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1400원 시대가 오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원·달러 환율이 일주일 만에 40원 가까이 오르면서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어져가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환율 상승으로 겪는 어려움이 항공 정상화를 향한 걸음을 느려지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3고(고유가·고금리·고환율)' 중 고유가의 고통에서는 조금 벗어나며 항공 정상화에 속도를 붙이는 듯 보였지만 고환율의 파고가 항공업계를 덮친 모습이다.
환율이 항공사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환율로 인해 악화되는 재무 상황을 대응할 방법은 묘연한 상태다. 23일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1345.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순외화부채 35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350억원 규모의 환차손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는는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284억원의 외화환산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화결제 비중이 높고, 항공기를 구매하거나 리스할 때 달러 기반 거래를 하기 때문에 환율에 민감하다"며 "환 헤지를 마련해둔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긴 기간 동안 재무적 어려움에 시달려왔고 환율이 더 오르면 어떤 항공사든 힘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무 상황이 어려운 LCC는 속앓이가 더 심하다. 성수기 여객 위주로 항공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일본 등 알짜 노선이 아직 정상화 되지 않아 여객으로 올릴 수 있는 영업이익 회복세가 더딘 상태다.
8월 초부터 22일까지 집계된 인천공항 국제선의 여객 수는 139만7952명을 기록했다. 인천공항공사가 9~10월 국제선 여객 수 300만명을 기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절반을 채 달성하지 못한 모습이다. LCC 중 에어부산의 경우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해 재무적 어려움에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에어부산 측은 "2분기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가 반영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어 "유상증자와 무상감자가 반영될 3분기에는 '완전자본잠식' 부분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하면서도 "환율이 높은 것은 항공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답했다.
LCC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재무적 환차손을 일으켜 문제라고들 하지만, 결국 해외여행을 고려했던 여객 수요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해외 여객은 기대보다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FSC 관계자는 "이미 입출국 시 PCR 의무 검사와 귀국 후 24시간 내 PCR 검사 등으로 해외여행을 꺼려하던 승객들이 고환율 영향까지 받는다면 해외여행을 더욱 꺼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항공사들은 적극적인 국내선·동남아편 증편,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 MD사업 확대 등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사실상 환율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성수기를 이용한 '반짝 특수'를 누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티웨이항공은 추석 연휴 기간에 임시편 36편을 편성해 운영해 연휴 기간 총 6800석을 추가로 공급해 부산·제주 등 고향을 방문하는 귀성객 수송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항공도 9월8일부터 12일까지 김포~부산, 김포~대구, 김포~여수 등 주요 노선에 임시로 34편을 투입해 6400여석을 추가로 마련했다. 진에어는 다음달 8일부터 13일 사이에 운항하는 국내선 대상 10%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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