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심 서비스가 시행된 지 2달이 지났지만 가입자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e심이 지원되는 폰이 9월 기준으로 안드로이드 폰은 갤럭시Z폴드·플립 2종, 아이폰은 아이폰 11~14 시리즈와 아이폰XS, 아이폰XR, 아이폰 SE 2세대 및 3세대에 그치고 있다. e심 서비스가 지원되는 폰이 적다는 점이 서비스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현재는 이동통신사에서 e심을 보조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 이 서비스가 활성화가 되기 힘든 데, 이를 기본 회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e심 서비스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당초 한 대의 폰으로 2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e심 상용화로 번호이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번호이동 건수가 오히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e심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9월 번호이동 건수는 직전 월과 비교해 3만건 이상이나 감소한 24만 4723건으로 집계됐다. 또 10월에는 애플의 아이폰14가 출시되면서 9월에 비해 소폭 증가해 3만 7830건이 늘어난 29만 2553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동기 47만 279건과 비교해 무려 7만 7727건이나 줄어든 것이다.
또 이통사들에게 e심 요금제 가입자수를 물어보니 요금제 가입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e심이 지원되는 폰이 많지 않아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e심 요금제 가입자수는 공개할 수 없다"며 "하지만 단말이 충분히 제공이 되어야 이 서비스를 선택 가능한 고객의 범위도 넓어질 텐데 아직 초기 단계고 사용 단말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e심 요금제 가입자수는 일반 요금제랑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며 "이는 e심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고객은 아이폰 이용자나 갤럭시 신제품 가입자에 한정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KT는 e심 요금제 가입이 조금 더 나은 상황을 보이고 있다. KT는 지난 9월 1일 하나의 폰에서 두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는데, 지난 10월 11일 듀얼번호 및 듀얼번호 라이트 가입 고객이 23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듀얼번호 서비스는 e심을 동시에 사용하는 이용자를 위한 상품이며, 듀얼번호 라이트는 e심은 사용하지 않고 2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이다. KT는 e심 서비스 가입자 만을 포함하는 듀얼번호 서비스의 가입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KT는 연내에 50만 고객이 듀얼번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는 다른 경쟁사와는 달리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입자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중고 거래, 주차 등 내 실제 번호를 공개하기 난감한 상황일 때 듀얼번호를 쓰면 편리하다는 에피소드 형태의 KT 듀얼번호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1700만을 넘겼다"며 "스마트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업무와 일상 분리, 개인번호 보호 등 듀얼번호의 장점에 대한 글도 다수 게재되고 있다. 실제 듀얼번호는 젊은 층에서 사랑받고 있는데, 전체 듀얼 상품 가입자 중 50%가 20, 30대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직 가입이 미흡한 e심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 이통사에서 모 회선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통 3사는 지난 9월 1일부터 e심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통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e심 요금제는 유심으로 가입한 모 회선에 추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통사들은 월 8800원만 내면 소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전화·문자는 모 회선 제공량을 공유해쓰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e심 서비스가 2번째 번호로 사용된다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 e심 제도가 보조용으로 서비스되는 '듀얼요금제'에 국한돼 있어 체제 정비가 필요하다"며 "해외에서는 e심이 단지 2번째 번호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모 회선으로도 이용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 9월 7일 미국에 출시되는 아이폰 신규 모델에서 유심 트레이 지원을 중단하고 e심만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박 의원은 "해외에서는 물리심이 사라지고 e심만 사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이통 시장은 이 동향을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며 "듀얼요금제를 넘어선 제도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똑같은 요금의 e심 요금제를 출시한 것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통 3사의 e심 요금제는 8800원으로 단가가 모두 동일하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SKT와 LG유플러스의 e심 요금제를 보면 1GB도 아니고 250MB의 단가가 8800원으로 똑같다"며 "단가가 똑같을 확률은 벼락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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