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회동, 1차는 '형님저요' 2차는 'BBQ'
젠슨황, HBM·로봇 협력 강조
1차 계산 이해진, 2차 계산은 최태원
취재진에 바나나우유·붕어빵·치킨·HBM칩스 나눔
젠슨 황, 방한 첫 일정으로 PC방…T1 선수단 회동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저요'에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인 '삼소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례로 자리했다. 마지막으로 황 CEO가 모습을 드러내자 식당 앞을 가득 메운 시민과 취재진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도 자리를 함께해 회동이 끝날 때까지 동석했다.
◆막내 구광모가 굽고, 이해진이 계산
네사람은 삼겹살과 김치말이국수, 계란찜 등을 곁들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막내인 구 회장이 직접 삼겹살을 구웠다. 황 CEO는 한국을 자주 찾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몇 달에 한 번씩 한국에 오고 싶다. 토니(최태원 회장)가 맛있는 저녁을 사주기 때문"이라고 답해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식사 비용을 누가 계산하느냐는 물음에 황 CEO는 "네이버페이"라고 답했고, 실제로 이해진 의장이 네이버페이로 결제했다. 이날 1차 총 결제액은 1500만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을 마친 네 사람은 식당 앞에 나와 기념 촬영을 하고 화이트보드에 함께 사인을 남겼다. 보드에는 "젠슨이 사랑하는(JENSEN LOVES)", "형님, 저요(HEY BROTHER, IT'S ME)"라는 문구와 함께 이날 날짜, 네 사람의 사인이 담겼다. 식당 상호인 '형님저요'를 위트 있게 활용한 셈이다. 황 CEO는 식당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바나나주스와 붕어빵, 식혜를 직접 나눠주기도 했다.
◆2차는 BBQ치킨…젠슨은 치킨, 최태원은 'HBM 칩스'
회동을 마친 일행은 2차로 홍대입구 인근 BBQ치킨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차 비용은 최태원 회장이 계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이곳에서도 취재진에게 치킨 조각을 나눠줬고,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편의점과 협업해 선보인 과자 'HBM 칩스'를 시민과 기자들에게 돌렸다.
HBM칩스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1월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출시한 반도체 콘셉트의 스낵 제품이다. '허니(Honey) 바나나(Banana) 맛(Mat) 과자(Chips)'의 약자인 동시에 SK하이닉스의 주력 메모리 제품 HBM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제품명이다.
특히 황 CEO는 회동 중간 취재진 앞에 나와 방한 배경과 협력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량이 늘고 CPU '베라'와 'RTX 스파크' 등에서도 LPDDR5(저전력 D램)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삼성과 SK, 현대차, LG, 네이버 등과 두루 손잡고 있다"며 로보틱스·AI 분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자율주행용 로보틱스 프로세서 신규 라인업과 관련해서는 현대차와의 파트너십을 언급했다.
◆통제선 사이 카메라 줄…맞은편 건물까지 빼곡
이날 오후 6시 20분께부터 식당 일대는 황 CEO를 보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찰은 음식점 앞 통로 양옆으로 차단봉을 세워 통제선을 쳤다. 좁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대형 카메라와 망원렌즈를 든 사진기자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았고, 맞은편에는 휴대전화를 든 시민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시민들이 차단봉에 바짝 붙자 경찰은 "뒤로 두 걸음씩만 가 달라"고 거듭 외치며 안전 거리를 확보했다.
취재 구역인 프레스라인 안쪽에는 기자뿐 아니라 개인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도 섞여 들어오면서 한때 현장이 어수선해졌다. 자리를 두고 일부 유튜버가 기자를 향해 고성을 지르며 마찰을 빚기도 했다. 마포구청 공무원들도 현장에 나와 인파와 동선을 정리했다.
인파는 식당 앞에 그치지 않았다. 식당 위층에 위치한 맥주집과 맞은편 2층 식당 건물에도 황 CEO를 촬영하려는 시민과 취재진이 빼곡히 들어찼다. 지하철 홍대입구역에서 식당으로 이어지는 거리 일대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인근 횡단보도까지 사람들이 몰리면서 정복 경찰이 차량과 보행 동선을 분리했다.
회동 소식이 알려지면서 홍대 상권도 들썩였다. 인근 상권 관계자들은 일대 유동 인구가 평소의 3~4배에 달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회동 장소 뒤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손님이 몰려 자리가 평소보다 40%가량 더 찼다"며 "매출이 평소의 두 배까지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회동 장소로 서울 성수동의 한 삼겹살집이 유력했으나, 안전 문제와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해 홍대입구 인근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입국 직후 취재진과 만나 HBM 공급과 관련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가 모두 자격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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