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금리전망…'평균값' 주목
오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관전 포인트가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 점도표(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 변화로 옮겨가고 있다. 성장률 전망은 개선된 반면 물가와 환율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은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경로 전망이 얼마나 위쪽으로 이동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연 2.50%)가 동결되더라도 점도표가 이전보다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커졌다. 당장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금통위원들의 금리 경로 전망이 상향되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점도표는 금통위원들이 향후 기준금리 경로를 점으로 제시하는 통화정책 소통 수단이다. 시장은 개별 점보다 전체 분포와 평균값, 중위값, 상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 2월 점도표가 추가 인하 여지를 남긴 표였다면, 5월 점도표는 인하 의견이 얼마나 줄고 금리 경로 상단이 얼마나 올라가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의 최근 발언은 점도표 상향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유 부총재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한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5월 금통위까지 확인이 된다면 2월 점도표보다는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다"며 "확률분포가 전반적으로 조금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4월 이후 상황에 대해 "경기는 2.0%보다 그렇게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물가는 2.2%보다 더 높아질 상황"이라며 "금리를 인상 내지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됐던 신성환 전 금통위원의 발언도 같은 흐름에 있다. 신 위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금리 인하를 논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물가 압력과 미래 물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점도표 상향론의 배경에는 성장과 물가 조합의 변화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3일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상향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1%에서 2.7%로 상향했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동시에 올라간 셈이다.
환율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물가 충격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1490원 안팎까지 올라섰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물가 부담이 커지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밀리고, 이는 원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5월 금통위의 핵심은 기준금리 동결 여부보다 금통위원들의 다음 금리 경로 판단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2월 점도표가 인하 가능성을 남긴 표였다면, 5월 점도표는 인하 종료와 인상 가능성의 경계선을 보여주는 첫 공식 신호가 될 전망이다.
유 부총재의 발언은 이 같은 시장의 관전 포인트를 압축한다.
그는 "점도표는 조건부 확률분포"라며 "조건이 너무 많이 바뀐 상황에서 조건부 확률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측면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사람들은 많이 몰려 있는 평균이나 중위값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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