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는 2주가량 가능…'절반' 지났다
"올해 6월에 일어났던 파업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긴 합니다. 최대한 기름 수급에 차질 없도록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유조차를 빨리 보내드려야죠."
화물연대 총파업이 6일을 맞이한 29일정유업계에서는 재고가 동나는 주유소 사업장들이 속속 등장해 파업의 추이를 집중하는 한편 긴급 배차를 통해 기름 수급에 총력을 다 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이번 파업을 두고 6월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6월 파업 때는 탱크로리(유조차) 운전기사들의 화물연대 조합원 비율이 10%대에 머물렀다면, 이번 파업에는 탱크로리 운전자기사들의 화물연대 가입 비율이 대폭 늘어났다. 전국적으로는 평균 70%, 서울 수도권에서는 90%에 달하는 가입률을 기록한 상황이다.
4대 정유사로 불리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은 "폭발적으로 가입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예고된 총파업이라 주유소들에 재고를 비축해 놓으라고 안내했기 때문에 6월처럼 당장 팔 기름이 없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유업계의 '파업 대비'가 무색하게 고비와 변수는 남아있다.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수도 있고, 탱크로리에도 업무개시명령이 집행될 가능성도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기름 수급에 차질을 빚는 주유소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날 수 있고 이를 정유사들이 긴급 수급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8일부터 '휘발유 품절' 안내문을 붙인 주유소들이 속속 등장해 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왔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56곳의 주유소는 휘발유가 동났다. 충남 지역은 아산시, 논산시 등 10곳에서 휘발유 품절 사태가 일어났다. 서울 9곳, 경기 8곳, 강원 4곳, 충남 10곳, 충북 4곳, 전북 4곳, 전남 5곳, 경북 6곳, 경남 4곳, 부산 1곳, 세종 1곳 등이다.
국토부는 수도권 일부 주유소에서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군 탱크로리 등을 활용해 긴급 수송 대응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예고된 파업에 대비해둔 상태라 재고를 쌓은 주유소들이 많아 주말은 잘 넘겼다"면서도 "이번 주초부터는 피해가 누적되는 곳이 보인다"고 언급했다.
주유소마다 석유 제품이 팔리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버티기'가 가능한 기간도 다른 상황이지만, 석유협회는 2주가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달에 2회 정도 재고를 확보하는 주유소가 많은 탓이다.
하지만 이는 '버티기'일 뿐, 미봉책이라는 말이 지배적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파업에 대비하기 위해 주유소들이 무작정 기름을 사들일 수만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유소들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혹시라도 파업이 빠르게 종료되면 재고손실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고, 정유사로서도 이런 상황이 이례적이라 조속히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해다. 이어 "업무개시명령이 얼만큼 물류 정상화에 도움이될지 모르겠지만, 노조 쪽에서 강경하게 나오거나 면허취소를 당하는 탱크로리 운전자들이 많이 발생하면 그것도 정유업계에게는 타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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