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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나' 아닌 '취업'을 위한 대입

한국의 대학은 졸업보다는 입학이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치열한 입시 경쟁만 버티면 출석만 성실하게 해도 졸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을 정도다. 선진국 등 외국은 오히려 입학보다 졸업이 어렵다. 독일의 경우, 뮌헨에서 킬(한라에서 백두 정도) 내 132개의 대학과정 중 121개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3분의 1이 정규기간 내에 졸업하지 못한다고 한다. 졸업까지 평균 6~7년이 걸리며, 전공에 따라서는 10학기를 넘어가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국 사회에서 학벌은 취업 시 아주 큰 조건으로 작용한다.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를 차치하고, 당장 상위권 대학과 하위권 대학간의 임금 격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교육이 '교육'보다 '경쟁'이 되는 이유다.

 

최근 입시에서는 의약학 계열이 초강세를 보인다. 이 역시도 압도적으로 연봉이 높은 '의사'가 되기 위한 경쟁이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2020년 발간한 한국의 직업정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소득이 높은 직업 상위 10개 중 9개가 의사였다. 이 다음으로도 상위권에는 다양한 의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한 번은 입시 전문가와의 미팅 자리에서 이런 물음을 던진 적이 있다. 의사는 수술을 집행하고, 수많은 피와 죽음을 마주하는 힘든 직업이다. 의대를 희망하는 모든 상위권 학생들은 모두 적성에 맞아서 선택하는 것인가? 그러자 "돈 때문이죠"라는 예상한 답변이 돌아왔다. 처음에는 의사 못 하겠다는 학생들도 일단은 의대에 진학부터 하자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따금씩 우리는 웃으면서 말하지만 이처럼 잔인한 사회가 없다. 결국 돈을 쫓게 되는 사회 구조에서 교육이 '자아 실현'의 원동력이 될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간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0~17세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지난 2021년 기준 10만명당 2.7명이다. 2000년대 들어 최고치다. 국제아동권리 NGO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코로나19 기간 20개국 아동의 삶의 질과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 순위는 20개국 중 18위(10점 만점에 7.10점)를 기록했다.

 

물론 경쟁교육만의 아이들의 행복을 좌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꿈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는 청소년도 없다.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까지 의대 입시 경쟁에 뛰어든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꿈을 종용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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