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 2022~2024년 7차례 인상
독일 전력세 96.7% 인하·중국 최대 16% 인하
발전용 가스요금 두 달 연속 7%대 상승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카드를 꺼내 들면서 철강·석유화학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정책 실행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4일 산업용 전기요금(182원/kWh)이 중국·미국(120원)보다 높다며 하향 안정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지역별 차등요금제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포항·광양·당진·울산·여수·대산 등 비수도권 산업단지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실제 산업계 부담은 크게 늘었다. 경총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2~2024년 7차례 인상돼 75.8% 올랐다. 이는 주택·일반용 인상 폭의 약 2배 수준이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평균 전기요금 납부액도 481억5000만원에서 656억7000만원으로 증가했고, 매출 대비 비중은 7.5%에서 10.7%로 높아졌다.
해외 주요국도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요금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제조업 전력세를 약 97% 인하했고, 중국은 일부 지역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6% 낮췄다. 영국도 오는 2027년부터 1만개 이상 제조기업의 전기요금을 최대 25% 인하할 계획이다.
전기료가 제품 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철강·석유화학 업계는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업황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금호석화는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수요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 해소가 더 시급하다고 봤다. 포스코는 자가발전 비중이 높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기로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긍정적 신호로 보면서 정부 세부안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첨단산업도 전력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에쓰오일의 1분기 전기·광열비는 전 분기 대비 6.1% 늘었고, 반도체·데이터센터 업계도 AI 확산으로 전력·냉각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인하 여력을 두고는 신중론도 나온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세가 전력시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지난 5월 7.5%, 6월 7.9% 연속 인상됐다. 전력도매가격(SMP) 역시 지난 1월 103.54원에서 5월 121.91원으로 상승했다. LNG 장기계약은 약 5개월 후행해 2~3월 급등분이 7~8월까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향후 LNG 가격 부담이 쉽게 꺾일 것이란 보장도 없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카타르·UAE 공급 차질 시 세계 LNG 거래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전쟁 장기화와 여름철 수요가 겹치면 LNG 구매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석화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부담 완화는 도움이 되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2~4년 뒤 산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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