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기준 시장에 풀린 자금 3년 만에 최대…'자금흐름' 변화 본격화
은행 예·적금에서 투자대기자금으로, 부동산에서 증시로 자금 이동
생산적금융·반도체호황에 국내증시 성황…'똑똑한 투자' 준비해야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흐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운용주기가 긴 예·적금에 묶였던 자금은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이동했고, 부동산에 집중됐던 투자자금도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산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배치하려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국내 증시의 급상승이 맞물린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3월 광의통화(M2) 평잔은 413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선 0.4% 늘었고,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선 5.6% 늘었다. 3월을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가던 지난 2023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광의통화(M2)'는 시중에 유통되는 자금을 말한다. 수시입출금통장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입금된 돈, 만기 2년 미만의 예·적금, 수익증권 등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이 광의통화에 해당한다.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지면 경기가 활성화되며, 주식을 비롯한 투자상품 가격도 상승한다. 은행에 돈을 장기간 묶어두기보다,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생산적 금융'과 '반도체 호황'
정부는 작년 9월 차세대 금융 정책 방향으로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제시했다. 부동산 등 생산성이 낮은 분야에 쏠린 자금을 실물 경제로 재배치한다는 목표다.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과 함께 금융권의 자금이 이동했으며,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해 소액주주의 권익이 강화됐으며, 기업들도 주주환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적금융'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를 일부 해소한 가운데,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호황은 국내 증시의 가파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년간 각각 500%와 1000%가 넘는 가격 상승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초 2400포인트 수준이었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8000을 돌파해 9000을 넘보고 있다.
낮은 예·적금 수익률도 자금흐름이 변화한 이유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 동안 국내 은행들이 취급한 정기예금의 금리 평균은 연 2.85%(1년만기 기준), 적금금리 평균은 2.72%(1년만기, 단리 기준)에 불과했다. 예·적금의 기대 수익률이 낮은 만큼, 투자자들은 자금을 묶어두기보다는 위험자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금흐름'이 바뀌면서 자금은 국내 증시로 몰렸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대기자금에 해당하는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89조원에서 최근 130조원을 넘겼고, 증권사의 '파킹통장'에 해당하는 CMA도 16조원 넘게 늘었다. '빚투' 수요도 늘면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대출) 사용 잔액은 41조원을 넘겼다.
◆ 위험 분산·절세 등 '똑똑한 투자'
전문가들은 저금리·저성장 국면에서 자산증식을 위해선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위험분산'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위험자산은 언제든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자산규모나 수입, 노후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 시중은행의 자산관리전문가(PB)는 "연령대나 소득 수준, 자산 규모나 투자 성향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연금저축·개인형IRP 등 절세통장을 활용한 '절세 전략'도 중요하다. 금융상품을 운용해 발생하는 소득에는 세금이 부과되는 만큼, 절세는 곧 이익 확대로 이어진다.
ISA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한 계좌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금융 상품이다. 기본형을 기준으로 만기 시 200만원의 투자소득까지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절세혜택을 강화한 청년형ISA와 국민성장ISA도 6월 중 출시된다. 기존 ISA대비 납입한도와 세제혜택을 강화했으며, 기존 ISA와 중복 가입도 가능하다.
연금저축과 개인형IRP는 두 상품을 합쳐 연 900만원의 납입액까지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두 상품을 30년간 운용하면 최대 4000만원이 넘는 환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단, 연금저축과 개인형IRP는 주식에는 직접 투자할 수 없으며 펀드·리츠·예금 등에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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