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우려에 수요 ↑
미 연준 '금리 동결 가능성 시사'에 달러 기대 ↓…, 금 기대↑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 금 매입도 금 가격 상승에 기여해
지난 5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뒤 하락세를 보이던 금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의 확전 우려, 중국 등 외국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 등 복합적 요소가 작용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0.7% 상승한 온스 당 199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5일(현지시간)의 1831.80달러보다 8.9% 상승한 가격이다.
최근 금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의 주 요인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장기화 우려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소폭 하락한 2거래일(12일 0.23%, 16일 0.37%)을 제외하고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3.11%나 급등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장기화 및 확전 우려에 안전자산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연준의 파월 의장이 내놓은 메시지도 금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미국 경제는 강하지만, 노동시장은 계속 빡빡한 상태기에 추가 금리 인상에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은 전반적인 금융 상황을 상당히 긴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로이드 등 외신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조심스럽게 긴축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지난 몇 주 동안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금융 긴축 효과를 내 추가 금리 상승 압박이 감소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파월 의장이 국채 수익률 상승을 직접 언급하면서, 금리 동결 및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 가격과 금 가격에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기조도 금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세계금협회(WCG)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은 지난 6월부터 금을 사들이기 시작해 8월에는 77t의 금을 매입했다. 특히 중국은 8월에만 28.9t의 금을 매입하면서 국제 금 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1월부터 미-중 패권 경쟁의 전략으로 보유한 미 국채를 처분하며 금을 사들이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 긴장감이 고조된 만큼, 현재의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정세가 불안할 수록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의 금리 동결 및 인하 가능성도 금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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