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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미국의 리쇼어링'에 무슨 생각을 해야 하나

차상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육성법(CHIPS and Science Act),캔서문샷(Cancer Moonshot)...'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달여 사이에 입법한 이들 조치가 한국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전기차, 반도체 등 선도 산업의 거대시장 활동에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온나라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지만 한발 더 떨어져서 동맹 미국의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보조금 지원, 반도체 공장 지원,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등 미국내 첨단 제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춘 이들 프로젝트는 초강력 '리쇼어링(생산기지 본국회귀)정책'의 시리즈 성격이다. 미래형 친환경, 첨단 산업과 기술이면 국적을 불문하고(중국은 제외) 자국에 유치해 신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제조업 패권국의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원대한 구상 아래 입법됐고 앞으로도 궤를 같이 하는 정책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와중에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부흥을 위해 보호주의, 자국 우선주의 색채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농도면에서 능가한다는 지적도 있다. 취임 반년만인 지난해 7월 내놓은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이 대표적이다. 연방 정부가 공공물자를 조달할 때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면서 부품의 미국산 비중을 현행 55%에서 2029년까지 75%로 늘리는 계획이다. 값싼 생산비용을 찾아 해외에서 생산하거나 중국 등지에서 조달하던 중간재, 완성품을 다시 미국내에서 만들도록 유인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칸', '리쇼어링' 정책의 기본판이다.

 

바이든의 자국 우선주의는 리쇼어링의 효과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미국내 유턴기업 지원업무를 하는 단체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의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생길 새로운 일자리가 올해만 34만8493개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중 63%(21만9283개)가 리쇼어링으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6만5337개보다 8만3156개(31.3%) 늘어난 수치다. 2019년 11만250개에서 2020년 18만1037개 등 팬데믹을 거치면서 급격히 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때인 2013년 리쇼어링 정책이 본격 추진된 뒤 10여년동안 160만개를 넘는 일자리들이 리쇼어링 및 FDI로 만들어졌다.

 

눈여겨볼 것이 한국은 올해 기준으로 리쇼어링과 FDI를 통한 미국내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34개 기업에서 3만5403개였다. 그 뒤를 베트남 2개 2만2500개, 일본 46개 1만4349개, 캐나다 40개 1만3671개, 독일 60개 9855개, 중국 46개 8985개 등이 있다. 한국기업이나 기존 한국내 투자 미국기업이 미국에서 새로 생산활동 등을 벌이는데 따른 부(負)의 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대중국 갈등과 불안정한 지정학적 우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전쟁 및 신냉전체제 형성에 따른 공급망 위기 등은 전세계 제조시설의 미국행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일방적 보호주의가 본격화하기 전인데도 우리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미국 일자리 창출에 가장 헌신적인 행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리쇼어링 정책은 어떤 처지일까. 정부는 지난 2013년 '해외진출기업 국내복귀 지원법'을 만들었지만 그 성과는 미지수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108개사에 그친다. 미국의 리쇼어링 기업수가 2020년 한해동안 1484개사인 것을 보면 경제규모를 감안해도 초라한 실적이다.

 

길게 보면 20여년전 노무현정부때부터 시작한 리쇼어링 정책인데 왜 이런 결과가 생겼을까. 답은 분명하다. 기업들이 국내보다는 동남아나 미국을 아직도 기업하기 좋은 토양으로 보기 때문이다. 높은 인건비 외에도 경직된 노동시장,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등이 기업에게는 국경장벽처럼 보일 뿐이다. 인건비와 밸류체인때문에 해외로 간 기업들이 단시간에 빠르게 유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국내 산업현장의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유턴기업 클러스터 등을 통한 파격적 지원으로 기업의 마음을 돌리는 노력이 시급할 것이다. 현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에 리쇼어링 지원강화를 포함하고 지난 6월 관련 법률의 시행령을 고쳤다. 경제안보측면에서라도 전략산업에서는 공급망 강화정책이 시급히 실행돼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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