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AI 기반 신약개발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5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민간 기업과 정부의 협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날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는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 개발사업'의 총괄기관이자 1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대형 국가 연구과제로, 오는 2029년까지 4년 3개월간 정부지원금 약 371억원이 투입된다. 국내 최초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임상시험 설계·지원 플랫폼을 구축·개발하고, 전임상 및 임상 단계를 연계해 인공지능 신약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대병원(2주관), 삼성서울병원(3주관), 한국생명공학연구원(4주관) 등도 분야별 연구에 참여한다.
1주관 핵심 연구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 연합학습 기반 전임상·임상 통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2~4주관에 의해 개발되는 AI 모델들의 유기적 연계·협업을 위한 오케스트레이션 운영 ▲비임상·임상 데이터 표준화 등을 추진한다.
특히 참여 기관이 보유한 연구 및 비임상·임상 데이터를 외부 반출 없이 학습 가능한 연합학습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마련하고 보안 기술을 도입하는 등 협력 연구 체제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구축될 'K-AI 플랫폼'은 제약, 병원, 임상시험수탁(CRO) 등에서 실효성을 갖추는 것이 목적이다. 오는 2028~2029년 2단계 사업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임상시험 설계 지원을 통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등 6건의 실증 사례를 달성해 현장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표준희 AI신약연구원장은 "신약개발의 시간·비용·위험을 모두 줄이는 혁신적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며 "산·학·연·병 협업 체계를 통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신약개발을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주관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바이오벤처기업 아이젠사이언스 측은 "기존 물질 발굴 단계에 집중돼 있던 인공지능 신약개발을 고도화하겠다"며 "개별 기간의 데이터 경계를 넘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1주관 공동기관인 임상시험수탁(CRO) 전문기업 씨엔알리서치는 "전통적인 임상시험 전반에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CRO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주관기관에는 GC녹십자,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등 국내 대형 제약사 다수가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높인다.
GC녹십자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중개연구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분석 도구로 쓰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임상 단계 이행을 촉진하는 조력자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신현진 목암생명과학연구소장은 "전임상과 임상 간의 데이터 간극을 줄이고 인공지능이 임상 전환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의 경우 이미 신약개발 역량은 물론,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 있어서도 독자 기술력을 내재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비만 신약 후보물질인 'HM17321'은 인공지능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됐다. 표적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과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지방은 줄이고 근육량은 늘리는 기전을 규명했다.
동아에스티도 지난달 서울대학교 첨단융합학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차세대 인공지능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 기관은 공동 연구뿐 아니라 서울대학교 석·박사 과정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인재를 양성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도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통합 플랫폼으로 '제이웨이브'를 보유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기존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인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하고, 모델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JW중외제약은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해 10여 개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 바 있다.
인공지능 기반 혁신신약 전문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인공지능으로 도출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PHI-501의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신약 플랫폼 '케미버스'의 적응증 확장 모듈 '딥리콤'을 활용해 난치성 대장암, 악성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등 여러 난치성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제약 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의 역할이 제약이라는 산업 특수성에 부합하도록 기업 입장에서는 약물 안전성과 약리 활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한차원 나아가 민간과 정부의 구체적인 협력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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