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관한 '국가대표 AI 선발전' 결과가 발표되자, 인공지능(AI) 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종 정예 5개 팀에 선정된 네이버클라우드, LG AI연구원, SK텔레콤, NC AI, 업스테이지는 안도와 환영의 분위기 속에 후속 준비에 착수했지만, 이번에 탈락한 카카오, KT, 카카오헬스케어 등은 내부 책임론과 전략 부재 논란까지 겹치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6일 <메트로경제 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목표로 총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의 최종 수행기관으로 5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메트로경제>
이번 선발은 ▲프롬 스크래치 방식의 독자 AI 모델 개발 능력 ▲오픈소스 개방성과 상업화 가능성 ▲멀티모달 및 옴니모델 확장성 등에서 종합 평가가 이뤄졌다.
AI 업계의 '2강'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LG는 다소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예상된 결과지만 부담도 컸다"고 밝혔고, LG는 "단순 수주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모델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해킹 사건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던 SK텔레콤은 "얼마 만에 반가운 소식인지 모르겠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SKT는 최종 2개 팀에까지 포함돼 AI 기술력 회복을 통한 이미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선발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소기업인 업스테이지의 선전이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개발 LLM '솔라 프로 2'로 글로벌 AI 벤치마크에서 12위에 오르며 LG 엑사원(11위)과 함께 유일하게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탈락한 대기업들의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특히 카카오와 KT는 내부에서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두 기업이 AI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보다 오픈AI(카카오), 마이크로소프트(KT) 등 해외 빅테크에 의존해 왔다는 점이 독이 됐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소버린 AI(국가 주권형 AI)' 기조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오픈AI와 협력한 AI 챗봇 '카나나(Kanana)'를 공개한 데 이어 자체 모델 1.5 버전까지 개발했지만, 상용화·기술 고도화 측면에서 네이버나 LG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다. KT 역시 2022년 국내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자체 모델 '믿음'을 내놨지만 이후 기술 업데이트에는 소극적이었다. 공모 직전에서야 '믿음 2.0'을 공개했지만 결국 선정되지 못했다.
카카오의 탈락에는 조직 내부의 결속력 부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모회사인 카카오와 협업하지 않고 루닛컨소시엄에 참여한 점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 문제로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최종 선발과 별개로 탈락한 기업들에도 특화 AI 모델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이의신청 기간도 운영되지만, 업계에선 실제 번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소버린 AI'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기업의 자율성과 실패를 포용하는 유연한 생태계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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