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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증권일반

[메트로 창간 24주년 기획_리부트 코리아]코스피 1만 향한 질주…자본시장이 생산적 금융 마중물 역할 해야

증권가 잇단 상향…‘코스피 1만 시대’ 기대감↑
반도체 등 기업 실적·밸류업에 투자심리 확대
1만피 기대감...부동산 자금, 미래산업으로 이동

정은보 한국거래소(KRX) 이사장(맨 가운데)이 지난 26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직원들과 함께 코스피 사상 최초 8000포인트 돌파 기념으로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피 1만 시대'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에는 달라진 돈의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한 유동성 장세를 넘어, 부동산 중심이었던 시중 자금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은 최근 랠리를 단순 자산가격 상승보다 생산적 금융 확대와 산업 구조 전환의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1만 시대, 시나리오 아닌 현실"...글로벌 증시 '압도적 1위' 질주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27일까지 약 95.26% 급등하며,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코스피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6727조원을 기록하면서 전 세계 7위로 올라섰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 종가 기준 처음 4000선에 올라선 이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과 2월 각각 5000선과 6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7000선과 8000선을 연이어 돌파했다. 사실상 증권가 목표지수보다 증시 상승 속도가 빠른 모습이다.

 

전날 삼성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을 기존 8400포인트에서 1만1000포인트로 대폭 올려 잡았다.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1만1000포인트를 예상한 것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각각 1만400포인트와 1만380포인트로 제시했으며, KB증권도 목표치를 1만5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LS증권 역시 기존 8000이던 상단 전망치를 1만으로 높였다.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더욱 과감한 지수가 제시되기도 했다. 현대차증권은 강세장 전망에서 코스피가 1만2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고, 유안타증권은 이달 강세장 전망치로 1만1600을 제시했다. SK증권은 연말 목표치를 9900으로 제시하면서도 하반기 예상 밴드를 6500~1만1000으로 잡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 1만선을 예상했고, 노무라증권은 지난 20일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코스피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기업들의 실적이 꼽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커지는 흐름이다. 특히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2026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은 689조원, 2027년은 853조원까지 증가한다"며 "올해 연말까지 2027년 순이익을 지수가 선반영한다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8499조원, 지수로 환산하면 1만380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연초 내년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을 356조원으로 전망했던 것에서 140%가량 상향했다. 이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 리레이팅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현재 이익 추정치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는 1만피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2026년 현재 코스피 시장은 역사상 가장 강했던 '3저 호황'보다 더 빠르며, 그 중심에는 'AI 투자'에서 비롯된 실적 추정치 상향이 있다"며 "특히 코스피 실적 전망치의 상향 속도가 지수 상승 속도를 크게 앞선 가운데, 밸류에이션 부담도 동시에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atGPT로 생성한 '금융·산업 간 선순화 구조를 통한 생산적 금융을 기반으로 상승하는 코스피' 관련 이미지.

◆코스피 랠리의 배경…부동산서 미래산업으로 흐르는 자금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자 시장 안팎에서는 "돈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과 예금에 머물던 시중 자금이 점차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와 첨단산업 육성을 축으로 한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과거 부동산에 집중됐던 유동성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증시 상승을 단순 유동성 장세보다 '생산적 금융' 확대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출범 1주년 금융분야 핵심성과 발표에서 자본시장 개혁과 첨단산업 투자 확대를 주요 성과로 제시하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에 머물던 유동성이 증시와 전략산업 투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고 봤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년간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신뢰받는 금융으로의 '3대 대전환'을 중점 추진했고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강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일반주주 보호 중심의 제도 개혁을 추진해 왔으며, 이를 통해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국내 금융시장이 '미래 성장 가능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출범한 데 이어, 지역·산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메가프로젝트 13건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11개 프로젝트·기업에 총 8조4000억원 지원이 결정됐으며, 4조6000억원은 지방 사업에 배정됐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이른바 'K-엔비디아' 프로젝트와 소버린 AI 분야에도 1조2000억원 규모의 직접 투자가 추진된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생산적 금융 정책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며 "선순환 금융 구조가 자리잡을 경우 국민성장펀드는 단기 정책 효과를 넘어 중장기 산업 성장 및 금융 구조 전환을 달성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 자금 집행과 투자까지의 시차를 고려했을 때, 실물경제에 대한 효과는 2027년 이후부터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그럼에도 대규모 펀드 조성과 민간 참여 확대에 대한 기대는 금융시장 내 위험 선호를 자극하며, 연내 금융 환경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제도 개편도 병행되고 있다. 금융권은 향후 5년간 민간·정책금융을 합쳐 총 1242조원을 생산적 분야에 공급할 계획이며, 올해 1분기에만 92조원이 집행됐다. 자금 공급은 반도체와 AI 등 첨단 전략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 영국 등의 벤처투자 금융은 미래 가치를 평가해 지분투자와 벤처대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 벤처투자 금융은 현재 자산 담보 중심의 성숙기업 금융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며 "비상장 벤처기업을 K-엔비디아로 키우기 위해서는 은행과 벤처투자시장이 협력해 생산적 금융을 제공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수단은 벤처대출과 지분투자"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반도체 중심 랠리가 단순 유동성 장세를 넘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실물경제 투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 구조적인 산업 변화가 실제 기업 실적과 설비투자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자본시장이 단순 자산가격 상승을 넘어 미래 산업 투자와 성장 자금 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 혁명이 늘 그랬듯, AI 데이터센터 붐도 언젠가 버블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만 버블 붕괴의 임계점은 이전보다 높을 것"이라며 "지금의 흥분이 버블로 나중에 확인되더라도, 남겨진 인프라가 계속 생산성 향상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국면이 과거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당시 과잉 투자 논란 속에서도 인터넷 인프라가 이후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AI·반도체 투자 역시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보다 0.6%포인트(p) 올린 2.5%로 제시했다. 상향 폭 0.6%p 중 반도체 부문의 기여도는 0.4%p로 추산된다. 반도체 중심 성장 흐름이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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