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도 높은 긴축 여파로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2%의 이자를 요구하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등장했다.
4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76%로 한 달 만에 0.23%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2013년 1월에 4.84%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최근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인 2.96%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중 주담대 금리는 4.35%로 전월보다 0.19%p 오르면서 2012년 8월(4.41%)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3~7.28%로 지난주 3개월만에 연 7%대에 재진입했다. 한 주 전보다 0.3%p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7%선을 앞두고 있다. 1주일새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4.90∼6.47%에서 5.1∼6.81%로 인상되면서 4%대 금리가 사라진 것이다.
서민 대표 대출인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도 연 4.26∼6.56%로 뛰었다. 지난해만 해도 연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에 머물렀던 전세대출 금리는 이후 급격히 올라 현재 7%선에 근접하고 있다. 1년 사이 이자 부담이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코픽스와 금융채 등 지표금리가 오르면서 이번 달이 2년 후 금리 갱신 시점이라면, 상환액이 두배 이상 뛰어 오를 전망이다.
예를 들어 A씨가 2년 전 전세대출을 연 2.5% 금리로 2억원 빌렸다면 한 달 이자는 41만6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금리가 5%만 되어도 A씨의 월 납입 이자는 83만3000원으로 불어난다. 만약 금리가 7%까지 오르면 월 납입 이자는 117만원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같은 기간 신용대출(대출기간 1년 일시상환식, 매년 기한연장 가능, 금융채 6개월 연동금리)도 1억원을 받았다면 이자는 약 30만원선에서 현재 60만원까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 8월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는 연 6%에 육박했으며 같은 기간 신용평가(CB)사 신용점수가 가장 낮은 600점 이하(저신용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6.4~11.82%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12%까지 치솟은 것이다.
문제는 대출 금리 상승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 연준은 11월 초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할 가능성이 사실상 확실시 됨에 따라 한국은행이 당장 오는 12일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은 연말까지 주담대 등 가계대출금리가 평균 8%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8%를 넘어서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시장은 대출자의 급격한 이자 상승이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민간 소비마저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변동금리 가계대출 비중은 7월 중 잔액 기준으로 78.4%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기준금리가 0.25%p 오를 경우 민간소비는 최대 0.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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