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이후 대규모 국가R&D사업의 투자·관리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대형 R&D 사전점검체계 전면 개편 방안'이 12일 제5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고 밝혔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국가 재정사업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으며, 2008년부터는 R&D 사업에도 적용돼 왔다. 그러나 R&D 분야에서는 평균 2년 이상이 소요돼 신속한 기술 확보를 저해하고, 불확실성이 큰 연구개발 사업에 경제성 입증을 요구함으로써 연구 현장의 행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2025년 9월 '과학기술 5대 강국 실현을 위한 시스템 혁신'을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R&D 예타 폐지와 대형 R&D 투자·관리 체계 혁신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기본법'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해 2월 10일부터 시행되면서, 대형 R&D 투자 심의체계는 국가재정법 기반 예타에서 과학기술기본법에 근거한 R&D 맞춤형 사전점검 제도로 전환됐다.
이번 개편안은 예타 폐지를 통해 확보된 신속성과 유연성은 유지하되, 사업 기획 부실이나 예산 낭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사전점검 대상 대형 R&D 기준은 기존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상향된다. 이는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와 제도 도입 이후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한 조치다. 또한 모든 R&D 사업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성격에 따라 '연구형'과 '구축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점검 체계를 적용한다.
연구형 R&D는 AI, 양자, 바이오 등 전략기술 개발과 기술사업화, 인력양성 등 연구개발 중심 사업을 의미한다. 1000억 원 이상 신규 연구형 R&D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 심의 전에 '사업기획점검'을 실시해 사업계획의 완성도를 점검한다. 점검은 예산 요구 전년도 11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되며, 결과는 3월 중 각 부처에 통보돼 사업계획 보완과 예산 요구안 편성에 활용된다. 점검 항목은 시급성·구체성·중복성 등 4개 필수 항목으로 간소화해 연구 현장의 행정 부담을 줄인다.
구축형 R&D는 대규모 연구시설·장비 구축, 연구단지 조성, 우주 분야 체계개발 사업 등을 포함한다. 해당 사업에는 기획부터 완료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주기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먼저 사업추진심사를 통해 과학·기술적 필요성과 실제 수요를 점검하고, 기술 확보 여부와 사업관리 계획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요소를 확인한다.
이후 설계가 완료되면 설계적합성심사를 거쳐 시공 가능 여부와 입지 적정성을 종합 점검하고, 이 단계에서 전체 사업 규모와 부지를 확정한다. 사업 진행 중 환경 변화가 발생할 경우에는 주요계획변경심사를 통해 변경의 적정성을 점검한다.
모든 심사는 민간 전문가 중심의 전문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진행되며, 점검 결과는 예산 요구 전인 3월 각 부처에 통보된다. 각 부처는 이를 반영해 4월 말까지 지출 한도 내에서 R&D 예산 요구안을 편성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제도 운영을 위한 행정 규칙 제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관계 부처와 전문기관, 연구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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