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뱅크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로서는 대규모 자금유출로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자금이탈 현상이 꾸준히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지점이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예금자 동요를 포착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디지털 뱅크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일일활성이용자(DAU)는 10월 평균 320만명으로 7월(350만명) 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데이터 분석센터 와이즈앱이 분석한 일일 DAU를 보면 판교데이터 센터 화재가 발생한 이후 15일과 16일은 각각 356만명, 354만명, 17일과 18일은 432만명, 378만명으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일시적으로 이용자가 증가한 이유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이 앱에 접속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카카오뱅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 안전할 거라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마음이 불안해서 출금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젠 카뱅보다 금리가 높은 적금도 많아서 은행을 고르는데 어렵진 않았다"고 했다. 맘 카페에서도 "아이 적금 통장으로 사용했는데, 먹통 된 이후 찝찝해서 다 뺐다"며 "편리해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집중해서 넣은 면이 있었는데, 오히려 시중은행에 분산해서 넣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인터넷은행이 디지털 뱅크런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시중은행의 경우 각 지점이 있기 때문에 예금인출을 위해 영업점을 방문하는 등 혼란스러운 노이지런(noisy run)을 포착할 수 있지만, 인터넷 은행의 경우 고객의 동요를 확인하기 어려워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은행의 경우 낮은 이탈률을 적용해 산출규모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앞서 인터넷은행은 단계적 적용 및 유예기간을 거쳐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을 적용받고 있다. 다만 차입금·법인예금은 최대 100%의 높은 이탈률로 계산하는 반면 소매예금은 5~10%의 낮은 이탈률을 가정해 소매예금이 많은 인터넷은행의 경우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의 경우 모든 예적금의 해지 및 자금이체가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가능하다. 인터넷은행 예금자는 시장정보에 민감하고, 정보에 민감한 예금자가 군집행위에 취약한 점을 고려할 때 디지털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소영 예금보험공사 선임조사역은 "디지털 뱅크런 발생시 온라인을 통한 소매예금은 더 쉽게 해지하고 자금이체를 할 가능성이 높으니 지금보다 높은 이탈률을 적용하여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예금보호금액(5000만원)내 보호되는 소액예금까지 일시에 인출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만큼 뱅크런이 발생하면 영업시간 이후 자금이체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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