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점 대비 20% 안팎 급락…코스피 상승랠리 제동
증권가 “전쟁 변수 단기 충격…AI 메모리 수요 여전히 견조”
외국인 10거래일 연속 매도에 공포지수 급등…개인 투자자 매수 ‘주춤’
#."5만 전자에 샀다가 10만 전자에 매도해서 아쉬워서 다시 샀는데 이렇게 또 물릴 줄 몰랐다. 이번 전쟁이 얼마나 이어질지 몰라 지금이라도 손절해야할지, 아니면 평단을 내릴 수 있는 기회인지 알 길이 없다." 회사원 강모(42세)씨는 연일 떨어지는 주가에 그야말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중동 군사충돌 여파로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며 코스피 상승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하락을 겪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지정학적 충격에 따른 단기 조정일 뿐 메모리 업황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하락새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종가(미국-이란 전쟁 전) 21만6500원 대비 4일 종가 기준 20.46%(17만2200원) 떨어졌고, 최고가 22만3000원 대비로는 22.78%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7일 종가 106만1000원에서 84만9000원으로 19.98% 빠졌으며, 최고가 111만2000원 대비 23.65%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한때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12위까지 올라섰다가 이날 장중 15위까지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중동 긴장이 촉발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반도체주를 포함한 기술주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증시에서도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샌디스크·웨스턴디지털 등도 7~8%대 하락하는 등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번 지정학적 충격은 미국과 이스라엘 연합군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핵 프로그램 제거를 목표로 군사작전을 단행하면서 촉발됐다. 금융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변동성이 나타나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장 초반 1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하락을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위험 회피 심리에 따른 기술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질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시장은 생각보다 빠르게 패닉에 빠지고 두려움보다 더 빠르게 회복한 사례가 많다"며 "정부가 100조원 규모 시장 안정 자금 투입을 예고한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60.8% 증가한 25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오히려 실적 전망을 상향하며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1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유악 키움증권의 연구원은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NAND 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170조원, 매출은 230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21만원에서 26만원으로 상향했다. 박 연구원은 "AI용 메모리 수요가 모바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HBM4 양산 확대와 eSSD 경쟁력 회복, 비메모리 흑자 전환 모멘텀이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지정학적 변수보다 AI 반도체 수요와 메모리 가격 사이클에 다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 오히려 주가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내놓는 증권사도 나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무력 충돌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며 "메모리 업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틀째 급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27.48% 오른 80.29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이 극심했던 2020년 3월 19일 장중 71.75 이후 약 6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외국인이 10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가 쉽게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구간에 진입했다"며 "전쟁 변수까지 더해져 시장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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