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익 급격하게 악화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하반기 실적 반등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에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석유화학업계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보와 역량 있는 인재 확보에 집중하며 설비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하반기 실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여전하고 석유화학제품 수출액까지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하반기 업황 개선도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제품가에서 원가를 뺀 에틸렌의 스프레드의 가격은 이달 세 번째 주 기준 톤(t)당 108달러, 한화로 약 14만5044원까지 떨어졌다. 에틸렌은 원유에서 추출한 기초 원료로 '산업의 쌀'이라 불리고 있고,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업계의 핵심 수익지표로 쓰이고 있다. 이렇게까지 하락한 에틸렌 스프레드 가격은 110달러를 기록했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에틸렌과 나프타의 톤(t)당 가격은 각각 830달러, 669.5달러다. 이에 따른 에틸렌 스프레드는 160달러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를 크게 밑돌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하며 초고유가 사태는 면했지만 세계적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배경으로 석화업계의 하반기는 어두운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고 중국 도시봉쇄 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도 석유화학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증권업계도 석유화학업계의 하반기 예상 영업이익을 낮췄다. 증권가는 LG화학의 3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에 비해 대비 78%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고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각각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사들도 이와 같은 현상을 직시하고 대비에 나서고 있다. 먼저 석유화학 기업들은 NCC 가동률을 떨어뜨렸다. 코로나19 특수로 100% 가동했던 NCC 가동률을 일제히 80%대 초반으로 낮췄다. LG화학의 경우는 80%까지 NCC 가동률을 낮추며 오는 9월부터 NCC의 정기보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설비 부문의 투자는 공격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미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에만 3조9457억원을 집행했고 이는 지난해 상반기 설비투자액인 2조6122억원과 비교하면 51%가량 많아졌다. LG화학은 지난 30일 충남 대산공장에 연산 3200t 규모의 탄소나노튜브(CNT) 공장을 추가 건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CNT는 전기와 열전도율이 구리·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로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연간 총 6100t으로 확대되며 국내 1위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차세대 소재 시장을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의 현지 합작사 '롯데알미늄머티리얼즈USA'를 통해 2억4449만달러를 들여 미국 켄터키주에 양극박 생산공장을 2025년까지 짓는다. 양극박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소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국내 4대 화학사로 불리는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은 어두운 업황에도 꾸준한 인재 채용으로 대응했다. 특히 석유화학사 체질 전환과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인재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의 직원 수는 6월말 기준 4645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5명 늘었다. LG화학의 직원 수도 1만4319명으로 1년 전(1만2994명) 대비 1325명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첨단소재 688명, 석유화학 591명. 생명과학 63명를 채용했다. 가장 채용단위가 큰 첨단소재 부문은 커지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초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LG화학에 방문했을 당시 "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미국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들을 실행할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3대 신사업 중 하나로 꼽고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직접 LG화학의 대표적 글로벌 인재 확보 활동인 'BC(business&campus)투어'를 이끌며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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