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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유통산업의 미래 어디로③] 버티컬 커머스 얼어붙은 투자시장 '옥석 가리기'시작

오늘의집은 지난 5월 23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올해 최고 수준의 투자금을 유치한 기업 중 한 곳이 됐다. 반면 오늘회는 투자 유치 실패와 40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대금 지급 실패로 9월 전 직원 권고사직 사태가 벌어졌다.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며 버티컬 커머스 업계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기업과 깊은 수렁에 빠진 기업으로 나뉘었다. /오늘의집

한동안 '유니콘'을 쏟아내던 버티컬 커머스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정 카테고리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으로 고객을 확실하게 록인(Lock-In)하면서 한동안 e커머스 기업들의 새로운 생존책으로 떠올랐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유니콘'들이 쏟아졌지만 최근 상황은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한쪽에서는 적자를 감당 못해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사태 속에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버티컬 커머스 업계는 투자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3고 사태로 자본 운용이 보수화 돼 단순히 확보한 활성고객의 수만으로는 투자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품이 걷히고 있다"며 "한동안 플랫폼 기업, 특히 방대한 회원수를 확보한 플랫폼 기업이라면 언젠간 성공한다고 보고 투자가 이어지는 때가 있었다. 지금은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이기 때문에 적자가 이어지면서도 제대로 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은 아기 유니콘이 아닌 '밑빠진 독'으로 통한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발란은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본격적인 고물가 사태가 시작 되기 전 발란은 명품 커머스 업계 1위 기업으로 꼽히며 기업공개(IPO) 시점을 두고 세간의 관심이 몰렸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C 투자 내역을 보면 주춤하는 성장세가 보인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시리즈B 당시 발란은 2500억원의 가치를 인정 받고 32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에서 발란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3000억원 수준이며 투자금 또한 지난해 보다 줄었다.

 

지난 9월에는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회' 운영사인 오늘식탁이 전 직원에 권고사직을 통보하면서 충격을 줬다. 10월 말 경 일부 서비스를 재개했지만 추가 투자 없이는 장기적으로 성장은 물론 생존도 불투명한 상태다.

 

오늘식탁은 지난 4월까지 131억4000만원의 누적 매출과 75만 명의 회원수, 17만명의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를 확보했던 유망 기업 중 하나로 꼽혔다. 정책기관인 한국성장금융이 투자했고 올초 시리즈B 투자에서 12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결국 300개 협력업체에 40억원 규모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영업 중단에 이르렀다.

 

힙합퍼 또한 이달 1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 스트릿 패션 유행을 좌우하던 업계 1위 기업이었으나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결국 사업을 접었다.

 

반면 성공가도를 달리는 버티컬 커머스들도 있다. 지난 8월 패션 플랫폼 브랜디는 29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투자금 1530억원을 확보했다. 경쟁사인 에이블리 또한 소비자의 실질 앱 활용을 뜻하는 총 실행횟수와 총 사용시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문몰 부문에 있어 계속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에이블리 앱의 월 총 실행횟수는 약 12억4000만회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도 지난 5월 23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올해 국내 스타트업 중 최대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때 인정 받은 기업 가치는 2조원에 달한다. 현재 월평균 상품거래액은 1400억원대다.

 

성장은커녕 사업종료까지 고려할 정도로 휘청이는 곳과 반대로 시장 1위 기업으로 성장 중인 곳이 동시에 존재하는 데에는 이들 기업의 '차별성'에 있다.

 

버티컬 커머스 기업은 양날의 칼을 쥐고 있다. 카테고리 킬러 기업은 전문성에 있어서는 종합몰보다 고객의 신뢰성이 높다. 대신 특정 분야 하나만 파고들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를 메꾸기 위한 방책이 부족하다. 특히 과거에 없었던 신기술이나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카테고리를 사업 분야로 할 때에는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나 대외적인 변화, 핵심기술에 대한 정부 규제 등이 닥쳤을 때 타개책을 찾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현재와 같이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때에는 미래 가능성만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가 없다.

 

최효석 서울비즈니스스쿨 대표는 자신의 SNS에서 버티컬 커머스의 중요 요소로 ▲팬덤 커뮤니티 ▲확실한 수익모델 ▲퀄리티컨트롤(QC) ▲신리관리 넷을 꼽았다.

 

그는 "플랫폼 비즈니스에는 공식이 있다.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순서로 성장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정보성 콘텐츠를 통해 유저를 모으고 커뮤니티를 통해 잠재 고객의 충성도와 마켓을 확보한 뒤 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야놀자(모텔 커뮤니티), 오늘의집(인테리어), 무신사(신발카페) 등이 이러한 공식으로 성장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시점에서 중개모델을 판매모델로 전환하는 데에 성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버티컬 커머스인 만큼 퀄리티 컨트롤이 곧 신뢰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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