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성과급' 결정 이후 중소벤처기업 박탈감 커…대책은 '글쎄'
최근 5년 사이 임금, 대기업 56.3% 오를때 중소기업 21.4% '찔끔'
전문가들, 대중소기업간 상생·동반성장등 제도 일대 변화 목소리
성장 과정서 협력 中企 노력 인정…납품단가연동제 안착등 필요
"격차 해소위해 돈 투입 한계…흩어진 지원 정책 中企에 집중해야"
'최대 6억원'이라는 삼성전자 노사가 쏘아올린 공에 중소벤처기업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거대기업의 고액 성과급 결정이 다른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뿐만 아니라 특히 임금·복지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이달부터 임금·단체협상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반도체 업계에서 불거진 성과 배분 논쟁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등 산업계 전체로 도미노처럼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일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보고서'(2026년 2월)에 따르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중소기업이 주로 속해 있는 300인 미만 기업이 402만7000원, 대기업 등이 포함된 300인 이상 기업이 872만3000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300인 미만 기업 임금총액이 300인 이상 기업의 46.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2021년 당시 임금총액은 300인 미만이 331만6000원, 300인 이상이 558만2000원이었다. 5년간 대기업 월급은 314만1000원(56.3%) 오른 반면 중소기업은 71만1000원(21.4%)에 그쳤다. 국가데이터처가 올해 2월 내놓은 '2024년 기준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결과'도 월 평균소득은 대기업 613만원, 중소기업 307만원으로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절반에 머물고 있다.
가뜩이나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불어닥친 대기업 성과급 등 임금 인상 이슈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걱정만 더욱 부추기게 됐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간 상생과 동반성장 그리고 관련 제도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노민선 연구위원은 "중소제조기업 절반 가량이 하도급업체다. 기업생태계는 해당 기업 노사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대기업 노사는 기업생태계 차원에서 협력 중소기업이 성공을 위한 중요한 동반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협력사의 임금, 복지 향상을 위해 더많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성과공유 관련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특히 성과보상을 위한 중소기업 사업주의 노력에 대해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삼성전자 노사가 이번 협상 과정에서 협력 중소기업을 단순히 비용절감 수단으로 바라본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인식한 듯 삼성은 향후 5년간 총 5조원을 조성해 상생 및 건전한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쓰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에는 2·3차 중심의 중소 협력사 지원과 산업재해기금 조성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복수의 관계자는 "납품단가연동제를 14년만에 법제화해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작동이 잘 되지 않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노조 결정 과정에서)협력중소기업의 공은 없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게 됐다"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현장에서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원청기업과 1차 협력사간 실적에 대해서만 평가를 하고 있는 동반성장지수를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해야한다. 그래야 성과가 분배되고 낙수효과가 커지면서 양극화 문제가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노동쟁의로 인정하고 있는 개정 노동조합법, 즉 '노란봉투법'과 이번 대기업 노사의 합의가 맞물리면서 하청기업들의 원청에 대한 성과 배분 요구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아대 경제학과 오동윤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하청업체들도 원청업체에 돈을 더 달라고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삼성의 결정은 중소기업 현실에서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를 이젠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경영자에게도 칼자루가 필요한데 대표적인 것이 고용유연성 확보다. 전체 노동자 대상은 쉽지 않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월급을 받는 근로자에 한해서 도입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문제를 해소하기위해 돈을 투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청년이나 근로자에게 공급하는 전용 주택이나 ○○내일채움공제 등 기존에 흩어졌던 제도를 오직 중소기업을 위해서만 '몰빵'하는 정책 집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의 타결 소식에 대해 다양한 생각이 오갔다.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날 때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직원들을 위한 여러 보상체계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다"면서 "과거의 회사와는 많이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성장 등이)한 기업의 이야기였지만 회사가 커가는 과정에선 정부의 투자와 중소기업의 동반, 그리고 사회가 함께했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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