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가정용 태양광 국비지원·K-패스 환급률 상향도
중동 사태에 추경 편성 속도전… 31일 국회 제출 뒤 내달 9일 처리 방침
당정이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기조를 '취약계층·지방 우선'에 초점을 맞추기로 공감대를 이뤘다. 또 오는 31일 구체적인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신속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추경의 규모는 약 25조원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달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과 정부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한정애 정책위의장,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경안 관련 당정협의를 하고 이 같이 합의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공급망 안정, 지방재정 보강을 위해 25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 방향과 필요한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같은 사항을 발표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일단 지역화폐 형태의 민생지원금과 관련해서는 "완전히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 "피해가 많은 많은 서민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이 보강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방 우대 기준, 그리고 어려운 계층에 조금 더 지원될 수 있는 방식"이라며 "지역화폐, 민생 안정 지원은 그 과정에서 더 충격이 큰 계층에 지원을 한다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세부 사항은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할 때 보고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소영 의원은 "선별 (지원의) 대상을 하위 몇퍼센트로 할 것인지와 금액의 문제는 정부 최종안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저소득층,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계층 지원 차원에서 취업 및 구직 지원 패키지, K뉴딜아카데미 신설, 국민취업 지원제도, 청년 창작·창업 활동 지원 등을 추경안에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서민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농축수산물 할인, 에너지 바우처, 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분 지원도 확대한다.
고유가 대응책으로는 석유 비축 물량 확대 및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사업을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 석유 비축 물량 확대 및 나프타(납사)의 안정적인 수급, 희토류와 요소 등 핵심 전략 품목의 안정적인 공급을 추경으로 지원한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 등 가정용 재생에너지 보급 지원을 이번 추경에 반영한다. 이를 위해 가정용 태양광 보급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도 재추진된다.
이소영 의원은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당시 베란다 태양광 보급 사업이 서울에서 전국으로 확대된 바 있는데 여러 정치적 변화로 사업이 축소되거나 사라졌다"며 "이번에 대폭 신규로 (예산을) 반영해 대도시 국민도 1가구 1태양광을 이용하면서 스스로 (에너지) 생산을 자립하는 내용을 담으려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사업도 확대된다. 이에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하면 사용 금액의 일부를 돌려주는 'K-패스'의 환급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도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최소 보증금 예산, 홈플러스 사태 등과 관련한 임금체불 조기 종료를 위한 체불임금 청산 지원도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문화·예술·관광 분야 선제적 지원 확대도 논의에 포함됐다.
중동 전쟁으로 피해를 본 기업과 산업 위기 극복 및 에너지 신산업 전환·공급망 안정화에도 추경 예산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기업 지원과 관련해 "자금 경색을 해소하고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수출 정책 금융이 추가로 지원될 수 있도록 한다"며 "중동 전쟁으로 크게 영향을 받는 산업 위기 지역의 기업 대상 맞춤형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는 대로 민주당은 추경 집행의 골든타임을 실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안에 수정·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증액이 필요한 부분은 반영되도록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추경안의 구체적 내용은 국무회의 직후인 31일 국회에 제출해 자세히 설명하고, 조속한 통과를 위해 향후 국회 심의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추경안의 특징은 두 가지다. 속도와 책임"이라며 "적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9일 만에 빠른 속도로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성장 결실인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안의 재원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해 책임 있는 정부의 모습을 구현했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국민의힘은 추경 심사를 다음 달 중순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며 "국회가 한가롭게 심사를 늦출 하등의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오늘 당정 협의를 시작으로 추경 심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내달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를 추진한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위기 상황인 만큼 당에서 추경안을 빨리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추경안은 오는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직후 국회에 제출되며 내달 2일 시정연설, 9일 본회의 처리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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