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뷰티 업계가 첨단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 중심의 생존 방정식을 쓰고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피부 진단, 로봇 자동화 공정 등이 K뷰티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9일 국내 뷰티 업계에 따르면, 감(感) 아닌 '데이터 처방'에 중점을 둔 뷰티 유행이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개인 피부 상태를 진단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는 것이다. 업계는 이를 데이터와 화장품의 합성어인 '데이터슈티컬'이라는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정의한다.
실제로 3D 인공지능(AI) 피부 분석 플랫폼 기업 룰루랩의 경우, 독자 구축한 시스템을 앞세워 뷰티 데이터 영역 선점에 나섰다. 자사 뷰티 브랜드 루디언트를 통해 피부 분석 기능을 갖춘 인공지능 알고리즘 '룰루TI'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K뷰티 팝업 행사를 열고 룰루TI를 탑재한 키오스크를 운영했다. 방문객의 피부를 30초 만에 방문객의 평가하고 적합한 스킨케어를 추천했다.
루디언트는 국내에서도 뷰티 특화 약국 레디영에 입접하며 '루미니'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약사 전문 상담 환경에 브랜드가 자체 구축한 시스템의 신뢰도까지 더해 K뷰티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루디언트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에서도 AI 기술력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K뷰티 역시 차별화된 정체성을 전달하기 위해선 뷰티테크 기업으로의 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역시 최근 서울 명동에 '라네즈 서울'을 공개했다. 제품 판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뷰티 테크' 시험대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초개인화 뷰티를 위해 25가지 조합 중 맞춤 스킨케어를 제안하는 '비스포크 크림 스킨', 150가지 색상 데이터와 특허 제조 로봇이 현장에서 즉석 제조하는 '비스포크 네오'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집약했다.
이 같은 디지털 전환은 K뷰티 전방의 브랜드사를 넘어 후방을 뒷받침하고 있는 제조 기업에서도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학계 의료·바이오 역량과 자사의 화장품 제조 기술을 결합해 초격차를 벌린다. 지난 8일 가톨릭대학교와 '코스메디컬·뷰티 AI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코스맥스는 향후 5년간 총 11억5000만원 규모의 연구비와 장학금을 투입해 AI 융합 신기술과 피부과학 기반의 바이오 소재 연구에 착수한다.
한국콜마의 경우 이종산업 간 시너지를 노린다.
최근 로봇자동화 전문기업 뉴로메카와 손잡고 화장품 제조의 핵심 공정인 '보존력 시험 공정'을 완전 자동화했다. 그동안 높은 숙련도를 가진 작업자의 수작업에만 의존하던 균액 투입과 교반 과정을 지능형 로봇 시스템으로 대체해 제조 현장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한 인디뷰티 관계자는 "기존에는 트렌디한 아이디어와 빠른 기획력으로 승부했다면 점차 AI와 데이터, 로봇 등이 융합된 지식 기반 산업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피부 데이터를 축적함은 물론 이를 브랜드나 공저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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