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권 시행 7년 만에 4780조원→1경1065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
상법 개정·반도체 슈퍼사이클·자본시장 성장 맞물리며 사상 최대 기록
한국예탁결제원이 관리하는 전자등록자산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경원을 돌파했다. 전자증권제도 시행 이후 7년이 채 되지 않아 자산 규모가 두 배 이상 불어나며 국내 자본시장의 외형 성장과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예탁결제원은 4일 전자등록기관으로서 관리 중인 전자등록자산 규모가 지난 4월 말 기준 1경1065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京)'은 조(兆)의 1만 배에 해당하는 단위다. 숫자로는 1 뒤에 0이 16개 붙는 규모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전자등록자산이 1경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등록자산은 주식과 채권, 집합투자증권, 파생결합증권, 단기사채 등 자본시장법상 대부분의 증권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상장주식과 채권의 시가총액은 물론 펀드와 각종 금융투자상품 규모까지 포함해 국내 자본시장의 총량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평가된다.
자산별로는 상장주식이 6599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단기금융투자상품 6622조원, 상장채권 2665조원, 집합투자증권 1288조원 순이었다.
이번 1경원 돌파는 전자증권제도 도입 이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진 결과다. 전자증권법이 시행된 2019년 9월 말 전자등록자산 규모는 4780조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말 6110조원, 2023년 말 6346조원, 지난해 말 8589조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4월 처음으로 1경원을 넘어섰다.
예탁결제원은 최근 자산 규모 급증의 배경으로 상법 개정 등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증시 호황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 상승이 상장증권 시가총액 확대를 이끌면서 전자등록자산 규모도 빠르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자증권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비상장기업의 전자증권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신종증권의 전자등록을 수용하는 등 인프라 고도화 작업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윤수 예탁결제원 사장은 "전자등록자산 1경원 돌파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리레이팅(Re-rating·재평가)을 보여주는 역사적 순간 중 하나"라며 "예탁결제원은 단순히 증권을 보관·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 실현을 지원하는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로서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앞으로도 자본시장 인프라의 근간으로서 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증권 유통제도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전자등록자산 1경원 시대를 맞아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 미래 자본시장 변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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