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가 폐배터리를 통한 자원 확보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25년 경에는 7억9400만달러, 우리 돈 1조917억원에 달할 예정이며 2040년에는 573억9500만달러(78조9181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동반성장 중인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시장은 '전기차의 역설'을 깨뜨리기 위해서라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폐배터리를 해결하지 못하면 '탄소를 줄이는 전기차'가 '폐배터리를 양산해 내는 전기차'라는 오명을 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만큼 폐배터리는 사용 후처리가 중요한 자원이다.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으며 토양 오염의 주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사용과 재활용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자원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는 분야기도 하다. 최근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라 미국산 광물이나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광물을 사용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배터리 기업들로서는 재활용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폐배터리 업계에서는 "수거한 폐배터리를 미국 소재 시설에서 추출하게 되면 미국산 소재로 분류되기 때문에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조금 더 빨리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배터리 3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폐배터리 재활용' 전략도 합종연횡과 투자를 통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스코, 화유코발트, 라이-사이클, 에코프로씨엔지 등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협력을 맺었다. 라이-사이클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LG화학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해 라이-사이클 지분 2.6%를 확보해둔 상태다. 이를 통해 2023년부터 10년간 니켈 2만톤(t)을 공급받고 북미 전기차 시장의 수요 충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화유코발트와는 올해 안에 운영 방안 등 세부 내용을 협의해 합작법인 설립을 최종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충북 청주 오창과 폴란드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를 에코프로씨엔지에 공급해 사용 가능한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자원을 얻는다.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금속 물질은 배터리 개발을 위해 다시 정제돼 실제로 배터리 제작에 투입되고 있다.
삼성SDI는 친환경 선언을 필두로 재활용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코발트, 니켈,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소재들을 직접 광산에서 채굴하지 않고도 배터리 리사이클링 확대를 통해 재활용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올해 5월 연구소 내 '리사이클연구 랩(Lab)'을 신설해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 및 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파트너사와의 기술 협력 및 산학협력을 통한 리사이클링 신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SK온의 경우는 에코프로를 통해 어센드 엘리먼츠로부터 폐배터리 원료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는 배터리 리사이클 전처리 전문 업체로 SK에코플랜트가 최대 주주로 있으며 이곳에서 만든 블랙매스를 포항캠퍼스로 운반해 니켈·코발트·리튬을 추출하고, 양극재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은 "배터리 리사이클을 통해 새로운 양극재를 제조하는 것은 친환경 미래를 위한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IRA 대응이 아니더라도 배터리 업계의 폐배터리 재활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봤다. IRA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발전의 촉매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IRA 해결책으로 폐배터리를 찾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발 빠른 JV 설립이나 MOU 진행에 대해서는 "배터리 사업이 자본 집약적인 사업이기에 대규모 투자 시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혹시나 모를 재무적인 리스크를 대비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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