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SK C&C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야기한 화재를 언제 알았는지와, 화재를 알린 방식, 전력 차단에 대한 통보 방식을 두고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양측은 대규모 피해를 낳은 책임을 서로 상대에 미루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 관리책임자였던 SK C&C와 고객사였던 카카오 사이에 서비스 파행에 따른 책임 규명과 손해배상을 어느 쪽이 얼마나 부담할 지를 놓고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고객들에게 피해를 먼저 보상한 후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소송전까지 갈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화재를 언제 알았느냐'는 시기와 전원 차단을 카카오에 알린 방식이 '일방적인 통보였다'와 '양해를 구했다'로 카카오와 SK C&C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SK C&C "화재 15일 오후 3시 33분 알렸다" vs 카카오 "4시 3분경 화재 인지했다"
SK C&C는 화재가 발생한 15일 오후 3시 33분경 카카오에 화재를 알렸다는 입장을 나타내는 반면, 카카오는 오후 4시 3분께 화재를 인지했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또 화재를 알린 방식에 대해서도 SK C&C는 먼저 전화를 해 화재를 알렸다고 밝히는 반면, 카카오는 자신들이 먼저 연락을 취해 화재 사실을 알게 됐다는 입장이다.
화재를 알린 시간에 대해 양사간 30분의 시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카카오와 SK C&C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9분경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의 전기실 배터리에서 불이 났다. 3분 만인 3시 22분께 소화 설비가 작동됐고, 카카오는 5분 후인 3시 27분에 인프라 장애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3시 33분이 되어서야 SK C&C는 화재로 인한 전력 계통의 이상으로 인해 고객사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을 인지한 후 메뉴얼에 따라 화재 발생 관련 상황을 비상연락망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둔 카카오 등 고객사에 알렸다는 것이다. 이때 소방 당국에 화재를 신고했으며 센터 내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대피 상황도 파악했다.
SK C&C 관계자는 "화재 당시 현장에 상주하는 카카오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카카오는 화재 사실을 즉시 인지했다"며 "우리는 3시 33분에 비상연락망을 통해 화재 사실을 알렸고 물 뿌리기 전에도 다시 한번 화재 사실을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방서에 신고하기 전에 화재 경보가 울렸고 직원들을 대피시킨 상태였다"며 "카카오 직원들이 있어서 이 사실을 모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카카오측은 3시 42분경 카카오는 전사 장애 전파 및 사내 대응팀을 가동하고 3시 52분경 공식 트위터에 1차 장애 사실을 공지했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서비스 장애가 왜 발생했는지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는 이후 4시 13분경 이중화된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 복구 처리 작업을 개시했으며, 4시 53분경 SK C&C측으로부터 살수를 위한 전원 차단을 통보받아 데이터센터 전원이 완전 차단됐다고 밝혔다. 이후 5시 2분이 되어서야 이중화된 데이터센터를 통한 트래픽 분산 처리 작업에 나섰다고 공개했다.
카카오는 SK C&C가 데이터센터 화재 사실을 더 빨리 알렸으며 추가적인 피해 방지는 물론 복구에도 더 빨리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3시 33분경 카카오 서버 전원이 다른 입주 기업들의 서버에 비해 먼저 차단돼 다른 기업들보다 피해가 더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 차단 절차 SK C&C "양해 구했다" vs 카카오 "일방적 통보"
양사는 또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전력 차단 절차가 적합했는 지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이고 있다.
SK C&C측은 소방당국이 4시 52분경 "화재 진압에 물을 사용해야 한다"며 "누전 위험이 있어 전력을 차단해달라"고 요청해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SK C&C 관계자는 "당시 긴박한 상황으로 고객사에게 화재 사실과 중요한 알림을 전할 고지의 의무가 있었다. 소방당국이 전력 차단을 요청해 카카오측에도 이를 전달하면서 미리 양해를 구한 부분이었다"며 "물을 뿌리는 것을 대기하다 화재가 더 커질 수 있는 부분이고 인명 피해도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카카오에 빠르게 전화를 드려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측은 '양해를 구했다'기보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밝히고 있다.
양사는 손해 배상 논의 계획을 두고도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스는 17일 공시를 통해 "우선 서비스를 정상화한 후 손해 배상에 대해 SK C&C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SK C&C는 이 같은 공시도 상의 없이 발표된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카카오가 입은 하루 피해액만 약 2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SK C&C의 배상책임 보험 한도는 70억원 가량으로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양사가 이 같은 책임 공방을 벌이는 것은 본격적인 배상에 나서기 앞서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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