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첫 재판이 개최된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담당 재판부가 바뀐 상황이어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29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부당이득 반환 소송 제8차 변론을 진행한다.
이번 재판에서는 콘텐츠 제공업체(CP) 발로 대규모 트래픽을 위한 네트워크 투자비용을 누가 부담할 지에 대한 문제를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SKB를 비롯한 전 세계 ISP 망에서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해마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넷플릭스가 SKB의 전용회선을 이용하기 시작한 2018년 5월 50Gbps 수준에서 지난해 9월 기준 1700Gbps까지 약 34배나 폭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 '지옥',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수리남' 등이 흥행하며 SKB는 지금도 넷플릭스의 안정적인 콘텐츠 전송을 위해 전용회선 트렁크 용량을 수 차례나 추가 증설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SKB 관계자는 "SKB가 넷플릭스 트래픽 용량 증설에 투자하는 비용을 넷플릭스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손실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콘텐츠의 트래픽 용량이 부담되지 않아 네트워크 생존에 영향이 없었던 초기 인터넷 시장의 잣대를 고수할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소송의 의미는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전달하기 위해 네트워크와 설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현실에서,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라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부가통신사업자인 콘텐츠 사업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 넷플릭스와 같은 일부 글로벌 CP만이 단지 해외 사업자로서 서비스 독점력과 국내 법 및 규정의 미비한 점을 악용해 어떻게든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을 명분을 찾고 있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OCA(Open Connect Alliances)를 이용한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넷플릭스가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자체적으로 구축한 CDN(Contents Delivery Network)이며, 자사가 직접 설치하고 운영해 전문 CDN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축한 것이라는 것이다. OCA는 ISP가 아니며 통신사의 비용이 아닌 넷플릭스 자신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SKB측은 "넷플릭스는 망중립성에 대해 '모든 콘텐츠 사업자는 ISP의 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망 중립성이란 ISP가 네트워크 상에서 모든 콘텐츠를 조절, 차단, 웃돈 등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이지, 콘텐츠를 무상으로 전달하라는 원칙이 아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사업자들이 ISP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이용해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합당한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2021년 6월 1심에서 법원이 SKB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넷플릭스도 인터넷을 이용하는 기업이자 이용자로서 당연히 내야 할 비용이 있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SKB는 트래픽 규모에 맞게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인터넷 기본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무정산 피어링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SKB는 2016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인터넷교환노드(SIX)에 망을 연결해 콘텐츠를 전송해왔다. 이 때부터 넷플릭스는 SKB가 '피어링(직접 연결) 무정산'이라는 원칙으로 자기 비용 부담으로 콘텐츠를 전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8년 5월부터 연결지점을 일본 도쿄로 옮기며 연결방식을 브로드밴드교환노드(BBIX)로 변경했다. 넷플릭스는 이때도 무정산 합의가 그대로 연장됐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재판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개최된 'MWC 2023'에서 넷플릭스의 CEO(최고경영자)가 망 이용료 부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후 처음 개최되는 재판이어서 더욱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렉 피터스 신임 CEO는 MWC에서 "망 사용료를 부과하면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 고가의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킬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하며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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