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만에 하락세 띈 경유…하지만 가격차 200원 이상 여전해
전쟁·파업 드응로 '경유 상승 요인'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상황
"휘발유는 가격은 잘 떨어지는데 경유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디젤차를 살 때는 '기름 값을 아껴볼 수 있겠다'라고 기대했었는데..."
휘발유와 경유 값이 모두 떨어졌지만 경유를 사용하는 차주들의 한숨 소리는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A씨는 "종로구는 경유가 비싼 축에 들어서 절대로 동네에서는 주유하지 않는다"며 근래에는 디젤차량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다고도 말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이 동반 내림세를 보였다. 11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44.5원을 기록하며 전주보다 14.2원 내렸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0.5원 내린 1878.4원으로, 두 제품의 차이는 233.9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평균 경유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7주 만에 일어난 일이다. 휘발유 가격이 11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것보다는 더 느리게, 더 적은 폭으로 줄어든 모습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 추세"라며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는 아직 크지만 국제 가격 차이가 좁혀지고 있어서 시차를 두고 국내 판매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66달러(2.13%) 하락한 배럴당 76.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1월 3일에 76.08달러를 기록한 후 최저치로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원유시장은 추수감사절 연휴와 대다수 시장의 조기 폐장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여기에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국제 유가 하락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4만명에 육박하며 또다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수도 베이징만 추산해도 신규 감염자는 2000명대에서 하루 만에 4000명대로 대폭 증가해 4307명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발표했다.
이에 반해 국내 상황은 휘발유·경유 가격이 높아질 수 있는 요인도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길어질수록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 공급 차질이 생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4대 정유사로 불리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석유협회 측의 설명에 의하면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이번 주 주유소들이 미리 기름을 많이 사서 채워놓았기 때문에 이번 주에는 가격 정체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유·휘발유 제품의 하락·상승세와는 별개로 두 제품의 가격 격차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 유럽발 에너지 수급 위기가 해소되지 않아 국제 경유 가격이 안정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고, '유럽 에너지 대란'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천연가스에 대한 대체 수요마저 경유로 몰리게 되면 경윳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휘발유와 가격 차이가 지금보다 더 벌어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