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을 선도하는 에스에프에이(SFA)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까. 8일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SFA 사업장에서 본 광경은 SFA의 미래와 직결돼 있었다. 지난 2016년 사업구조 다각화를 목표로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더니 이제는 스마트팩토리 전문 업체로 거듭난 모습이었다.
8일 찾은 에스에프에이(SFA) 충남 아산 공장동에는 여러 기계가 들어서 있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기계는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에 충분한 '믹스드 로봇 팔레타이저(Mixed Robot Palletizer)'였다. 동일한 크기의 팔레트 위에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적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물류가 든 박스를 한 번에 얼마나 옮길지도 인공지능(AI)이 판단해서 옮긴다. 물류 운반에 적합한 적재 순서도 AI가 결정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로봇 피킹 스테이션'에서는 로봇이 물건의 어디를 짚으면 물건을 상하게 하지 않고 들어 올리는지 볼수 있었다. 작은 AA배터리를 택할 때는 작은 진공패드가 사용되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이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다가오면 로봇 스스로 도구를 교체해 가볍게 들어 올렸다.
김영민 SFA 대표는 향후 유통 분야의 성장을 점치며 "코로나19로 이커머스가 확대되면서 유통·물류센터에 자동화 설비를 갖추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6~8년간 연간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을 것으로 보고 유통분야 장비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SFA의 유통 장비 경쟁력을 확신했다.
SFA는 성장하는 배터리 산업에 발맞춰 배터리 검사 장비 제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로 대표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중국 CATL의 중국 내수를 제외하면 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SFA는 배터리 업계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검사' 영역을 주목하고 사업화에 힘썼다.
SFA는 AI 외관 검사기와 인라인 3D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기를 개발해 불량 여부를 빠르게 판단해 내는 역량을 지녔다. 현장에서 본 AI 외관 검사기는 빠른 속도로 배터리 앞뒤를 검사하며 18ppm(분당 생산량)으로 3.3초마다 셀 1개를 검사해 냈다. 배터리 화재가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큰 화두인 가운데 배터리 샘플링 검사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SFA는 빠른 검사 속도로 배터리 전수 조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기업의 강점으로 꼽았다.
SFA의 경우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을 모두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지만, 현재는 파우치형 검사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파우치형은 검사 난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 중이다. SFA 관계자는 "배터리 검사와 관련한 경쟁사 제품은 셀 불량 여부 정확도가 65%에 그쳤지만 SFA는 95%의 검출율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검사 속도를 22ppm으로 끌어올린 장비도 개발 중에 있다.
SFA의 지난해 전체 수주액 중 비디스플레이 부문 71% 차지한 바 있어 앞으로도 종합장비사로서 성장하기 위한 투자와 개발을 이어갈 전망이다. 10년 넘게 SFA의 수장을 맡아 사업 다각화와 기업 성장을 이끌고 있는 김영민 SFA 대표는 "이차전지 분야 수주와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본격적인 재도약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반도체 제조사들은 기존 장비를 안 바꾸려 한다. 반대로 한 번만 들어가면 수십 년 의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반도체 장비는 매년 3000~6000억원의 고정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중장기 관점에서 스마트팩토리 요소기술 고도화 및 장비의 스마트화를 지속해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자신했다.
SFA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29%, 이차전지 28%, 반도체 18%, 유통·기타 12%, 글라스 13%로 고른 실적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장비 위주의 사업구조를 벗어난 SFA가 향후 유통·이차전지·반도체·글라스(Glass) 부문의 제조와 물류 자동화를 돕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업체로서 명성을 날릴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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