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반도체 자립화를 본격화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손을 잡고 반도체 동맹을 만들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 8곳이 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하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라피더스'다. 출자 기업은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와 소니를 비롯해 통신 업계에서 NTT와 소프트뱅크 및 NEC, 자동차 기업 도요타와 전장 기업 덴소와 미쓰비시UF은행이다.
라피더스는 2027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도 연구개발 거점 비용 등 700억엔(한화 약 6600억원)을 보조할 예정이다.
특히 라피더스는 차세대 공정인 선폭 2나노 이하까지도 염두에 둔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일본 기술자들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구상도 밝혔다. 삼성전자가 2027년 1.8나노 수준 양산을 선언한 상황, 라피더스 계획대로면 반도체 업계에서 단숨에 최고 수준 공정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일본 반도체 산업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3위권인 도쿄 일렉트론이 있고, 실리콘 웨이퍼도 신에츠와 섬코가 절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다. 소재 부문에서도 일본 기업들이 최고 수준 품질을 자랑한다.
미세 공정 필수품인 EUV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나노 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장비도 일본 캐논이 개발 중이다. 일본 반도체 기술이 힘을 합치면 충분히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움할 역량을 갖췄다는 얘기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이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음달 미국과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거점을 정비한다는 계획. 여기서 얻은 미국 노하우를 흡수해 반도체 산업 개발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정부 지원도 꾸준히 투입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래피더스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본이 한 때 전세계 최고 반도체 강국이었던 만큼, 다시 자리를 되찾으려 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에는 위협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반도체 특별법조차 계류되면서 투자도 위축되고 있는 만큼, 반도체 강국을 지키기 어렵다는 위기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반도체 양산이 기술력만으로 시작하기는 어려운 분야라서다. 이미 반도체 치킨 게임 등으로 주도권을 잃은 상황, 키옥시아도 꾸준히 점유율을 뺏기는 모습이다.
특히 라피더스에는 일본 반도체 업계 주력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되지 않았다. 도쿄일렉트론 CEO였던 테츠로 히가시가 회장을 맡게되긴 했지만,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는 키옥시아와 소니, 덴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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