥 힘들지는 않다. 트렌스젠더 티나(안아주), 장애를 가진 피규어 작가 도훈(윤계상), 그리고 엄마와 헤어진 코피노 소년 민호와 함께하기에 그 힘듦도 이겨낼 수 있다. '죽여주는 여자'는 중의적인 제목이다. 표면적으로는 박카스 할머니인 소영의 '서비스'가 죽여준다는 뜻이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소영은 진짜로 사람을 '죽여주는' 여자가 돼간다. 뇌졸중에 시달리는 한 노인의 부탁을 들어준 뒤 소영은 삶을 쉽게 놓지 못하는 노인들을 대신해 죽음을 안겨주는 일을 시작한다. 그렇게 영화는 노인의 성과 죽음, 그리고 소수자의 이야기를 모두 스크린에 담아낸다. 설정만 놓고 보면 무척 파격적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와 달리 일상을 바라보듯 덤덤하다. 심지어는 따뜻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것은 영화가 한국 사회 속에서 외면 받고 있는 인물들과 공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탑골공원을 하릴없이 거니는 노인들의 모습, 낙원악기상가 인근의 허름한 종로의 풍경, 그리고 소영과 티나, 도훈, 민호가 함께 하는 이태원의 낡았지만 포근한 이층집까지 영화는 한국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풍경을 유심히 담는다. 노인, 성소수자, 장애인, 아이의 연대를 그린 점 또한 영화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물론 '죽여주는 여자'가 마냥 따뜻한 영화인 것은 아니다. 그 따뜻함의 이면에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홀로 겪어온 노인의 인생이 있다. 영화는 소영을 통해 지금의 한국이 있기 위해 겪었던 희생, 그 중에서도 여성의 희생을 이야기한다. 남성들에게 끊임없는 핍박을 받으면서도 어떻게든 삶을 버텨온 소영이 영화 내내 보여주는 그 덤덤한 표정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이재용 감독은 경제 협력 개발 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독거노인 빈곤률과 노인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죽여주는 여자'를 기획하게 됐다. 영화는 끊임없이 문제로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관심이 부족한 노인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시한다. 사회 문제를 영화적으로 정직하게 풀어낸 연출이 긴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2016-10-04 12:23:18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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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추석 극장가 흥행 승자는? '밀정' vs '고산자, 대동여지도'

여름이 끝나기가 무섭게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추석 극장가에서는 두 편의 한국영화가 격돌한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첩보영화 '밀정'(감독 김지운), 조선 말기 지도에 모든 것을 바쳤던 김정호의 생애를 그린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다. 오는 7일 개봉 예정인 이들 영화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으로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높다. 각기 다른 장르를 지닌 두 영화가 추석 극장가에서 어떤 흥행 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차갑게 시작해 뜨겁게 끝나는 첩보물 이정출(송강호)은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이다. 그는 한때 상해 임시정부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일제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 비록 일본 경찰의 옷을 입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조선인 출신이라는 생각이 남아 있다. 과거 친구였던 의열단 단원의 죽음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밀정'은 이정출이 일제의 명령에 따라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정출은 의열단의 단장 정채산을 찾아낼 단서를 찾기 위해 김우진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김우진은 그런 이정출을 반대로 이용해 상해에서 제조한 폭탄을 경성까지 운반하는 계략을 세운다.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두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열한 암투와 회유 작전이 140분의 러닝타임을 긴장감 있게 채우고 있다. 김지운 감독은 장르의 대가다. 공포, 코미디, 느와르, 웨스턴,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채워진 필모그래피가 그 증거다. '밀정' 또한 그 시작은 장르에 대한 김지운 감독의 호기심, 바로 스파이 영화에 대한 끌림이었다.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구의 스파이 영화를 일제강점기로 풀어내겠다는 것이 바로 '밀정'의 출발점이었다. '암살'을 시작으로 얼마 전 개봉한 '덕혜옹주'와 현재 촬영 중인 '군함도'까지 일제강점기는 한국영화가 최근 다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시대다. '밀정'이 앞선 영화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제강점기를 장르영화적인 공간으로 재현해냈다는 것이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한옥 지붕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맹렬한 추격전, 그리고 느와르 영화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경성의 풍경이 이를 잘 보여준다. 첩보장르답게 인물들 간의 치열한 심리가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점도 '밀정'만이 지닌 차별점이다. 첩보영화 특유의 차가움으로 시작한 영화는 그러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감정의 온도가 점점 뜨거워진다. "영화적 스타일이나 자의식을 내려놓고 영화가 가는 방향으로 쫓아간 첫 영화"라는 김지운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조심스럽게 민족 정서를 건드린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독립운동가-친일파'라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시대에 놓인 한 인물의 질곡 같은 삶을 찬찬히 따라가면서 생겨난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것이다. 주제 의식을 놓지 않으면서 장르적인 성취까지 해낸 작품은 흔치 않다. '밀정'이 그런 영화다. ◆ 자유와 열정을 꿈꿨던 한 남자의 삶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내가 갈 길이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행차에 몰래 함께 한 김정호(차승원)의 대사로 막을 연다. 그가 왕의 행차까지 따라나선 것은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기 위함이다. 가보지 못한 길을 찾아 나선 그는 제주도부터 울산, 여수, 합천을 지나 멀고 먼 백두산까지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영화는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자연 풍광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김정호가 3년 만에 한양으로 돌아오면서부터다. 지도를 만들기 위한 오랜 여정을 마치고 한양에 돌아온 김정호의 마음은 여전히 지도를 향해 있다. 다시 만난 딸 순실(남지현)을 알아보지 못해 구박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조각장이 바우(김인권)와 함께 목판으로 대동여지도를 만드는데 온힘을 쏟는다. 그의 남은 꿈은 아직 가보지 못한 우산도(지금의 독도)를 가 지도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도를 만드는 과정은 순조롭게 이어지지 못한다. 조선의 권력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던 흥선대원군(유준상)과 안동 김씨 가문이 서로 대동여지도 목판을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비롯해 많은 지도와 지리 관련 서적을 남긴 인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출생과 사망 등 그의 삶 자체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미지의 인물인 것이다. 영화는 그런 김정호를 지도가 좋아서 지도에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인물로 묘사한다. 극중에서 김정호가 스스로를 "지도쟁이"라고 부르는 것, 그리고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지도에 미친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것에서 이러한 사실이 잘 드러난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미덕은 영화 내내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 풍광, 그리고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해학적인 재미에 있다. 그러나 영화는 김정호가 왜 이토록 지도에 모든 것을 바친 것인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한다. 어릴 적 아버지가 잘못 표기된 지도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사연이 등장하지만 이것만으로 김정호의 지도에 대한 열정을 납득하기 힘들다. 흥선대원군과 안동 김씨 가문이 왜 김정호의 지도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입체감이 부족한 캐릭터, 그리고 단조로운 극 구성이 다소 답답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김정호가 왜 그토록 지도 만들기에 집착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길 위에는 신분도 귀천도 없다. 길 위를 걸어가는 자만이 있다. 길 위에서는 누구나 자유롭다. 그러므로 나는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김정호는 어떤 역경에도 꿈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인물로 관객 마음에 남는다. 멈추지 않는 꿈, 이것이야말로 강우석 감독이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일 것이다.

2016-09-02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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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재기발랄 장르영화 '범죄의 여왕' vs 마법 같은 로맨스 '최악의 하루'

8월의 마지막 주 저예산으로 알차게 만들어진 두 편의 한국영화가 동시에 개봉한다. '족구왕'의 광화문시네마가 선보이는 신작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 그리고 서촌과 남산을 무대로 한 로맨스 '최악의 하루'(감독 김종관)다. 저예산의 한계를 극복한 아이디어와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 평범한 아줌마의 특별한 이야기 양미경(박지영)은 평범한 아줌마다. 시골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그녀에게 특별한 것이 있다면 '야매'로 동네 아줌마들에게 보톡스 시술을 해주는 일 정도다. 그녀는 사법고시를 준비 중인 아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그렇게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양미경은 "수도요금으로 120만원이 나왔다"는 아들의 전화에 무작정 상경한다. 곱게 차려 입고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서는 순간 양미경은 평범한 삶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범죄의 여왕'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스릴러 장르를 차용한 작품이다. 그런데 영화를 이끌어가는 사건의 발단이 독특하다. 바로 '수도요금 120만원'이 영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스릴러 장르와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은 일상적이면서도 엉뚱한 설정이다. 영화의 모티브는 이요섭 감독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이요섭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6~7년 전쯤 오래된 주상복합 건물에 살고 있을 때 수도요금이 50만원이 나온 적 있다"며 "그때 어머니가 오셔서 관리사무소에 가서 직접 이야기를 해 잘 무마했다. 그때 어머니의 다른 부분을 봤다"고 설명했다. '범죄의 여왕'의 매력은 엉뚱한 설정에서 시작해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에 있다. 보기와는 다르게 '끝장 보는 성격'인 양미경은 근성으로 수도요금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 나간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상상도 못한 사건이 숨겨져 있다. 영화는 여기에 신림동 고시촌에서 살아가는 고시생들의 일상을 담는다. 스릴러 장르와 고시생의 애환이 묘한 시너지 효과를 자아내면서 영화를 더욱 독특한 분위기로 이끈다. 무엇보다도 '범죄의 여왕'은 캐릭터의 매력에 많은 것을 의지하는 작품이다. 특히 박지영이 연기하는 양미경은 억척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을 모두 간직한 희대의 '아줌마' 캐릭터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조복래, 허정도, 김대현, 백수장 등 젊은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도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장르적인 매력과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의 매력을 고루 갖춘 아기자기한 영화다. ◆ 일상에 깃든 마법 같은 힘 자신의 첫 소설집 출간 기념회를 위해 서울을 찾은 작가 료헤이(이와세 료)는 곤경에 처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출판사 직원과의 약속 장소를 찾지 못해 서촌을 배회하던 료헤이는 우연히 만난 배우 지망생 은희(한예리)의 도움으로 약속 장소를 찾는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료헤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 은희는 남자친구이자 배우인 현오(권율)를 만나기 위해 남산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 과거에 잠시 만났던 남자 운철(이희철)이 나타나면서 난처한 상황을 겪게 된다. '최악의 하루'는 이런 짧은 줄거리 요약만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영화다. 이야기보다는 영화 속 공간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감정이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종관 감독의 전작을 눈여겨 본 이라면 영화의 이런 분위기가 무척 반가울 것이다. '폴라로이드 작동법' 이후 선보인 여러 편의 단편영화, 그리고 첫 장편인 '조금만 더 가까이'까지 김종관 감독은 인물들의 감정,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의 분위기로 감정의 섬세한 결을 스크린에 담아왔다. '최악의 하루'는 은희라는 한 여성이 하루 동안 세 명의 남자를 만나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그린다. 이를 통해 사랑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말이 통하지 않는 료헤이와는 긴장감이 있는 관계의 모습을, 지금 만나고 있는 현오와는 투닥거리면서도 관계를 이어가는 현재의 사랑을, 그리고 과거에 만난 운철과는 모든 것이 이미 끝나버렸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질척거리는 사랑의 단면을 보여준다. 극중에서 은희는 "연극이란 게 할 때는 진짜인데 끝나면 다 거짓말이 돼요"라고 말한다. 이 대사에서 '연극'을 '연애'로 바꾼다면 '최악의 하루'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이 될 것이다. 김종관 감독은 서촌에 머물면서 오랫동안 상업영화를 구상해왔다. 그러나 영화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다른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최악의 하루'로 완성됐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소설가인 료헤이는 김종관 감독이 투영된 인물처럼 다가온다. 기대를 안고 간 출간 기념회에서 실망만을 얻은 료헤이는 다시 은희를 만난 자리에서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라고 나지막하게 말한다. 그 작은 한 마디가 보는 이에게 작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일상 속에 조용히 깃들어 잇는 마법 같은 힘을 만나고 싶다면 '최악의 하루'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IMG::20160824000041.jpg::C::480::영화 '최악의 하루'./CGV 아트하우스·인디스토리}!]

2016-08-25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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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 '서울역'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2편이 오는 17일 동시에 개봉해 눈길을 끈다. 올해 첫 천만영화에 등극한 '부산행'의 프리퀄인 '서울역', 그리고 '마리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 등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을 이끌어 온 이성강 감독의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이다. 두 영화 모두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다다쇼가 만든 작품들로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 집이 없는 이들의 슬픈 이야기 연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서울역'은 '부산행'의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날을 시간적인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다. 의문의 바이러스가 시작된 서울역을 무대로 집을 나온 소녀 혜선(심은경)과 혜선의 남자친구 기웅(이준), 그리고 딸 혜선을 찾는 아버지 석규(류승룡)가 좀비들을 상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서울역'과 '부산행'은 하나의 '짝'을 이루는 영화로 기획했다"는 연상호 감독의 말처럼 '서울역'은 '부산행'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아버지와 딸의 관계가 극 중심에 있다는 것, 그리고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두 작품은 같은 DNA를 공유한다. 다른 점은 영화가 다루는 테마의 변화다. '부산행'이 가족에 방점을 뒀다면 '서울역'은 집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부산행'이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한 것과 달리 '서울역'은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동안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이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것도 바로 이런 사회 비판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학교 내 계급을 통해 현 사회를 비판한 '돼지의 왕', 그리고 종교에 대한 풍자적 이야기로 믿음과 신념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 '사이비'까지 그의 작품은 늘 한국 사회의 어떤 지점을 송곳처럼 날카롭게 찔렀다. '서울역'에서 이런 태도는 변함이 없다. '부산행'이 보여준 다소 상업적인 변신이 낯설었다면 '서울역'의 날카로운 시선이 조금 더 반갑게 다가올 것이다. 영화는 재난에는 무책임하면서 시민에게는 폭력적인 공권력 등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를 맹렬하게 비판한다. 여기에 노숙자와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낱낱이 파헤친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이지만 이를 하나로 묶는다면 '집이 없는 이들의 슬픈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살아갈 집마저 가질 수 없는 이 한국 사회에서 왜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듯 살아가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영화는 후반부에 예상치 못한 충격을 선사한다. 이 강렬한 엔딩만으로도 '서울역'은 기억해야 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작품이다. ◆ 아시아적인 판타지로 재탄생한 '눈의 여왕' 이성강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독 중 하나다. 90년대 말부터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온 그는 2001년 첫 장편 '마리이야기'로 이듬해 안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에 선보인 두 번째 장편 '천년여우 여우비'는 약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까지 성공했다. 9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안데르센의 유명한 동화이자 '겨울왕국'의 모티브가 된 '눈의 여왕'을 아시아적인 정서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눈의 여왕 하탄의 마법으로 온 세상이 얼어붙을 위기에 처하자 이를 막기 위해 모험에 나선 소년 카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성강 감독 특유의 감성이 '눈의 여왕'과 만나 색다른 판타지로 펼쳐진다. 이성강 감독은 10여 년 전 몽골을 여행하면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을 하게 됐다. "북유럽을 무대로 한 '눈의 여왕'의 설정을 아시아로 옮겨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것이 작품의 시작이었다. 그 말처럼 영화는 익숙한 '눈의 여왕'을 아시아적인 판타지로 재해석해 눈길을 끈다. 드넓은 초원을 무대로 한 유목민의 삶, 그리고 동양적인 캐릭터들이 한데 어우러져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강의 정령과 반디, 포포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캐릭터들도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카이와 하탄, 그리고 미지의 소녀 샤므이가 보여주는 이야기 또한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건드릴 정도로 보편적인 감동을 담고 있다. 유독 가족 애니메이션이 없었던 올 여름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체 관람가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연상호 감독은 제작자로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에 참여했다. 그동안 주로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을 만들어온 연상호 감독이 전체 관람가 작품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낯설게 다가온다. 그는 최근 있었던 언론시사회에 "'부산행'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 작품"이라고 제작자로서 작품에 대한 애착을 나타냈다.

2016-08-16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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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부산행'에 제동을 걸어라! '인천상륙작전' vs '제이슨 본'

영화 '부산행'이 개봉과 동시에 600만 관객을 태우고 거침없이 질주 중이다. 27일에는 '부산행'의 흥행에 제동을 걸 두 작품이 동시에 개봉한다. 또 한 편의 한국영화 기대작인 '인천상륙작전', 그리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이슨 본'이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군인들('인천상륙작전'), 그리고 나라에 버림받은 첩보원('제이슨 본')이 벌이는 한판 승부다. ◆ 한국전쟁의 숨은 영웅들 1950년 9월 15일, UN군 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의 주도로 시작된 인천상륙작전은 이전까지 북한이 우세했던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작전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성공 확률 5000대1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숨은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펼쳐진 대북 첩보작전 '엑스레이(X-Ray)'를 소재로 이들 영웅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맥아더(리암 니슨)의 지시에 따라 대북 첩보작전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이정재)와 부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북한군으로 인천에 위장 잠입한 이들은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과의 팽팽한 긴장 속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여기에 불가능한 작전을 놓고 고뇌하는 맥아더의 이야기가 함께 녹아들어 있다. 영화를 연출한 이재한 감독은 "'인천상륙작전'은 전쟁영화지만 인간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것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모두가 열정과 사명감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영화는 '가족'이라는 테마를 중요하게 다룬다. 한때 공산주의자였으나 이념 때문에 죽어간 가족으로 남쪽으로 전향한 장학수의 캐릭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가족을 떠올리는 부대원들의 모습이 유독 많이 그려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만 영화는 이들 부대원의 캐릭터를 다소 평면적으로 묘사해 영화적 재미가 떨어진다. 장학수 이외의 인물들의 사연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관객 입장에서는 이들의 감정에 좀처럼 이입하기가 힘들다. 이들의 희생을 지켜보면서도 좀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다. 여기에 북한군을 단순한 '악(惡)'으로만 묘사하는 단편적인 접근, 그리고 공산주의에 대한 편향적인 시선은 영화를 시대착오적인 반공영화로 보이게 만든다. ◆ 전직 비밀요원의 귀환 '인천상륙작전'의 주인공들이 국가를 위해 싸운다면 '제이슨 본'의 주인공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자신을 버린 국가를 향해 싸운다. 영화는 2007년 '본 얼티메이텀'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고 사라졌던 CIA의 비밀 첩보요원 제이슨 본이 자신의 과거에 얽힌 또 다른 비밀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전 시리즈를 함께 한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본' 시리즈의 인기 비결은 세계 각지를 무대로 펼쳐지는 긴박감 넘치는 첩보작전, 그리고 다큐멘터리 출신인 폴 그린그래스 감독 특유의 연출로 담아낸 사실적인 액션이다. '본 얼티메이텀'에 등장한 런던 워털루 역에서의 첩보 작전과 모로코 탕헤르에서의 액션, 그리고 뉴욕에서의 카체이싱 장면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이유다. 9년 만에 다시 돌아온 '제이슨 본'은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사실적인 액션으로 123분의 러닝타임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를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을 지나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액션과 카체이싱 신이 쉼 없이 펼쳐진다. 특히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과 액션은 '한계를 넘어선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다만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맷 데이먼의 모습, 그리고 전작의 형식을 반복하는 이야기 구성은 아쉬운 부분이다. 9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새로운 변화도 있다. 과거 사람에 의존했던 첩보 작전은 이제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첩보전'으로 변해간다. 그 과정에서 CIA 내부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그려지는 점도 흥미롭다. 다시 한 번 국가와 마주한 제이슨 본은 '애국심'이라는 대의 앞에서 아주 잠깐 흔들린다. 국가와 마주한 그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는 영화가 끝날 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016-07-26 13:56:3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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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틀을 거부하는 신선함, '비밀은 없다' vs '굿바이 싱글'

틀에 박힌 듯 만들어진 영화들이 지겹게 느껴진다면 6월 말 개봉을 앞둔 두 편의 한국영화가 그 아쉬움을 달래줄 것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 그리고 29일 개봉하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이다. 자신마의 뚜렷한 색깔을 지닌 감독들이 손예진과 김혜수라는 충무로 대표 여자 배우를 내세워 기대를 갖게 하는 작품들이다. ◆ 종잡을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 국회의원 선거를 15일 앞두고 유력 후보 종찬(김주현)의 딸이 실종된다. 종찬의 아내 연홍(손예진)은 딸을 애타게 찾아 나서지만 종찬은 선거에서 이기는 게 먼저라며 선거 운동에 매진한다. 홀로 경찰서와 학교를 오가며 딸의 흔적을 쫓는 연홍은 딸의 실종에 상상도 못할 비밀이 감춰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밀은 없다'는 2008년 공효진 주연의 '미쓰 홍당무'로 장편 데뷔한 이경미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을 맡은 '미쓰 홍당무'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개봉 당시 주목을 받았다. 이경미 감독은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비밀은 없다'도 박찬욱 감독이 각본에 참여해 전작 못지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평범한 정치 스릴러다. 그러나 '비밀은 없다'는 양파의 껍질을 벗기듯 극이 전개될 수록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 전개를 보인다. 히스테릭하게 변해가는 연홍의 심리를 쫓아가던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딸의 감춰진 진실에 집중하며 색다른 정서를 만들어낸다. 결말에는 허를 찌르는 반전도 있다. 손예진과 김주혁은 '아내가 돌아왔다' 이후 8년 만에 이번 영화로 재회했다. 이번에도 두 배우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부부로 변함없는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비밀은 없다'는 김주혁보다는 손예진의 영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손예진은 연홍을 통해 매섭고 서늘한 광기를 마음껏 펼쳐 보인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영화의 톤이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경미 감독은 이런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도 모르게 '바보처럼'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낯선 이야기 전개 속에서 영화의 주제를 끝까지 놓지 않는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 민감한 소재 향한 따뜻한 시선 고주연(김혜수)은 자타공인 톱스타다. 근사한 집,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변함없는 인기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단 하나, 막무가내 같은 성격이 고주연이 갖고 있는 유일한 단점이다. 연하의 애인과의 결별로 스캔들에 휘말린 주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돼줄 단 한 사람, 바로 아이를 갖기로 결정한다. 문제는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를 갖겠다는 것이다. '굿바이 싱글'은 아이를 갖고 싶은 톱스타 주연, 그리고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한 10대 소녀 단지(김현수)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독' '1999, 면회' 등의 독립영화를 연출했으며 '족구왕'의 각본, 제작, 기획을 맡았던 김태곤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다. 최근 드라마 '시그널'로 강한 인상을 남긴 김혜수가 주인공 고주연 역을 맡아 오랜만에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마동석, 김현수, 김용건, 서현진, 곽시양, 황미영 등 조연진도 탄탄하다. 톱스타의 임신 스캔들을 다룬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영화는 보다 민감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여곡절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되는 주연과 단지를 통해 영화는 10대 미혼모와 대안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나간다. '스타'라는 이유로 외로움을 모르고 살았던 주연, 그리고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꿈을 꿀 여유마저 잃어버린 단지는 '계약 관계'로 만나지만 점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정을 쌓아간다. 이를 통해 영화는 '언제든지 나의 편이 돼줄 수 있다면 핏줄로 연결되지 않아도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한다. 김혜수는 일상적인 연기로 철없는 주연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낸다. 지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된 사고뭉치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이 꽤 재미있다. 또 다른 주연인 아역배우 김현수도 김혜수에 뒤지지 않는 연기로 존재감을 남긴다. 조연 캐릭터들도 기능적으로만 사용되지 않고 각자의 매력을 드러내 영화를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쉽지 않은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 잠시나마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2016-06-16 06:59:01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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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80년대 음악의 설렘, 재즈의 애환…'싱 스트리트' '본 투 비 블루'

최근 극장가에 주목할 만한 음악영화가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둬 주목된다. '원스' '비긴 어게인'의 존 카니 감독의 신작 '싱 스트리트'는 지난 19일 개봉해 대작들 사이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의 삶을 다룬 '본 투 비 블루'는 다음달 9일 개봉한다. 스크린으로 담아낸 음악의 선율이 관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떨림 '싱 스트리트'는 10대 시절 록 음악을 즐겨 들은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다. 영화는 8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막 첫사랑에 빠진 10대 소년 코너(페리다 월시-필로)의 이야기를 그린다. 코너는 첫눈에 반한 그녀 라피나(루시 보인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있지도 않은 자신의 밴드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쉽게 라피나의 수락을 받아낸 코너는 그날 바로 밴드를 결성해 인생에서 처음으로 음악 만들기에 나선다. 존 카니 감독은 음악을 통한 교감의 힘을 믿는다.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와 아픔이 잠시나마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스'와 '비긴 어게인'의 감동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싱 스트리트'에서도 존 카니 감독 특유의 감성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존 카니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반영된 만큼 영화는 더 큰 공감을 자아낸다.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아하, 듀란듀란, 더 클래쉬, 더 큐어 등 펑크부터 뉴웨이브까지 8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 밴드들의 음악이 영화 내내 흘러나온다. 또한 극중 코너가 결성하는 밴드 싱 스트리트의 음악은 80년대 감성을 가득 담은 브리티시 팝으로 첫사랑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느끼게 한다. 올해 선댄스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된 '싱 스트리트'는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7%의 높은 신선도를 유지하며 '원스' '비긴 어게인'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 재즈로 전하는 삶의 애잔함 음악은 기쁨과 설렘만을 전하지 않는다. 때로는 아픈 삶을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다음달 9일 개봉하는 '본 투 비 블루'는 삶과 사랑, 그리고 음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아파했던 재즈 트럼펫 쳇 베이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쳇 베이커는 1950년대에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재즈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트럼펫 연주자다. '마이 퍼니 밸런타인(My Funny Valentine)'이라는 노래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절제되면서도 애조 띤 감성의 연주로 재즈 애호가는 물론 일반 청중으로부터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약물중독과 뜻하지 않은 사고 등으로 그의 인생은 비운으로 점철돼 있다. 사람들은 쳇 베이커를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도 안타까운 인생을 살아간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가 다시금 재기에 도전했던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1966년 자신의 자전적 영화를 찍기 위해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쳇 베이커(에단 호크)는 상대 배우인 제인(카르멘 에조고)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제인의 응원 속에서 다시 트럼펫 연주자로 무대에 서고자 노력을 기울인다. 영화를 연출한 로버트 뷔드로 감독은 쳇 베이커의 실제 이야기에 픽션을 더해 그의 삶을 새롭게 재구성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제인은 로버트 뷔드로 감독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그래서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자전적인 이야기보다는 그의 삶 자체를 영화로 표현해낸 작품에 가깝다. 흑백과 컬러를 통해 영화와 현실을 오가는 연출도 이를 잘 보여준다. 쳇 베이커는 제인을 통해 인생의 바닥에서 다시 일어선다. 마치 영화는 삶의 아픔을 이겨내게 사랑의 힘을 말하는 애틋한 로맨스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영화의 핵심은 쳇 베이커가 극 말미에 보여주는 극적인 변신에 있다. 예상을 빗겨나가는 선택을 통해 영화는 쳇 베이커가 살아온 비운의 삶을 함축적으로 제시한다. 아름다우면서도 애잔한 재즈 선율이 쳇 베이커의 삶과 함께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만든다.

2016-05-24 15:02:16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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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예술의 욕망 담은 시대극 vs 타임슬립 스릴러, '해어화'와 '시간이탈자'

봄철 비수기로 침체된 극장가에 두 편의 한국영화가 찾아온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해어화'(감독 박흥식)과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다. 두 영화는 여러 모로 닮은 점이 많다. 각각 한효주·천우희·유연석과 임수정·조정석·이진욱이라는 스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그렇다. 2000년대 초반부터 충무로에서 활약한 중견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들 영화가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눈과 귀가 즐거운 '해어화' '해어화'는 1943년 경성의 마지막 남은 기생학교 대성권번을 무대로 둘도 없는 '동무'인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가 겪는 비운의 이야기를 그린다.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기생인 동시에 예인(藝人)이었던 소율과 연희의 삶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예술가로서 같은 욕망을 품고 있던 두 사람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인 윤우(유연석)를 만나면서 동무에서 연적이 되고 끝내 서로 다른 운명을 걷게 된다. '해어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눈과 귀가 즐거운 영상과 음악이다. 1940년대 경성이 주요 배경인 만큼 영화는 공간, 의상, 분장 등을 통해 시대 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효주와 천우희는 극중 가수를 꿈꾸는 소율과 연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노래까지 부르며 숨겨둔 가창력을 뽐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특히 한효주와 천우희는 특유의 담백한 연기에 극적인 감정 폭발까지 폭 넓은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다만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이 다소 전형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 아쉽다. 예술적 욕망은 누구보다 크지만 재능은 부족한 소율과 그런 소율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연희,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변해가는 마음으로 고민하는 윤우의 모습이 조금은 빤하게 다가온다. 일제강점기라는 다루기 쉽지 않은 시대를 배경으로 예술의 욕망을 이야기하겠다는 영화의 야심도 보는 이에 따라서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 이색 소재 흥미로운 '시간이탈자' '시간이탈자'는 꿈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1983년의 남자 지환(조정석)과 2015년의 남자 건우(이진욱)가 각자 사랑하는 여자 연희·은수(임수정)를 죽음에서 구해내기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로맨스와 멜로 장르를 주로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스릴러다. 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만난다는 설정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시그널'이 수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간이탈자'는 지환과 연희, 그리고 건우와 은수라는 과거와 현재의 두 남녀의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다르다. 32년이라는 긴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보는 이의 흥미를 자아낸다. 사건의 전말을 쫓는 영화의 종착점은 과거와 현재의 두 남녀의 멜로다. 곽재용 감독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이야기의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점이 걸린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부분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뀌게 된다는 '타임 패러독스'와 마주하게 된다. 이를 어떻게 개연성 있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시간이탈자'는 '타임 패러독스'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두 남자가 쫓는 사건의 진상과 동기도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아 의문을 남긴다. 2000년대 초반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곽재용 감독의 감성이 2016년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궁금증을 남긴다.

2016-04-07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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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영화이기에 가능한 상상력, '아노말리사' '하이-라이즈'

영화의 매력은 기발한 상상력을 현실처럼 보여준다는 것이다. 조그만 인형이 사람처럼 움직이는가 하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초고층 건물이 실제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각기 다른 상상력을 내세운 두 편의 영화가 오는 30일 개봉한다. '아노말리사'와 '하이-라이즈'다. ◆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vs 걸작 SF소설 원작 '아노말리사'는 한 남자가 하룻밤 동안 겪는 꿈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인 마이클 스톤은 '고객을 어떻게 대할까'라는 저서로 유명한 작가다.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마이클 스톤은 자신의 삶에서 좀처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신시내티로 출장을 떠난 마이클 스톤은 그곳에서 제과 회사에서 일하는 여인 리사를 만나 권태로운 삶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영화는 권태에 빠진 중년 남성의 고뇌와 갈등을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다. 다소 철학인 주제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살아있는 것처럼 담아내는 촬영 기법)으로 담아내 낯설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사람이 아닌 인형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제작진은 이를 실제처럼 보이게 만들고자 했다. 인형의 섬세한 감정 표현을 위해 1261개의 얼굴과 1000개가 넘는 의상과 소품을 만들었다. 제작 기간 3년 동안 11만8089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등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에 도전한 작품이다. 찰리 카우프만 감독은 "단순하게 보이는 인형이 작지만 감정적이고 현실성 있는 실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며 "디자이너들이 모든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고 설명했다. '하이-라이즈'는 1975년 런던을 무대로 최첨단의 고층 아파트 '하이라이즈'에 입주한 닥터 랭(톰 히들스턴)이 목격하게 되는 비밀과 진실을 담은 스릴러 영화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로부터 위대한 작가로 선정된 J.G. 발라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J.G. 발라드는 영국을 대표하는 논쟁적인 작가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한 '태양의 제국'의 원작자로 잘 알려져 있다. '하이-라이즈'는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에 비견되는 미래 소설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정글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야만적인 본성과 사회 결합의 근원을 고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독특한 상상력은 바로 고층 아파트인 하이라이즈에 있다. '설국열차' 속 기차의 수직 버전과도 같은 아파트다. 영화는 이 고층 아파트가 유토피아에서 디스토피아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통해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제작진은 1970년대의 입체형 발코니 양식을 차용해 아파트 내부를 완성시킨 다음 캐릭터에 맞는 방식으로 각각의 방을 다채롭게 꾸몄다. 복고적인 분위기와 최첨단의 모습이 공존하는 고층 아파트가 관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다. ◆ 상상력의 근원은 재능 있는 감독 '아노말리사'를 연출한 찰리 카우프만 감독은 '존 말코비치되기' '어댑테이션' 등의 각본가로 잘 알려진 감독이다. 과거의 기억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이터널 선샤인'의 각본을 쓴 사람이 바로 찰리 카우프만 감독이다. 각본가로 명성을 쌓은 찰리 카우프만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극 연출가의 이야기를 그린 '시네도키 뉴욕'으로 감독으로 데뷔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존재에 대한 철학적 고뇌와 갈등을 독특하고 신선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찰리 카우프만 감독이 '아노말리사'를 구상하게 된 것은 현대인이 겪는 증상 중 하나인 '프레골리 딜루젼'을 접하면서부터였다. 이는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모두 다 같은 사람으로 인지하는 증상을 말한다. 찰리 카우프만 감독은 프레골리 딜루젼이야말로 현대인이 겪고 있는 가장 공통적인 문제라고 공감하며 '아노말리사'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실의에 빠진 현대인의 아픔,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인간 관계에 대한 희망을 그 속에 담았다. '하이-라이즈'를 연출한 벤 웨틀리 감독은 데뷔작 '다운 테러스'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신예다. 두 번째 작품 '킬 리스트'로 다시 한번 감각을 인정 받은 그는 세 번째 작품 '살인을 부르는 관광객'으로 2012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며 명성을 쌓아왔다. '하이-라이즈'는 벤 위틀리 감독의 재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벤 웨틀리 감독은 이번 작품을 자신의 영화 인생에서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인간의 삶이 점점 기계화되면서 직업이 인간을 정의하게 된다"며 "1975년에 쓰인 소설이라고 믿지 못할 만큼 현대 사회의 모습과 흡사하다"고 원작 소설에 끌린 점을 설명했다. 또한 "전작들의 매력을 잘 담아보고자 한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대담한 유머를 발견하고 충격적인 자극을 느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2016-03-24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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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vs 영화] 빛바랜 청춘의 단면…'글로리데이' '커터' '수색역'

[i]매주 수많은 영화가 개봉합니다. 어떤 영화를 볼지 고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모두가 주목하는 대작 속에서 의미 있는 영화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vs 영화'는 개봉 예정 영화 중 비슷한 이야기와 주제, 혹은 흥미로운 테마를 지닌 작품들을 선정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i] 청춘(靑春)은 마냥 빛나지 않는다. 때로는 뜻하지 않은 상처와 아픔 속에서 시련과 좌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영원할 것 같던 우정도 세상 앞에서 때로는 어긋난 방향으로 흘러가고는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것을 어른이 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말한다. 빛바랜 청춘의 단면을 그린 영화가 1주일 간격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24일 개봉 예정인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 그리고 30일과 31일 개봉하는 '커터'(감독 정희성)와 '수색역'(감독 최승연)이 그 주인공이다. 청춘의 현실을 담은 작지만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 영화로 담은 어긋난 우정 '글로리데이'는 갓 스무 살이 된 네 청춘이 입대를 앞둔 친구의 배웅을 위해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포항의 바닷가를 찾은 이들은 어른이 됐다는 자유와 해방감에 들떠 여행을 즐긴다. 그러나 우연히 위험에 처한 여자를 목격한 뒤 시비에 휘말리면서 네 청춘의 운명은 엇갈리고 만다. 영화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제보자'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이 제작자를 맡았다. 이제 막 세상에 발을 내딛은 청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임순례 감독의 데뷔작 '세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 청춘영화이면서 스릴러의 분위기를 띄고 있는 극 전개가 인상적이다. '커터'는 10대 고등학생들의 성범죄라는 파격적인 소재의 작품이다. 술에 취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10대 고등학생들이 연루된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여성 감독인 정희성 감독은 자극적인 소재와 사건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 사이의 갈등과 내적인 고뇌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를 통해 고등학생들의 보호막이 돼주지 못하는 사회에 문제 제기를 한다. 정희성 감독은 "폭력과 어둠의 세계에 쉽게 노출돼 있는 청소년들의 자화상을 그려내고자 했다"며 "어른들에 의해 상처입고 다치는 우리 시대 청소년들의 어두운 이면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수색역'은 1990년대 후반 재개발을 앞둔 서울 수색동을 무대로 청춘들의 빗나간 우정을 그린다. 어린 시절부터 사이좋게 지내온 네 친구 중 한 명이 재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친구들의 갈등을 담았다. 영화는 중앙대학교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한 최승연 감독의 데뷔작이다. 감독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수색동의 기억을 영화에 담았다. 한국영화시나리오마켓 우수상을 비롯해 영화진흥위원회, 경기콘텐츠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 등의 독립영화제작지원을 받아 1억5000만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작품이다. ◆ 주목 받는 청춘스타 한 자리에 '글로리데이' '커터' '수색역'을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청춘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글로리데이'는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류준열과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에서 배우로 첫 발을 내딛은 김준면, 그리고 차세대 유망주로 주목 받고 있는 지수, 김희찬 등이 출연한다. 4개월 동안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이들 네 배우는 영화 속에서 진짜 친구 같은 모습으로 탄탄한 호흡을 보여줬다. 최정열 감독은 "배우들이 시나리오보다 더 실감나게 캐릭터를 표현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커터'에는 최근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 출연했던 최태준과 영화 '베테랑'의 막내 형사로 인상을 남긴 김시후, 그리고 '장사의 신-객주 2015'에서 활약한 문가영 등 신예 배우들이 모였다. 이들은 고등학생 세준와 윤재, 그리고 은영 역을 맡아 10대의 섬세한 감정을 스크린 속에 담아냈다. '수색역'에도 청춘스타 유망주들이 대거 출연한다. 서강준과 함께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에 속해 있는 공명과 이태환, 그리고 아역 배우 출신 맹세창과 영화 '귀향'에서 분숙 역으로 출연한 김시은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신예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영화의 전체를 쉬지 않고 끌고 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IMG::20160316000017.jpg::C::480::영화 '수색역'./영화사 만화경}!]

2016-03-17 03:00:00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