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유류세 37% 인하에 동시 하락… 소비자는 "체감 안돼"
산업통산자원부, "담합 단속 위해 부처 합동 '시장점검단' 운영"
유류세 인하 폭이 30%에서 37%로 확대됐지만,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당 조치가 실제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 1~2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더욱 빠른 기름값 안정을 위해서라도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주말이었던 전날 전국 주유소 평균 보통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이틀 연속 소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정부가 1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30%에서 37%로 확대했지만 3일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2123.51원으로 1.24원 내렸고, 경유 가격은 L당 2154.51원을 기록해 0.88원 떨어졌다.
기름값은 떨어지고 있지만 내림 폭은 줄어들었다. 지난 1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대비 16.06원 내린 2128.84원을 기록했고, 경유 가격도 9.96원 하락한 2157.70원으로 나타났다. 유류세 인하 3일 만에 내림 폭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정유업계는 "유류세 인하 조치의 효과가 실제 주유소 판매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려면 때까지는 약 1∼2주가량의 시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부터는 하락세가 예측된다는 이야기다.
다만 세계적인 엔데믹 기조로 바캉스 시즌 유류 사용량이 급증하면 세계 유가 수요가 증가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름값 하락 추세가 대외적인 요인들로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실제로 유류세 인하분을 반영한 주요소가 22.6%에 그쳐 소비자들의 고유가 체감은 여전했다.
유류세 추가 인하 첫날인 1일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의 가격 정보를 통해 전국 주유소 1만976곳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전날과 비교해 분석한 결과 66~67%가량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4.44%가 가격을 인상했고, 61.94%가 가격 변동이 없었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의 경우 전체의 97%가 유류세 인하분 이상으로 가격을 내려 소비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최근 디젤 차량을 구입한 홍수명씨(29)는 "유류세가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싼 곳을 잘 찾으면 있다고 하지만 근처 주유소들은 2300원 선이라 주유 자체가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25톤(t) 트럭을 운영하고 있는 한 운전자는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가 올라가면 사둔 기름이라도 즉각 상승분에 반영하면서 내림세는 즉각 반영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액공제로 환급을 검토해주든지, 유류세 인하분을 주유소에 반영할 게 아니라 소비자가 소지한 카드 할인을 통해 직접 환급하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1997년부터 시행한 '가격자율제'를 지적하며 고유가 시대에는 일정기간 가격자율제 폐지를 시행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합동점검반을 꾸려 정유업계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류세 추가 인하가 시행된 1일부터 관계 부처 합동으로 시장점검단을 구성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시장점검단은 유류세 인하 조치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주 2회 이상 전국 주유소 등을 돌면서 정유사 공급가격과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살펴보고 짬짜미 여부나 가짜 석유 유통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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