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은행권 과징금 결론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선거 이후로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정례회의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ELS 제재 안건이 논의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지난 15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도 홍콩 ELS 과징금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5개 은행에 대해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과 기관경고를 의결했다. 통상 금융위 정례회의는 안건 소위를 거쳐 올라온 안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다. 직전 안건소위에서 다뤄지지 않음에 따라 상정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치 일정을 감안할 때 홍콩 ELS 과징금 안건이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금융위 내부에선 1조원이 넘는 과징금이 생산적 금융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징금을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할 경우 10조원에 가까운 금액이 기업대출 등 생산적 영역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또 은행권이 ELS 가입 고객의 약 97%에 대해 자율배상을 진행한 점과, 법원이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한 점도 과징금 수준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개인 투자자가 한 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금융권에서는 "조 단위 과징금은 과도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경제형벌 합리화를 강조하며 과징금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점은 부담이다.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을 두고, "법률이 허용한 최대치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강한 제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과징금 규모가 1조원을 넘는 이례적인 수준인 데다, 투자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 은행 건전성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얽혀 있는 복합적인 사안"이라며 "금융위 내부에서도 법리적 쟁점뿐 아니라 시장에 미칠 파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투자자에 대한 자율배상이 진행된 상황에서 과징금 수준까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될 경우 이중 부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금융당국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제재 수위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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