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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K-산업 결산 3] 배터리 산업, EV 침체·정책 변수 속 ESS로 전략 전환

EV 수요 둔화 장기화로 점유율·가동률 동반 하락
전력망 투자·데이터센터 확대로 ESS 수요 급증
북미 ESS 수주 확대에 LFP 중심 사업 재편

배터리3사 로고/각 사 제공

올해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EV) 수요 둔화와 통상·정책 변수 확대가 겹치면서 구조적 전환에 직면한 한 해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관세 정책 기조가 다시 강화됐다. 여기에 미·중 갈등과 수출 통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EV 중심 성장 전략의 한계도 분명해졌다. 이런 가운데 전력망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새로운 수요 축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ESS를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SNE리서치 집계 결과 올해 10월 기준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합산 점유율은 16%로, 전년 대비 3.5%포인트(p) 하락했다. /AI 생성 이미지

◆EV 부진에 점유율·가동률 동반 하락

 

전기차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입지도 눈에 띄게 약화됐다. SNE리서치 집계 결과 올해 10월 기준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합산 점유율은 16%로 전년 대비 3.5%포인트(p) 하락했다.

 

출하량 감소는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3분기 59.8%에서 올해 3분기 50.7%로 9.1%p 떨어졌다. 삼성SDI 역시 같은 기간 68%에서 49%로 약 19%p 하락하며 가동률 조정 압박이 커졌다. SK온만 전년 3분기 46.2%에서 올해 3분기 52.3%로 7.1%p가량 올랐지만 1분기 저점 이후 반등 폭은 제한적이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시장 구조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보조금 축소와 금리 부담이 겹친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그동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 우위를 유지해왔지만 올들어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점유율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10월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이 24.2%에서 21.0%로 3.2%p 하락해 2위에 머문 반면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110.1GWh의 공급량을 기록하며 1위(29.2%)를 차지했다. BYD는 배터리 공급량이 141.2% 성장하며 점유율 순위 5위(7.6%)로 뛰어올랐다.

 

이같은 부진 속에서도 하반기 들어 정책 변수의 방향성이 점차 드러나며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미국 정부 예산조정법안(OBBBA) 조정으로 미국 내 생산세액공제(AMPC)는 대체로 유지되는 방향으로 정리됐고, 한·미 간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 15% 수준의 관세 합의가 이뤄지면서 EV·ESS 관련 부담도 일부 완화됐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중심 성장 국면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정책·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정리된 점이 사업 전략 전환을 본격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삼성SDI

◆ ESS 부상…전기차 둔화 속 새 성장축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력망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설, 재생에너지 연계 수요가 맞물리며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미국 ESS 시장이 올해 59GWh에서 2030년 142GWh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ESS 시장 역시 2024년 19.1GWh에서 2030년 83GWh로 성장하며 연평균 성장률은 22.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SS 시장은 그동안 중국 업체 중심의 과점 구조로 이루어져 왔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2019~2020년 국내 ESS 화재 사태로 주춤한 사이, 중국 업체들은 값싼 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선점했다. 다만 전력망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는 흐름이 강화되면서,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과 탈중국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ESS 시장은 정책 환경과 수요 구조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특히 전력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증설이 본격화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생산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한 업체들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ESS용 LFP 배터리를 앞세워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7월 테슬라로 추정되는 미국 기업과 2027년부터 3년간 5조9442억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2조원 이상 규모의 ESS용 각형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LFP ESS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SK온 역시 지난 9월 미국 플랫아이언에너지 개발과 LFP 파우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SS 시장 첫 수주를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확대… ESS 중심 전략 재편 가속

 

배터리 3사와 주요 소재사들이 추진해 온 대미 진출 프로젝트가 공장 가동 단계에 접어들면서 북미 현지 생산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북미 생산 거점 확보 속도를 늦추지 않는 이유는 양극재·음극재 등을 포함한 탈중국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가동 중인 미국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대규모 양산 중이며 기존 EV 생산 라인을 ESS로 전환해 양산 시점을 앞당겼다. 홀랜드 공장의 ESS 생산 능력을 올해 말 17GWh, 내년 30GWh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SK온은 포드와의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생산 시설을 각각 독립 소유·운영하는 데 합의했다. SK온은 테네시주 공장을, 포드는 자회사를 통해 켄터키주 공장을 맡는 구조다. 북미 전기차 시장이 캐즘과 보조금 축소로 정체된 반면 ESS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단독 운영 체제를 통해 ESS 중심 생산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셀 제조사를 넘어 양극재·음극재 등 핵심 소재 기업들까지 북미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현지 전기차·ESS 배터리 산업 전반의 생산 기반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 '얼티엄 캠'이 캐나다 퀘백주에 건설 중인 양극재 공장의 1단계 시설투자 완료 시점을 내년 10월 31일로 확정했다. 완공 후 연산 3만 톤 규모의 전기차용 양극재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 얼티엄셀즈의 배터리에 적용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배터리 산업은 일시적인 수요 위축을 넘어 사업 구조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해진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며 "불확실성이 큰 환경 속에서도 ESS를 중심으로 한 수요 재편과 북미 생산 전략이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 경로가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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