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로봇 개발에도 실적은 제한적
미국은 대형 조달 계약 확대
군 소요 확정 절차 개선 필요
국내 방산업계가 AI 무인체계와 드론·로봇 등 미래형 무기체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해외 수주 성과는 아직 기동·지상무기에 집중돼 있어 신기술 개발을 대형 수출로 연결하는 사업화 속도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주요 방산기업의 해외 사업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 합계는 8조78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해외 매출액보다 611% 증가한 규모다.
수출 확대를 이끈 주력 품목은 지상전력과 방공체계에 몰려 있다. 폴란드 대형 계약을 계기로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가 주력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고, 중동에서는 천궁-II를 중심으로 방공체계 수요가 늘었다. 반면 AI 기반 전장 통합체계와 대형 무인 플랫폼 등 미래형 무기체계에서는 아직 지상무기만큼의 대형 해외 수주 사례가 많지 않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하고 AI·무인체계 분야로 기술 개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대로템은 피지컬 AI 기반 무인로봇과 무인 지상 전투차량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KAI 등도 드론·로봇·AI 전투체계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관련 사업이 아직 연구개발과 실증 단계에 머무는 사례가 많아 해외 매출을 이끈 지상무기처럼 대형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는 AI와 무인체계가 이미 대형 조달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미국 육군은 올해 안두릴과 AI 기반 전장 통합 소프트웨어, 무인체계, 데이터 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10년 규모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한도는 최대 20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 미국 해병대도 안두릴과 최대 6억4200만달러(약 9659억원) 규모의 AI 기반 대드론(C-UAS) 체계 공급 계약을 맺었다. AI 소프트웨어와 무인체계가 독립적인 방산 조달 품목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업계에서는 국내 AI 무인체계가 대형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군 전력화 결정과 사업화 절차도 함께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기술 무기체계는 개발 역량만으로 수출이 이뤄지기 어렵고 군 내부에서 필요한 전력으로 인정돼 실제 사업으로 이어져야 해외 시장에서도 실적을 만들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방산기업들은 AI 무인체계나 로봇 분야에서도 수요가 정해지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문제는 신기술을 실제 전력 소요로 확정하고 사업화하는 절차가 아직 충분히 유연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시범획득 제도 등이 마련돼 있지만 시범 사업이 곧바로 대형 전력화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합참과 방위사업청, 국방부, 각 군이 함께 참여해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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