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칠레 '비냐 아멜리아'
100일. 화이트 와인의 완벽한 균형을 위해 필요한 시간. 포도나무에 꽃이 피고 가장 좋은 시기에 수확할 때까지 말이다.
100일간 포도나무가 제 할 일을 다 했다면 와인 메이커의 역할은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차가운 해풍과 사막을 동시에 마주한 극한의 환경이 선사한 미네랄과 생동감이면 충분하다. 돈 멜초와 같이 칠레를 넘어 전세계 화이트 와인의 아이콘을 꿈꾸는 '아멜리아 샤르도네'다.
칠레 콘차이토로(Concha y Toro)의 총괄 테크니컬 디렉터 마르셀로 파파(Marcelo Papa)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첨가 등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산지의 개성을 정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양조 철학"이라며 "기술적인 기교보다는 포도밭 자체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고 강조했다.
콘차이토로는 칠레 최대 와인 그룹이다. 한국에서 '국민와인'으로 잘 알려진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와 칠레 와인의 위상을 바꾼 '돈 멜초' 등을 보유하고 있다. 테크니컬 디렉터가 쉽게 와닿지 않는다면 콘차이토로 그룹의 와인 양조를 총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마르셀로의 이번 방한은 '비냐 아멜리아(Vina Amelia)'의 독립을 알리기 위해서다. '비냐 돈 멜초'의 독립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돈 멜초가 칠레 레드 와인의 위상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독자적인 브랜드로 차별화하기 위해 2019년에 비냐 돈 멜초가 생겨났다.
그는 "앞으로 비냐 아멜리아는 샤르도네와 피노누아 생산에 집중해 양조 전문성을 극대화하겠다"며 "아멜리아를 글로벌 화이트 아이콘으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돈 멜초와 같이 아멜리아 역시 독보적인 테루아를 앞세웠다. 칠레 최북단인 리마리 밸리에서도 케브라다 세카(Quebrada Seca) 빈야드다. 태평양에서 불과 23㎞ 거리인 동시에 아타카마 사막 끝자락인 그야말로 극한의 환경이다. 차가운 해풍과 함께 특유의 짙은 해무를 일컫는 '카만차카'의 영향도 같이 받는다. 토양은 프랑스 부르고뉴와 비슷한 석회질이 포함된 점토질이다.
마르셀로는 "넓지 않은 지역이지만 토질에 따라 세분해 재배하고 있으며, 총 18개 구획 중 3개 블록에서 자란 샤도네이만 아멜리아 양조에 사용한다"며 "붉은 토양에 탄산 칼슘의 파편들이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와인에 긴장감과 신선함을 준다"고 전했다.
아멜리아 샤르도네는 100% 손수확해 줄기째 숙성한다. 본연의 산도를 가리지 않기 위해 젖산 발효는 하지 않는다.
2023년은 평년보다 좀 추웠다. 개화부터 수확까지 105일 걸렸다. 포도가 과하지 않게 익었고, 와인은 깔끔하고 정교한 풍미를 얻었다.
반면 2024년은 더운 해였다. 그래서 개화부터 수확까지 99일이면 됐다. 잘 익은 과실미가 와인에 그대로 반영됐고, 강수량이 적어 응축된 풍미와 힘 있는 샤르도네다.
마르셀로는 "2023년과 2024년은 기후로는 크게 차이가 나는 해였지만 와인에서는 관통하고 있는 아멜리아적 특징을 느낄 수 있다"며 "한식에도 해산물 요리가 많은데 완벽한 페어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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