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기간 동안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K-푸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삼겹살에 소주, K-치킨을 즐긴 데 이어 평양냉면과 삼계탕까지 섭렵하면서 그가 거쳐 간 외식·유통업계가 전례 없는 '젠슨 황 특수'를 누리고 있다.
황 CEO는 지난 7일 서울 을지로의 유명 평양냉면 노포인 '우래옥'을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전날인 6일에는 서울 남대문시장 칼국수골목과 종로구의 유명 삼계탕 전문점 '토속촌'을 잇달아 방문했다. 황 CEO는 토속촌에서 삼계탕과 통닭, 파전 등을 주문해 일행과 나눠 먹으며 한국의 전통 인삼주를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의 K-푸드 사랑은 입국 첫날부터 뜨거웠다. 지난 5일 입국 당시 취재진에게 "한국식 바비큐와 치킨이 그리웠다. 삼계탕도 최고며 전부 다 맛있다"고 밝힌 그는, 당일 저녁 곧바로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고깃집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및 재계 거두들과 만나 삼겹살에 소주를 즐겼다.
이 자리에서 황 CEO와 총수들은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참이슬'을 섞은 소맥 조합인 일명 '테슬라'와 OB맥주의 '카스'를 함께 마시며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갔다.
삼겹살로 1차를 마친 황 CEO 일행의 다음 행선지는 K-치킨의 대명사인 치킨집이었다. 황 CEO 측이 치킨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즉석에서 결정된 2차 장소는 'BBQ 홍대입구역점'이었다. 본사인 제너시스BBQ조차 사전에 방문 계획을 전달받지 못했을 만큼 깜짝 방문이었다.
부인 로리 황 여사와 함께 테이블에 앉은 황 CEO는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이해진 의장 등과 함께 BBQ의 시그니처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 8마리와 생맥주, 카스 캔맥주, 그리고 BBQ의 자체 탄산음료인 '스파클링 레몬보이' 등을 주문해 치맥 타임을 가졌다.
황 CEO가 지나간 자리는 즉각적인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며 유통가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이다. 황 CEO가 5일 일홍대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준 자체브랜드(PB) 과자 '세븐셀렉트 허니바나나맛 HBM 칩스'는 황 CEO 방문 이후 일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무려 766% 급증했다. 함께 나눠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와 팔도 '비락식혜'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12%, 13% 증가했다.
기습 방문을 받은 BBQ 홍대입구점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25년 7월에 오픈한 약 40평 규모의 이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과 2030 세대가 몰리는 홍대 메인 상권 1층에 위치해 평소에도 매출이 높은 핵심 점포다.
황 CEO 방문 이후 그가 남긴 사인과 앉았던 자리를 인증하려는 발길이 몰리면서, 금·토·일 주말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20% 이상 추가 상승했다.
황 CEO의 치킨 사랑은 주말 프로야구 경기장으로도 이어졌다.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시구 행사 현장에서는 BBQ의 '크런치 순살크래커' 113박스가 단체 주문됐다. 크런치 순살크래커는 닭다리살에 오레가노 풍미를 더하고 빵가루 크럼을 입혀 튀겨낸 인기 순살 메뉴다. 이 대량 주문은 황 CEO를 비롯해 경기에 초청된 엔비디아코리아 직원 및 가족들이 경기 관람 중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잠실야구장은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홈구장으로, BBQ는 지난 2019년 입점해 현재 구장 내에서 총 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방한 당시 황 CEO가 방문했던 깐부치킨이 가맹점 전체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본 데 이어, 올해는 미국·중국·일본 등 전 세계 57개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BBQ가 배턴을 이어받았다"며 "글로벌 AI 거물과 국내 최고 경영진이 치맥을 즐기는 장면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를 넘어 K-푸드의 대중성과 상징성을 전 세계에 타전하는 최고의 광고 파급력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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