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진 대표, 매출 1000억 넘기고 약속 지켜…"올 2600억 목표"
92년 당시 1000만원으로 사업 시작…2030년 5000억 찍고 IPO
전기, 소방, 통신등 분야 제품 생산·공사 …충북 음성에 신공장
데이터센터, 국제기준 부합 장비·시공 능력 갖춰…美에 법인도
지난해 10월, 130명에 가까운 ㈜근우 임직원들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8박10일 동안 여행했다. '소를 키울 사람' 없이 임직원 모두가 함께 한 일정이었다. 회사는 여행 경비로 적지 않은 10억원 가량을 썼다. 돈은 많이 들었지만 함께 여행하면서 남은 것이 더 많았다.
"회사 매출이 500억원을 넘었을 때도 전 직원들과 일본 여행을 같이 갔었다. 당시에 1000억원이 넘으면 유럽 여행을 가자고 약속했다. 이젠 약속도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 같다.(웃음)"
김재진 대표가 92년 당시 '근우실업'으로 설립한 근우는 2018년에 매출 525억원을 기록했다. 그후 4년만인 2022년에는 김 대표가 유럽 여행을 약속했던 '매출 1000억원'이 넘었다. 지난해는 2년전 매출(1065억원)의 두배가 훌쩍 넘는 22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2600억원이다.
"2030년 매출 목표는 5000억원이다. 그리고 코스닥 상장까지 갈 것이다."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하고 김 대표가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온 임직원들에게 또다시 꺼낼 약속이 궁금해진다.
김 대표는 "유능한 인재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연봉을 삼성처럼 많이 줄 수는 없다. 복지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 중소기업에 사람이 오질 않는다.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동종업계에선 아마도 우리만한 기업이 없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실제로 근우는 경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뿐만 아니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위해 5·10·15·20년 장기근속 포상 제도가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자녀학자금을 모두 지원한다. 전직원에게 매년 건강검진비도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활용하기 쉽지 않은 다양한 유연근무제도를 시행하는 것을 물론이다. 2023년에는 '가족친화기업' 인증도 받았다.
근우는 전기, 소방, 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까지 많은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수배전반, 안전교체분전반(SRDP), 모터제어반 등 제조 뿐만 아니라 창립 당시 아이템이었던 부스덕트를 비롯해 무정전원장치(UPS), 변압기 등 장비 생산, 소방·전기·통신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메인 차단기로 전원을 끊지 않고도 분기회로 작업이 가능한 분전반으로 근우가 자체 개발해 특허낸 SRDP는 안정성, 효율성, 경제성 등이 뛰어나다. 수입 대체 효과까지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김 대표는 최근엔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AI데이터센터는 회사 전체 매출의 40~50%에 달할 정도로 핵심 사업군으로 급부상했다.
"AI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 설비 구축사업은 10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력이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전기요금이 저렴해 데이터센터를 원하는 외국기업들의 선호도가 아시아권에선 일본보다 높다. 회사는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장비와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대세인 100메가와트(MW) 규모의 AI데이터센터 구축 수행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미국, 유럽 등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는 1000MW(1GW)급 센터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의 AI데이터센터 전력 설비 구축 레퍼런스를 토대로 현재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 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미국엔 현지법인인 KW Engineering을 지난 2023년 설립하기도 했다.
근우는 지난 4월엔 충북 음성에 수배전반 제조공장을 준공했다.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경기 안성 공장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음성공장에 약 3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에 프랑스 다국적 기업인 슈나이더일렉트릭과 '블록셋 판넬' 제조 및 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음성공장에 블록셋 판넬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음성공장은 판금, 도장까지 일련이 공정이 가능한 스마트공장"이라고 설명했다.
근우는 설계→생산→납품→설치공사→사후관리 등 관련 분야에 대한 모든 공정을 아우르게 됐다.
김 대표는 92년 회사 설립 당시 1000만원으로 시작했다. 20평 규모의 사무실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책상과 의자 등 집기를 구입하는데 그 돈이 다 들어갔다. 은행거래가 쉽지 않아 한땐 돈을 빌리기위해 사채까지 써야했다. 97년 IMF 당시엔 달러가치가 급등,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 공사하면서 이익은 커녕 회사가 환차손의 절반 가량을 떠안아야 하는 등 큰 고비도 많았다.
"IMF 당시 직원들 월급을 50% 삭감할 수 밖에 없었다. 직원들이 버티지 못하고 결국 다 나갔다. 나와 함께 창업한 동료 두명만 남았더라(웃음). 내년 회사 매출 목표는 3000억원이다. 사업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주마등같은 시간은 그렇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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