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역대급 최대실적을 올렸던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이 국제 유가 하락과 경기침체 우려로 어두울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고,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실적 발표는 11월 중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상반기 12조3천2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내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 7716억원 ▲에쓰오일 55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전 분기 영업이익인 2조3292억원보다 66.9% 줄어든 수치고, 에쓰오일의 경우는 전 분기 영업이익인 1조7220억원보다 67.7% 감소한 규모다. 이 밖에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 4사가 마주한 문제는 '정제마진'에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지표로 꼽히는데,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경유 등을 팔아 남긴 차익을 의미한다. 배럴당 4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3분기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7.1달러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66.9% 내렸다. 지난 2분기 6월 둘째 주 정제마진이 29달러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해 볼 때 큰 낙차가 생긴 것이다. 결국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정유사들이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 손실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떨어지면서 정제마진이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갔다"며 "계절적 요인이 적용될 4분기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제유가가 정유사 실적에 반영되려면 시간 차가 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을 지금부터 예견하기는 힘들다"라고 현재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러한 정제마진 하락 배경에는 국제 유가의 하락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징조가 곳곳에서 나타면서 수요 하락 요소들이 등장했고 실제로 전분기 대비 10% 하락했다. 주요 기관들도 국제유가 수요 하락으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 요소와 주요 산유국 감산 등으로 인한 변수가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제유가가 하반기 들어 90달러 초반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고환율도 정유사를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1430원 대를 기록하고 있는 환율은 정유사에 환차손을 입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유사들은 은행이 정유사의 원유 수입대금을 먼저 지급해주겠다고 약속하는 어음인 유전스(usance)를 통해 원유를 수입하고 후 일정기간 후에 시점 환율로 결제대금을 지불한다. 정유사가 환율이 1200원대일 때 원유를 수입했다고 가정하고 결제 대금일이 현시점에 다가왔다고 한다면, 1400원대 환율로 수입대금을 은행에 상환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익 악화 요인들로 정유사들의 탄소중립 투자와 설비 투자도 더뎌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 HD현대는 3600억원 규모의 신규 원유정제시설 투자를 중단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유례없는 흑자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적자를 메우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인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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