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업계의 올해 가장 큰 화두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였다. 또 회사 수장이 바뀌고 사옥이 변경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었다.
연간 실적에도 분기별로 많은 차이가 있었다. 1분기에는 IT 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역대급 연봉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면서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 했다. 2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도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의 여파로 성장세가 줄어든 데다 인건비 경쟁이 영업비용 증가로 작용하면서 3분기 매출은 늘어난 데 반해 영업이익이 줄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상 초유의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업계 규제로 이어져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께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며칠 간 먹통이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은 물론 택시, 대리, 지도, 결제 등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가 작동되지 않았다.
반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같이 서버가 입주해 있는 네이버는 서비스 장애가 전방위로 발생하지도 않았고 일부 기능 장애 마저 빠르게 복구돼 카카오와 큰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복귀되기까지 최대 장애시간은 127시간 33분으로 집계됐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카카오 전체 서버의 약 30%가 입주해있는데 무려 3만 2000대에 달하는 카카오 서버가 멈춰섰다. 카카오의 서비스 일부가 10시간 만에 복구됐지만, 많은 서비스들이 한동안 복구되지 못 했으며, 다음 및 카카오메일도 오류 발생이 지속됐다.
카카오의 먹통 사태의 원인은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전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데이터센터에 모든 시스템이 이중화돼 있었다면 빠른 복구가 됐을 텐데 일부 시스템이 판교 데이터센터에서만 이중화가 돼 장애 복구가 늦어졌다"며 "캐시 서버, 오프젝트 스토리가 판교 센터에만 설치돼 있어 카카오 로그인, 카카오톡 사진 전송 기능 등 복구가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네이버는 7단계에 달하는 서비스·인프라 이중화로 이 같은 블랙아웃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카카오는 협의체를 구성해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 중인 데, 발표 시기는 상당히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와 약속한 무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 방안이 어떤 식으로 마련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를 망라해 무료 서비스에 대해 보상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터넷 플랫폼 업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최근 국회는 '카카오 먹통 방지법'으로 불리는 3개의 법안을 통과시켜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의 데이터 보호 의무를 기간통신사업자 수준까지 강화하기로 했다. 포털들이 소속돼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를 주요 방송통신 사업자와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보는 것은 정당치 않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포털 올해 초 수장 교체...성과는
네이버는 지난 3월 CEO(최고경영자)는 물론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리더십을 전면 교체했다. 기존 리더십은 50대가 주축이었지만 40대가 C레벨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조직 쇄신에 나면서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리더십 교체에 따라 조직 안정감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네이버는 오히려 전 사업 부분에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3분기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5대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최 대표는 취임 이후 신규 성장 동력 발굴과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두고 경영에 나섰다. 근무형태 결정에서도 직원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주 3회 이상 사무실 출근이 기반이 된 'O타입'과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한 'R타입'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 대표는 또 지난 10월 북미 최대 개인간 거래(C2C) 패션 및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 인수를 결정했다. 이는 2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거대 규모로, 네이버는 당초 4월로 계획된 인수 마감 시한보다 3개월을 앞당겨 내년 1월 포쉬마크 주식 취득 등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카카오도 지난 3월 말 남궁훈 대표를 임명했으며 지난 7월에는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이언트 공동 센터장을 카카오 대표로 인정해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로 남궁훈 대표는 지난 10월 19일 카카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 사태를 책임지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는 홍은택 대표가 단독으로 카카오 수장을 맡고 있다. 남궁 대표는 이후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을 맡아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올해 6월 제 2 사옥인 '1784'를 오픈하고, 카카오는 10년 임대 계약을 한 판교 아지트로 지난 7월 사무실을 옮겼다. 네이버 1784는 29개층 10만 제곱미터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 약 100대가 자율주행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로봇은 이 건물에서 활용 위치 인식 센서인 '라이다' 없이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를 활용해 위치 인식, 경로 설정 등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 아지트는 지하 7층, 지상 15층까지 건물 2개 동으로 이뤄져 있으며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와 함께 올해 연간 실적을 볼 때 1분기와 3분기가 다소 부진했으며, 2분기에는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실적이 저조했다. 4분기와 내년까지도 이 같은 실적 부진세가 이어지지 않을 지 우려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북미,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섰는데 이 같은 성장 전략 다변화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 카카오는 개발자들의 연봉 인상폭을 최소화했으며 보수적인 신규 인력 채용으로 내년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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