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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영

[메트로가 만난 기업人]"화장실이 아니라 욕실입니다" 새턴바스 정인환 대표

90년 새턴바스 창업…욕실장, 샤워부스등 최초 제조 '선구자'

 

욕실 기술 총 망라한 '모듈러 욕실' 특허…'래미안'에 첫 적용

 

정 대표 "욕실 잘못만들면 100년 후회…주거문화서 중요 공간"

 

해외 공략·IPO 목표도…'스마트 욕실'등 통해 미래 공간 준비

 

정인환 새턴바스 대표가 제품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새턴바스

욕조, 세면대, 변기 등이 있는 집안의 공간을 우린 의례적으로 화장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것은 화장실이 아니라 '욕실'이라고 강조하는 기업인이 있다.

 

"화장실은 혼자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욕실은 같이 쓰는 공간이다. 욕실에선 힐링도하고 재충전도 한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씻기고 가족끼리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 바로 욕실이다."

 

서울 논현동에 있는 새턴바스 본사에서 만난 정인환 대표(사진)가 전하는 욕실에 대한 철학이다.

 

정 대표는 1990년에 새턴바스의 전신인 새턴기업을 창업, 35년 가깝게 욕실 제조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새턴(Saturn)'은 둘레가 아름다운 그 목성에서 사명을 따왔다.

 

"난 30년 넘게 욕실만 생각해왔다. 욕실에 관해서만큼은 국내에선 내가 선구자다. 욕실장, 샤워부스 등도 최초로 만들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종합가구회사도 내게 욕실을 배워갔다.(웃음)"

 

욕조, 세면대, 욕실장, 샤워부스 등은 새턴바스의 경기 포천 공장에서 모두 제조한다.

 

지인이 욕실에 있는 수건장을 한번 만들어 팔아보자고 제안한 것이 정 대표를 욕실의 길로 인도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마흔이었다.

 

욕실 수건장으로 첫 발을 들여놓은 정 대표와 새턴바스는 요즘 '모듈러 욕실'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장에서 욕실과 화장실에 있는 모든 것을 제작·조립해 아파트나 주택 등에 그대로 앉히기만 하면 된다.

 

"욕실은 그 좁은 공간에서 15가지의 작업을 해야한다. 인건비는 갈수록 비싸지고 있다. 자칫 공기가 늘어나 입주가 지연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물이 새는 등 하자도 적지 않다. 모듈러 욕실은 이런 위험 요소들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모듈러 욕실은 '래미안' 브랜드로 유명한 삼성물산과 공동 특허를 출원했다. 서울 서초 신반포 15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펜타스' 게스트하우스에는 새턴바스가 개발한 모듈러 욕실이 적용돼 있다.

 

모듈러 욕실은 일반 아파트 뿐만 아니라 노인정, 수련원, 요양원 등에서 쉽게 설치해 적용할 수 있다.

 

정인환 새턴바스 대표. /제공=새턴바스

정 대표가 욕실에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디자인이다.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이용하기 좋고 편리하고 안전한 욕실이 그것이다. 물론 심미적으로도 아름다워야한다.

 

그는 "욕실 중심의 주거문화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우리의 창업정신이다. 나이가 들면 자기가 살던 집에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거동하기 불편하다고 실버타운이 왠말이냐. 그래서 욕실은 휠체어를 타고도 불편하지 않아야한다. 욕조는 높낮이를 다르게 해 낙상사고 등을 막아야한다. 조명은 '테라피' 기능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카림 라시드(이집트), 카타리나 로렌즈(독일), 슈페판 카즈(독일), 클라우디오 벨리니(이탈리아), 송승용(한국) 등이 새턴바스와 콜라보를 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다.

 

새턴바스의 제품들은 굿디자인(GD) 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등도 다수 받았다. 특히 욕조로 독일의 IF 디자인 어워드를 받은 것은 이례적이다.

 

정 대표는 최근엔 새턴바스의 욕실 디자인을 총망라한 턴키 제안서를 들고 재건축조합 등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가 보여준 새턴바스의 제안서속 욕실은 그냥 잠을 청해도 충분한 공간처럼 느껴질 정도다.

 

"결국은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욕실을 직접 선택해야한다. 조합원들에게 턴키 제안을 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금 집을 잘못 지으면 100년을 후회한다. 욕실은 더욱 중요하다. 욕실이 주거문화에서 중요한 공간이 되는 것을 꼭 보고 죽는게 나의 희망이다."

 

욕실에 대한 그의 이런 철학과 집념이 국내에만 머물 일은 아니다. 물론 벌써부터 새턴바스는 욕실 문화가 발달해 있는 일본에 욕조 등을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에도 일부 제품을 판매했다. 미얀마에는 아예 조인트벤처(JV)로 합작공장까지 만들었다.

 

"미얀마에서 제품을 생산해 중동 시장을 공략하려고 준비했다. 하지만 공장을 만든 후 군부쿠테타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만들어진 욕실은 가정을, 국가를 건강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00살까지 사는데 편리하고 충분한 욕실을 구현하고 만들어나가는게 우리의 목표다."

 

새턴바스는 한때 매출이 600억원 가까이까지 갔었다. 경쟁이 격화되며 매출이 주춤, 지난해엔 388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향후 기업공개(IPO)도 계획하고 있다. 창업할 때부터 증권시장에 상장하는게 꿈이었다.

 

최근의 디지털 변화에 발맞춰 '스마트 욕실'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의 '욕실'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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