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인프라 확충에만 1조원 이상을 사용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공수표를 던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5일 <메트로경제> 취재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대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연다. 또 이달 말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과 데이터세네터 규제 개선 등을 포함하는 'AI 컴퓨팅 인프라 발전전략'을 발표한다. 메트로경제>
국가 AI 컴퓨팅 사업은 엔비디아 등 외국산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입한 후 점진적으로 국산 AI 반도체 비율을 늘려 최종 1엑사플롭스(EF,1초당 100경번의 부동소수점 연산 처리 능력)의 연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030년까지 GPU 3만장을 확보하기로 했으나 늦어도 2027년 초까지 3만장을 채우는 쪽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핵심과제 추진 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 "올해는 1만5000장 정도는 구비가 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원래 2030년까지 그렇게 국가 재원을 쓰기로 했으니 그걸 앞당기는 것 뿐"이라며 "AI 분야 추경이 이뤄진다면 AI GPU 구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 예산 677조원 중 1조원 가량을 AI에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IT·반도체 업계에서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예산 문제부터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공간 및 전력 확보 문제까지 무엇하나 단기간 내에 해결 될 가능성이 없는데 공수표를 던진다는 주장이다.
현재 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엔비디아의 H100은 약 4만달러 이상(약 5400만원)에 달하고 구매한 GPU를 수령하는 데에는 1년 가량 소요된다. 단순 계산으로 1만5000장을 구입하는 데에는 8100억원, 3만장에는 1조6200억원이 든다. AMD, 인텔 등의 GPU를 구입해도 3만장 구입에 1조원 이상이 든다.
여기에 더해 구입을 할 예산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연내 수령이 가능한지도 문제다. 현재 엔비디아의 GPU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등 쟁쟁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선택하고 있는데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질 못해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데이터센터 설립에 따른 문제들 또한 해결되지 않았다. 구입한 GPU를 AI 개발을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효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규모에 따라 수천억 원 단위의 비용이 필요하다. 확보하겠다고 밝힌 연산능력 또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10배를 넘는다.
카카오가 경기도 안산에 설립한 '안산 데이터산터'는 연면적 4만7378㎡ 하이퍼스케일 규모다.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저장 가능한 데이터량은 6엑사바이트다. 해당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은 4249억원에 달한다.
NHN클라우드가 2023년 11월 개소한 '광주 AI 데이터센터'는 전세계 10위권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컴퓨팅 연산능력은 88.5페타플롭스(PF), 저장용량 107페타바이트다. 정부가 설명한 1엑사플롭스는 88.5페타플롭스의 11.3배에 달하는 연산능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충 어림잡아 인프라 구축에만 3조원 이상을 사용하겠다는 포부인데, 실제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실현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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