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과 스마트폰 시장 부진 등으로 14년 만에 가장 저조한 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실적 영향으로 주가는 한 달 반 만에 6만전자로 주저앉았지만 주가 전망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700원(2.37%) 내린 6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장중 7만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같은날 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만에 최저치다.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 역시 6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8만 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초 5만50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무려 10차례나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영업손실 74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익 1조원을 밑돌았던 지난 1분기(6402억원)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증권가에서는 시장 전망치인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2분기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 평균)를 매출 61조8907억원, 영업이익 2714억원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배터리셀업체들이 약세로 특히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도 외국인, 기관 매물이 출회돼 2%대 하락세"라며 "외국인, 기관 합계 약 2200억원 가량 삼성전자 순매도에 나서며 코스피 하락폭 35포인트 중 삼성전자 기여도가 홀로 11포인트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번 2분기를 저점으로 다음 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하락과 감산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계절성에 기반해 전사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며 "디스플레이(SDC)와 가전 사업부 등 실적은 소폭 개선되겠으나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업황은 삼성전자의 실적 설명회 기조 설정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버와 스마트폰 시장 둔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감산 규모 확대, 설비투자 축소 의지 표명 여부가 절실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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