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순정' 일부종사를 미덕으로 여기던 유교적인 사회 분위기와 관습 안에서는 매우 당연하게 여겨지던 여자의 덕목이기도 했다. 애정 문제는 알다가도 모를 얄궂음이 많다. 첫눈에 반해 죽고 못 살 것처럼 극성을 떨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맹서는 허망하게 끝나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 않던가. 그 사랑에 대한 순정은 왜 그리 여자에게만 더 강요되던가. 필자의 기억으로는 미국의 소설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갯츠비'에서 보이는 갯츠비와 에밀리 부론테의 소설인 '폭풍의 언덕'에 나오는 히드클리프의 사랑 정도나 남자의 순정으로 보일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왕자가 남주인공인 경우가 많은데 "행복하게 살았데요."로 끝나는 동화의 말미도 만약 그 이후의 오랜 세월을 가다 보면 분명 제2 제3의 후궁을 두지 말란 법이 없다. 애달픈 사랑을 한 숙종도 그랬다. 당태종을 이어받아 즉위한 당 고종 역시 선왕의 여자를 황비로 앉히지 않았던가. 그녀가 측천무후다. 가부장적 전통이 당연하던 오랜 세월 이전부터 사랑 문제에서도 남자들은 능력이 있을수록 여러 여자를 거느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자들에게는 부덕(婦德)을 강조하며 도식적인 삶을 정해 놓았다.
시앗을 보면 길가의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부부관계에서 배우자가 다른 이성에 마음을 둔다면 마음 앓이가 보통이 아니다. 역학적으로 보자면 시앗을 보게 되는 경우는 자신의 사주에 비견比肩:자신의 일간과 같은 오행이 더 있게 되면 남편을 나누는 형국이 된다. 관성官星의 지지地支에 공망空亡이 들게 되면 남편이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 외롭게 독수공방을 한다. 남자들도 비견이 왕旺하면 아내 자리를 나타내는 재성이 약하면서 역시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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