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개인정보 유출 및 해킹 사고에 대한 수습책으로 내놓은 위약금 면제 조치가 오히려 가입자 대거 이탈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보상 규모와 방식이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과거 사례에 비해 미흡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위약금 부담이 사라진 가입자들이 최신 스마트폰 마케팅 공세에 맞춰 대거 경쟁사로 발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이탈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동안 총 5만2661명이 KT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면제 첫날인 12월 31일에만 1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하며 평소 번호이동 수준을 크게 웃돌았고, 첫 주말이었던 지난 3일에는 하루 이탈자가 2만1027명에 달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탈 고객의 향방이다. KT를 떠난 고객 중 약 71%가 SK텔레콤을 선택하며 특정 통신사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과거 SK텔레콤의 해킹 사고 당시 KT로 넘어갔던 가입자들이 위약금 면제를 계기로 다시 친정으로 복귀하거나, 경쟁사의 강화된 멤버십 혜택을 노린 이동으로 풀이된다.
가입자들이 이탈을 선택한 배경에는 KT의 보상안에 대한 실망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KT는 잔류 고객을 대상으로 6개월간 매월 100GB 데이터 제공, OTT 이용권, 멤버십 혜택 강화 등 총 4500억 원 규모의 보상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유사한 사고로 1조 원 이상의 보상을 집행했던 SK텔레콤의 사례와 비교해 규모 면에서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큰 차이는 직접적인 요금 할인 여부다. SK텔레콤은 사고 당시 전체 가입자 224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달 통신료를 50% 일괄 할인하며 이용자들의 금전적 부담을 즉각 덜어주었다. 반면, KT는 요금 할인을 배제한 채 데이터 제공 위주의 보상을 선택했다. 하지만 KT 가입자의 30% 이상이 이미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어, 추가 데이터 제공은 실제 보상으로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KT의 이탈추세는 새해를 맞아 치열해진 이통사들의 마케팅 경쟁과 맞물려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통 시장에서는 갤럭시 S25 시리즈와 아이폰 17 등 최신 기종을 중심으로 번호이동 보조금이 공격적으로 풀리고 있다. 일부 성지 판매점에서는 아이폰 17 프로가 40만 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과열 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SK텔레콤은 점유율 40% 회복을 목표로 재가입 고객의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그대로 복원해 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보안에 대한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번호이동 고객들은 보안을 고려한 이동이라기 보다는 위약금 면제와 마케팅에 따른 이동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T는 지난해 서버 94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며 2만2000여 건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으며, 이 중 368명은 실제 소액결제 금전 피해를 입기도 했다. 당국은 전체 고객이 보안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판단해 위약금 면제가 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이 이달 13일까지 이어지는 만큼, 가입자 순감 규모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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