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6'은 한국 통신 3사가 더 이상 '통신'이라는 구태의연한 껍데기에 머물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번 박람회에서 망 사업자로서의 정체성을 지우고,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인공지능으로 재편한 'AI 컴퍼니'로서의 실질적 생존 능력을 검증받는다. 내수 시장의 포화와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이들이 꺼내 든 카드는 '소버린 AI(AI 주권)'와 '실행형 에이전트'로 요약된다.
22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를 종합해보면 오는 3월 2일부터 5일까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최하는 MWC2026에 통신 3사가 모두 출전해 기술을 뽐낸다. 메트로경제>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단순히 모델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DC)부터 초거대 모델,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한 '풀스택 AI'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국내 최초 519B(5190억 개)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A.X K1'의 현장 시연이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에 진출한 이 모델은 한국의 기술 자립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글로벌 빅테크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아키텍처와 학습 로그를 가진 모델이 실제 어느 정도의 추론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동시에 SKT는 울산 AI DC 유치와 고성능 GPU 클러스터 '해인' 구축으로 쌓은 하드웨어 운영 노하우를 공개하며, AI를 돌리기 위한 '그릇'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엔비디아의 B200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과 추론 중심의 'AI 인퍼런스 팩토리'는 AI가 실험실을 넘어 산업 현장의 실질적 인프라로 안착했음을 선포하는 대목이다.
KT는 기술의 거창함보다 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질적 도구'로서의 AI를 제안한다. '광화문광장'을 테마로 꾸민 전시관은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누구나 쉽게 AI를 업무에 도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실용주의를 담고 있다.
핵심은 엔터프라이즈 AI 운영체제인 '에이전틱 패브릭(Agentic Fabric)'이다. 이는 기업이 복잡한 코딩 없이도 산업별 표준 템플릿을 활용해 자신들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업무를 처리하고 결제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틱 AICC'와 비전 AI 기술은 KT가 타깃으로 삼는 AX(인공지능 전환)의 종착역이 어디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상생 협력 부스를 통해 중소·벤처기업과의 연대를 강조한 점 역시, 혼자가 아닌 생태계 전체를 끌고 나가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성능 경쟁이 아닌 '고객 경험'과 '보안'이라는 감성적·윤리적 측면을 파고든다. 홍범식 CEO가 LG그룹 경영진 중 최초로 MWC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은 그만큼 이번 전시에 사활을 걸었다는 방증이다.
홍 CEO가 강조할 '사람 중심 AI(Humanizing Every Connection)'는 AI가 기술적 성취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의 연결을 어떻게 가치 있게 만드는지에 집중한다. 온디바이스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ixi-O)'는 보이스피싱 탐지와 실시간 통화 요약 등 사용자에게 가장 밀착된 통신 서비스를 AI로 혁신한 사례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합회(GSMA) 주관의 '글로벌 AI 레드팀 챌린지' 참여다. 자체 모델 '익시젠(ixi-GEN)'의 취약점을 글로벌 전문가들에게 공개적으로 검증받겠다는 것은, 생성형 AI의 신뢰성 문제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안전한 AI'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보안 솔루션 '익시가디언 2.0'을 필두로 한 신뢰 마케팅은 기술 격차를 넘어선 사용자 안심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의도다.
MWC26에서 확인된 통신 3사의 전략은 각기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글로벌 빅테크의 거센 파고 속에서 한국만의 'AI 주권'을 지켜내는 동시에, 통신망을 가진 사업자만이 할 수 있는 특화 서비스를 수익 모델로 연결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한국 통신사들이 덤 파이프(Dump Pipe, 단순 망 제공자)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전 세계 AI 지형을 바꾸는 '인텔리전스 사업자'로 거듭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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