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도 증시가 지속적인 우상향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한투운용)이 각자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지난 10일 인도 성장 업종에 투자하는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와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를 상장했다. 전자는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 등 자유소비재 업종 15개 기업에 투자하고, 후자는 인도 상위 5대 그룹인 타타, 릴라이언스, 아다니, L&T, 바자즈 그룹주와 계열사에 투자한다.
해당 ETF의 설계를 주도한 현동식 한투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은 상장 당일 "내 자본을 직접 투자한다는 심정으로 인도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을 선별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자사 ETF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니프티50과 같은 인도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은 많았지만, 직접 투자하는 상품은 아직 없었다"며 한투운용 인도 ETF만의 특징을 강조했다.
현 본부장은 2010년부터 12년간 중국 상하이 사무소장을 지내며 중국 시장의 투자 전문가로 활동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현재는 지리적으로 중국의 이웃국가이자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를 직접 오가며 '액티브 ETF'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액티브가 패시브보다 운용역 역량이 더 가미돼 수수료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지만, 그만큼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인도 니프티(Nifty)50 지수를 추종하는 'KB스타 인도 Nifty50 인덱스펀드'를 지난 9일 출시했다. 니프티50 지수는 인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지수 중 하나로, 인도 내에서 가장 큰 50개의 대형 상장 기업을 포함하고 있다. 이 지수는 인도의 경제 전반과 주식시장의 동향을 반영하는 지수로 여겨진다.
KB자산운용의 인도 ETF는 '패시브'형이다. 지수를 그대로 따른다는 특징이 있어 더 적은 수수료로 ETF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인도의 대표 기업에 투자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자산운용사는 각기 특성을 가진 ETF를 비슷한 시기에 내놓으며 ETF 시장 중위권 경쟁을 치열하게 이어나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ETF 시장 점유율은 KB자산운용이 3위(7.76%), 한투운용이 4위(7.11%)로 그 격차가 크지 않다. 한투운용이 전년 대비 2.22% 시장 점유율이 올랐고, KB자산운용은 전년 대비 0.27% 점유율이 하락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3위·4위 회사가 ETF 시장 점유율 1위(삼성자산운용)·2위(미래에셋자산운용)를 따라잡기는 버거워 보이지만, 중위권 쟁탈전은 상위권 쟁탈전보다 더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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