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보험 등 금융주 대비 상대적으로 적게 올랐던 증권주가 최근 증권사들의 2분기 호실적 전망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증권 업황 개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증권주의 상승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지수는 이달 들어 7%가량 상승, KRX은행(4.62%), KRX보험(1.25%)등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KRX 증권지수의 연초부터 지난 6월까지 상승률은 11%로 KRX 보험(30%), KRX 은행(26%) 등보다 한참 낮았다. 개별종목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키움증권은 약 15% 올랐으며 삼성증권은 12%가량 뛰었다. 미래에셋증권(6.56%), NH투자증권(3.62%), 한국금융지주(2.29%)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주식 거래가 활성화된 데다 인공지능(AI) 붐에 미국 주식 수요도 늘면서 수수료 수익 증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2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46% 증가한 13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커버리지 5개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3% 감소한 1조 711억원이지만, 이는 컨센서스를 13%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간 점과 시중금리 하락으로 보유자산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시장 기대치 대비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구체화에 따른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주주환원을 늘린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선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도 하반기 밸류업 계획 발표와 공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4일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 환원하기로 한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중 밸류업 공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의 증권사들도 기업가치 제고 방안 계획을 검토 중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은행에 이어 증권사도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까지 활용하며 주주환원정책의 가시성을 제고하기 시작했다"며 "현 상황상 양호한 증시 거래대금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비중이 높은 증권사 중심으로 주주환원정책의 가시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우려가 축소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 연구원은 "양호한 2분기 실적을 통해 부동산 PF 우려 완화가 예상된다"면서 "수도권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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