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브로드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이크론과 ARM, 브로드컴, 코어위브 등 AI 반도체·데이터센터 수혜주가 순매수 상위권을 휩쓸며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슈퍼사이클 지속에 베팅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마이크론을 6억6303만달러 순매수하며 미국 주식 순매수 1위에 올렸다. ARM(1억6663만달러), 브로드컴(1억2966만달러), IBM(1억628만달러), 코어위브(9543만달러), 오라클(6749만달러), 마벨(6623만달러)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마이크론 관련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마이크론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DXN MU BULL 2X ETF는 1억3221만달러 순매수되며 3위에 올랐다. 라운드힐 메모리 ETF 역시 1억1213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히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라기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사의 수요 증가가 메모리 업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전반으로 투자 범위가 넓어진 점도 눈에 띈다. ARM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자산(IP) 수요 확대 기대를 받고 있으며, 브로드컴과 마벨은 AI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핵심 수혜주로 꼽힌다. 코어위브와 오라클은 AI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순매수 데이터가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전 투자자들의 선택이라는 점이다. 브로드컴은 미국 현지시간 기준 6월 4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순매수 집계 기간이 같은 날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매수는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 이전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서학개미들은 브로드컴의 실적 결과 자체보다 AI 투자 사이클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매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순매수 상위 종목 상당수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관련 종목으로 채워지며 AI 산업 성장 기대를 선반영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브로드컴은 4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연간 AI 반도체 매출 전망을 상향하지 않은 데다 AI 사업 성장 속도에 대한 추가 기대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주가는 이날 12.59% 급락했다.
이러한 큰 변동성에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테크팀은 브로드컴의 이번 급락이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AI 반도체 매출 확대에 따른 일시적 수익성 둔화에도 AI 수요와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이어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만큼 이번 하락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실적 발표 전 형성된 AI 인프라 낙관론이 향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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